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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opera Mar 31. 2021

스마트폰으로 쓴 브라질 기행기 3

이따이푸댐,포드 두 이과수 (브라질쪽 이과수폭포),



2013.02.17 

과룰루스 공항에서 국내선을 타고 꾸리찌바를 경유해 포스 두 이과수(Foz do Igua)까지 가는 비행기 탑승한다. 두 시간 반 정도의 비행 거린데, 쉬는 시간 포함 4 시간이 더 걸린단다. 30분 지연되어 출발한다. 구름을 이렇게 가까이 보긴 처음인 것 같다. 아련하고 잔잔하고 부드러운 솜사탕처럼, 손 닿을듯한 곳에 상파울루 시가 앉아 있다. 한 시간 비행 후 Curitiba에서 Gol 항공으로 갈아타고 이과수로 간다. 환승을 위해 Curitiba 공항에 내려 비행기 기다리는 동안 저녁을 먹는다. 에치와 제이는 beef steak를 시키고 나는 egg hamburger를 시켜 반쪽 먹었다.  beef steak를 먹어보니 너무 짰다. 후추도 없었다. 고기를 좋아하지도 않지만, 그래도 먹을 땐 역시 한국산 갈비나 등심이 따봉이다. 그러고 보니, 여기가 따봉의 원조인 Brazil이구나!  


여행을 와서 같이 부대끼다 보면, 서로를 더 잘 알아가게 된다. 이번도 그런 것 같다. 동료들 사이에서, 특이한 상사 하에서 고달픈 직장생활이지만, 각자 나름대로 힘든 세월을 보내고 있는 것이다. 누구나 자신이 가장 힘들다고 생각하는 법이다. 다름을 받아들이고, 나보다 더 힘든 것을 겪고 살아왔다는 배려하는 마음으로 이해해주는 것이 필요하다. 나이 들면 친구가 아주 소중하다. 이들과도 누구보다 오래 함께 지낸 친구들이다. 물론 때론 경쟁자(?)였기도 했고, 마찰도 있었지만 함께 겪어온 세월이 오래다. 떠날 때까지 소중한 인연으로 이어지길 바란다. 제이가 드럼을 배운다는 건 신선한 충격이었다. 열심히 해서 정말 멋진 드러머가 되기를 바래본다. 요새도 제이가 드럼을 치고 있는지 물어봐야겠다.




2013.02.18

새벽 12:20 이과수 시에 도착해서, 예약한 Hotel Express에 짐을 푼다. 예약된 316 호는 곰팡이 냄새가 너무 나서 104 호로 바꿨다. 이곳도 냄새가 난다. 하지만 다른 방이 없다니 묶을 수밖에. 자다 깨다를 반복했고, 냄새와 고장 난 냉장고 소음 때문에 괴로웠지만 잘 쉬었다. 숙박시설에 비해선 아침식사는 very good!  망고, 파파야, 수박, 멜론, 파인애플, 바나나 실컷 먹었다. 과일을 좋아하는 내겐 최상이었다. 장이 아주 반가워했으리라. 오늘내일은 진짜 휴식 개념의 여행이다. 즐길 줄도 알아야 한다.


      (이과수 시에서 먹은 점심식사. 잘라놓은 슈하스꾸, 구운 바나나가 흔하다 / 호텔 앞 도시 풍경)


이과수에서의 일정은 오전에 이따이푸 댐 보고 지역에서 점심식사를 한 후, 오후에  브라질 쪽 이과수 구경하고  파라구아이 국경도시를 들른다. 그리고 내일 오전에 아르헨티나 쪽 이과수 악마의 폭포를 보기로 했다. 이번 편에서는 이따이푸 댐과 브라질 쪽 이과수 폭포에 대한 글을 쓰고, 다음 편에 아르헨티나 쪽 폭포(악마의 목구멍)에 대해 기술하기로 한다.


이타이푸 댐은 총길이가 8km에 육박하는 세계에서  제일 큰 수력발전소로 브라질과 파라과이 땅에 걸쳐 있다. 물론 2021년도 현재는 중국의 싼샤 댐이 최대 수력발전소라지만. 내가 갔던 2013년도에선 단연 세계 최고였다. 이타이푸는 과라니어로 이타는 "돌" 이푸는 "노래하는" 뜻으로 “노래하는 돌”이라는 뜻이다. 댐 이름으로 잘 맞는다. 브라질 땅에 더 많이 속했으나, 양국이 같이 건설하고 댐 전력의 50%의 권리를 파라과이에게 주었다. 브라질 전력의 25%, 파라과이 전력의 약 80%을 이곳에서 공급받는다고 한다. 20년에 걸쳐 댐을 만들면서 주변 환경까지 고려하고, 또 구석구석 관광 차원까지 감안해서 만든 것을 보면 정말 대단했다. 만리장성이래 중국 최대의 토목공사라는 10년 만에 완공한 중국 샨사댐이 붕괴하면 중국이 망한다는 소리도 있는데, 이타이푸 댐은 와보니 안전하지 않은가는 생각이 든다. 댐 주위에 엄청난 크기의 인공호수를 만들었다. 이층 버스로 관광객들을 싫고 다니면서 설명을 한다. 물이 쏟아지는 수문 하나의 크기도 엄청나 사진을 비교해 보았다. 하루 일정으로 여정을 잡고 쉬며 인간의 노력이 만든 자연의 아름다움을 공감하고 싶었다.  


