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는 일단 시작하면 뭐라도 되고 희망차고 어찌어찌 흘러갔던 거 같은데 요즘은 분명히 삶이 살만 하다가도 싫은 동네에서 싫은 일을 하며 좋은 사람과 살아가는 일이 만만치만은 않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그렇다면 좋아하는 동네에서 좋아하는 일을 하며 외로움에 쩌든 인생은 어떨까? 어느 게 더 나은가 싶은지 생각해 봐도 그 둘은 나름 비등비등 한 거 같다는 생각도 들고 그렇다. 이 놈의 직장을 때려치우리..라는 생각은 입사한 지 채 몇 달이 안되어 바로 들었던 건데 기어코 10개월을 바라보는 날이라니... 열이 올라 폭발할 100도씨를 단 몇 발자국 남기고 간신히 이어가는 얇고 얇은 근로자의 삶이여. 이거 안 들어주면 퇴사다 이거 안되면 무조건 깔끔하게 떠난다 하는 그 시점을 기가 막히게 이어가는 호텔과의 인연..
떠나려고 하니 시골 백수의 삶은 더없이 적적하니 거기다가 돈이라도 없으면 일하다가 어딜 떠날 각도 못 재고 그러니 이걸 난 사면초가라 부르겠다. 영국워홀 때 나의 인생은 화양연화였는데 그 사이에 무슨 변화가 있던 걸까. 본인의 선택과 타인에 의한 환경변화 속에서 스스로 자유성을 가지는지 아닌지의 차이가 아닐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결혼이라는 것은 한배를 탔다는 의미이기도 한지라 이건 일단 갈 때까지 가야 되는 일이기도 하다. 인생은 다 안 준다. 혼자 일 때는 그리 외로움과 고독에 시달리게 하더니 둘이 되어 고독을 채우니 혼자 있을 땐 잘 되던 일들을 두 팔 벌려 막아 세우니 말이다. 희망을 잃고 개구리가 뜨거운 물인지 감지하고 뛰어나갈 타이밍을 놓치게끔 은은하게 사람의 성장성을 감소시킨다.
그와 별개로 채워지는 부분이 있으니 그건 통장이오. 아이러니할지어다. 인생이 때때로 그에 맞게 주는 것과 앗아가는 것에 대해 잘 적응하는 것도 나름 노련한 어른이 되는 과정이 아니겠는가.
인생이 저 표지판처럼 이쪽으로 저쪽으로 길을 알려준다면 얼마나 좋을까요~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 길이 베스트일지 워스트일지는 알 수 없지만... 알 수 없지만... 또 길을 걸어가고 있네... ( 세상에 어릴 때 못 모르고 들었던 god의 길이 사실은 어른의 혼란함을 담고 있었는지도 모르고 신나게 풍선 흔들던 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