우리는 꽤나 독립적인 성격의 사람들이다. 성격도 정반대라 연애하는 동안에는 성격이 그럭저럭 잘 맞았다.
둘다 적은 나이가 아니라서 동거에 대한 부담감은 전혀 없었고, 남자친구 같은 경우엔 이미 영국 영주권자에 새 지역에서 정착도 끝난 상태다.
나는 어떤가 ?
최근 1월까지 런던 호텔에서 근무하다 비자가 만료되어 영국을 잠시 떠났다가 관광비자로 3개월만에 돌아왔다.
돌아온 곳은 영국에서 기차로 약 5-6시간 걸리는 콘월의 작은 동네가 되시겠다.
남자친구는 원베드룸으로 된 2층 집을 얻었고, 나는 이제 갓 그곳에 산지 4일 정도가 되었다.
그렇다. 우리는 함께 산지 얼마 안된 동거 새내기다.
그나마 하나 있는 제대로 된 방은 언제부턴가 재택을 하는 남자친구의 책상이 놓여지면서 낮시간대에는 방에 들어가는게 어렵다.
남은 공간은 거실과 부엌.
햇살이 들어오는 부엌은 공간이 밝아서 그곳에 머물러 있기를 좋아하는데, 중요한건 집에 난방을 안 킨다는거다.
보통 오래된 집은 더 춥기 마련인데, 이미 비싼 월세에 공과금까지 더해지면 남자친구에게 부담이 이유에 난방을 첫 한달이후로 잘 안킨단다.
엄마는 내게 곧잘 추울 때, 어깨가 시리고 아프다는 말을 했었는데 나는 그 말을 도통 이해할 수가 없었다.
우리집 온도는 내게 충분히 따뜻했기 때문인데, 지금 영국의 집은 외출복에 양말까지 신고 있어도 추워서 어깨가 아프다는 느낌이 처음으로 들어서 엄마 말을 이제야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
검소한 편인 줄은 약간 알고 있었으나 이 정도일 중이야.
그래서 결혼전 동거를 해보라는 말을 십분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은 날들이다.
한껏 꾸미고 좋은 곳에 가고 맛있는거 먹을 땐 몰랐던 달콤한 연애의 외부아래 그 밝음 만큼 습하고 뭔지 모를 꿉꿉함이 서려있는 알맹이가 있는거다.
먼저 결혼한 친구들은 이토록 결혼이 좋은거였다면 더 빨리 결혼할껄 생각하는 이들도 있다.
그들이 마주한 세계는 어떤 거였을지 나는 그저 의문의 물음표만 주변을 가득 채운다.
어차피 관광비자로 들어와서 책임감이 엄청 넘치진 않으면서도 같이 지내온 시간이 있어서 일단은 잘 지내보려고 한다. 그러나 잘 모르겠다.
독립적인 인간 둘이 만나 그려나가는 세상은 마냥 달콤하지만은 않은 그저 현실을 알아가는 과정인 것만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