피라니아 강에는 또 다른 거대 수력발전소가 있는데, 이것은 파라과이와 아르헨티나가 공유하고 있다. 끼인 나라의 설움이라고 해야 하나. 파라과이의 애잔함이 전해진다. 반도 국가나 섬나라가 생존력이 강하다는 말이 있다. 예전에는 자연의 힘이 인간의 힘보다 더 위대했으니(물론 지금도 더 위대하다), 척박한 자연에 둘러 쌓인 환경을 이겨내기가 만만치 않았던 까닭이었으리라. 고대 로마가 반도 국가가 아니었으면 세계 정복을 하지 못했을 것이라는 말도 있지 않는가. 


       (이타이푸 댐 전경 엽서(기념 샵에서 판매하는 댐 전경이 나온 엽서를 샀다)    이타이푸 댐 사진)

        (이타이푸 댐(수문 하나의 크기를 가늠해 본다)  이타이푸  인공호수)


점심식사 후, 브라질 이과수 폭포 쪽으로 간다.  이과수 폭포는 브라질 파라나주와 아르헨티나 미시에나주 이구아수 강에 걸쳐 있는 높이 74미터, 너비 3km, 272개의 폭포로 이루어진, 크기면에선 단연 세계 최고의 폭포다. 이과수 폭포의 발원지가 되는 이구아수 강은 꾸리찌바에서 발원하여 600km 이과수 폭포에서  과라니 강까지  약 1400 km에 이른다고 한다. 원래는 파라과이에 속해 있었으나, 과거 브라질, 아르헨티나, 우루구아이와의 3국 전쟁에서 대패하여 엄청난 파라구아이 남자들이 죽고 영토를 잃을 때 이과수 폭포도 잃게 된 슬픈 역사가 있다. 브라질에서는 포스 두 이과수 시에서, 아르헨티나에서는 푸에르토 이과수에서 볼 수 있다. 폭포의 웅장함과 전면을 제대로 볼 수 있는 것은 브라질 쪽에서 보는 것이 좋다. 하지만 알려진 대로 이과수 폭포는 먼저 브라질 쪽에서 보고 난 후, 아르헨티나 쪽에서 보는 게 낫다. 아르헨티나 쪽에 악마의 목구멍(가르 간따 델 디아블로. Garganta del Diablo)이 있기 때문이다. 단일 폭포 줄기로는 세계 최고이며, 영화 미션 때문에 더 유명해진 곳이기도 하다. 나 역시 악마의 목구멍을 보고자 여기까지 온 것이기도 하고. 


(브라질 이과수 국립공원 티켓과 아르헨티나 이과수 국립공원 티켓 / 브라질 이과수 국립공원 정문)


(온갖 동식물이 가득한 국립공원, 나를 보고 웃는 긴 코 너구리(Coati))와 사람도 개의치 않는 도마뱀)


국립공원에서 언덕길로 이어진 길을 걸어가며 주위의 자연을 감상한다. 열대우림으로 우거진 숲 속에는 다양한 동식물이 생존하고 있다. 풍부한 수원으로 땅이 기름지니, 생육하기에 얼마나 좋겠는가. 여기에 산다는 귀엽게 생긴 긴 코 너구리는 잡힐듯한 거리에서 우리를 반긴다. 얼마쯤 올라가니 물소리가 들리고 여기저기서 환호성이 들린다. 드디어 이과수가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한다.


물줄기가 엄청나다. 오길 너무 잘했다. 요즘 말로 내 돈 내고 오길 너무 잘했다. 오지 않았으면 제대로 후회할 뻔했다. 하기사 보지 못했으면, 후회할 이유도 없었겠지. 그래서 뭐든 경험해보고 말해야 하는 것이다. 파란 하늘과 쏟아지는 누런 물줄기는 색의 대비도 아름답게 살아있다. 사이사이 떨어지는 흰색의 물 파편들이 온 하늘에 무지개 파문을 일으킨다. 브라질 쪽에서 바라보는 이과수 폭포는 엄청난 규모를 자랑한다. 파노라마 사진을 찍는데 어디가 끝인지도 모르겠다. 하늘에 구멍이라도 뚫렸는가 싶게 쏟아진다. 말이 폭 포지, 그 장관은 이루 말로 표현하기 어려웠다. 한마디로 감동 그 자체였다. 할 말을 잃게 만들었으며, 너무도 웅장하고 멋있었다. 보트를 타고 폭포 강을 가로질렀다. 쏟아지는 물줄기가 온몸을 덮쳐도 개의치 않고 목청이 터져라 소리 지르며 스트레스를 푼다.


몸안의 나쁜 기를 다 토해내고, 태초의 기운을 가슴에 담고, 눈에 담고, 머리에 담고 있다. 보트를 타면서 물을 뒤집어쓰면서도 즐겁다. 사진도 많이 찍었는데, 다시 보니 이렇게 아름다운 정경에 내 얼굴이 들어가면 불협화협처럼 느껴지니 어쪄냐... 사람은 늙어 가지만 자연은 회춘이라도 하는지 이 폭포가 언제 적 폭포던가... 그래서 자연은 위대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한결같은 자연은 세월이 흐른 후에 다시 와도 지금처럼 열광적으로 반겨주겠지" 하고 아쉬운 마음을 남긴다. 세상 많은 사람들이 이 장관에 찬양을 하고 가서인지. 엄청난 이 감동을 나 같은 문외한의 입으로 제대로 표현할 길이 부족했다. 다만 쏟아지는 물 폭포 때문에 사방으로 퍼져간 무지개, 언약의 무지개로 맘껏 목청을 높인다. 브라질의 감동이 지나치다 할 만큼.


                                 (브라질 이과수 폭포 모습.  파노라마로 찍다)



                         (브라질에서 본 이과수 커다란 보트들이 점점이 보인다)

   (브라질에서 보는 이과수 폭포도 엄청나게 장엄하다)


     (쏟아지는 물줄기를 맞으며 데크길로 가서 보는 이과수 폭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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