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교학점제 바탕은 '교육권'? '학습권'? '배움권'!

김두루한(참배움연구소장)

국가가 주도하여 교육 내용을 결정해야 하는 국가교육권


‘교육’또는 ‘배움’에 관한 주도권을 누가 갖느냐에 따라 서로 다른 이론이 있어왔다. 이를테면 국가교육권론, 교육기본권론, 배움권론(≒학습권론)을 들 수 있다.

먼저 국가교육권론을 살펴보자. 정덕기(2001)는 국가교육권의 근거를 현대공교육, 의회민주주의, 교육적 배려 등 세 가지로 설명했다. 공교육의 역사적*사회적 요구에 따라 교육제도와 시설을 제공하여 국민의 교육을 받을 권리를 보장하기 위해 국가가 교육 내용에 대한 결정권을 가져야 한다는 논리이다. 이에 따르면 국민이 국가에 대해 권리 주장을 할 수는 있겠지만, 대의기관을 통해 결정되고 행정기관에 집행이 위임된 이상 국민은 국가의 행정작용을 따라야 된다고 본다. 요컨대 국민의 기본권보다 국가의 주도성을 더 중요시하는 이론으로, 해방 후 우리 교육을 끌어온 관료주의 교육을 뒷받침하는 교육법사상이다.


교육 내용에 대한 결정권이 교사에게 있다는 교육기본권


다음 교육기본권론인데, 이것은 교사가 국가의 교육 독점에 대항하며 ‘교사가 교육할 권리’로서 교육 내용에 대한 결정권이 국가에게 있는가 교사에게 있는가의 논쟁으로 비롯된 것이다. 교사는 자신의 수업권이 국가에 의해 침해받고 있다는 것이다.


(1) 종교적 신권으로서의 교육권→국민교육을 위한 국가의 교육권→교육전문가로서 교사의 교육권→자녀의 교육에 대한 부모참여의 교육권


(1)은 세계 각국에서 교육에 관한 권리의식의 보편 흐름을 보여주는데, 학생(학습자)을 ‘교육자’의 딸린 존재로 보던 것으로부터 학생(학습자)의 배움권(학습권)을 한 축으로 하고 교사의 교육권을 다른 한 축으로 하면서 이 둘 사이의 어울림을 과제로 삼게 되었다. 이때 국가는 교육 조건을 조성하고 감독을 하는 권한을 가진 것으로 상정되었다.



표1



교육권 구분성격권리의 내용학생의 교육받을 권리(학습권)교육권의 중핵적인 개념생래적 기본권부모의 자녀를 교육할 권리자연법상의 양육 교육할 의무학교선택권, 교육 내용 결정 선택권, 학교운영참가권, 교육 조건 정비 요구권교사의 학생을 교육할 권리부모의 신탁에 의하고 직분에 의해 주어진 직권교육과정 편성권, 교재의 채택 선정권, 교육 방법 결정권, 평가권, 징계권설치자의 교육권 혹은 교육관리권권리라기보다는 교육 조건 정비 의무물적 시설 설치 및 사용규칙제정권, 시설사용인가권, 인사권국가의 교육권 교육제도 확립권, 교육기준설정권과 감독권, 지도 조언 권고권, 재정원조권, 국립학교설치권, 분쟁조정권

교육권 구분

학생의 교육받을 권리

부모의 자녀를 교육할 권리

교사의 학생을 교육할 권리

설치자의 교육권 혹은 교육관리권

국가의 교육권



이제 ‘배움권(학습권)’에 대해 살펴보자. 헌법학자들은 교육에 관한 국민의 기본권이 ‘교육을 받을 권리’ 이상이라는 사실을 발견했다. 교육을 받을 권리로는 교육의 목적을 이루기 어렵다는 문제의식이 그 배경을 이루고 있다.

신현직(2003:22)에 따르면, ‘교육기본권’은 인간의 ‘학습의 자유’를 기초로 하고, 교육상의 소극적인 차별 금지와 적극적인 교육 기회 보장을 국가에 요구할 권리인 ‘교육을 받을 권리’를 종합한 권리이다. 다시 말하면, 헌법 제10조의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로부터 직접 도출되는 학습권(인간적 성장 발달권)을 중핵으로 하고 개별 기본권인 학문의 자유(22조)와 교육을 받을 권리(31조)를 포괄하는 종합적 기본권으로 정립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권리에 대해 국가는 교육 조건의 정비 의무를 지는 것이 현대 공교육 제도란 것이다.

그런데 여전히 ‘학교’에 그치는 논의란 점에서 다시 묻게 된다. 학교를 넘어서는 늘배움(평생학습)

의 현상에 대해서는 여전히 곁들이로 봐야 할까?



(2)

배움권(학습권)=자유권적 측면(양심과 사상의 자유, 학문의 자유, 출판의 자유)정치권적 측면(국가 운명을 결정하는 주권자로서 국민주권주의와 자유민주주의 체제를 유지하고 발전시키는 정치적 안목과 자질을 배양하는 ‘공민권’)생존권적 측면(=교육을 받을 권리)


허종렬은 (2)와 같이 배움권(학습권)이 헌법에 새로 규정되어야 할 것이라 주장한 바 있다. 이와 함께 김신일(2005)이 지적한 대로 헌법 제31조에서 ①항과 ⑤항이 모순에 빠진다는 점에 비추어 1997년 교육기본법이 제정되면서 규정된 ‘학습권’ 조항에 눈길을 돌릴 필요가 있다.


(3)

교육기본법 제3조(학습권) 모든 국민은 평생에 걸쳐 학습하고, 능력과 적성에 따라 교육받을 권리를 가진다.

-헌법 제31조 ① 모든 국민은 능력에 따라 균등하게 교육을 받을 권리를 가진다. ⑤ 국가는 평생교육을 진흥하여야 한다.


(3)에서 보듯이 배움권(학습권)은 생존권으로서 ‘교육을 받을 권리’보다 더 포괄적인 교육기본권이라는 점과 더불어 학교 배움틀보다 더 두루싸안는 늘배움틀(평생학습체제)에 중점을 둔다.

이전 08화‘교육과정운영’에서 ‘배움과정지원’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