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용할 양식을 주시고

하논 성당 순례길

by 보리

2025년 08월 10일 일요일


[녹] 연중 제19주일


오늘 전례


오늘은 연중 제19주일입니다. 이 세상에서 나그네로 산 아브라함은 하느님께 믿음으로 순종하여 인정을 받습니다. 하느님께서 우리에게도 아브라함이 지녔던 것과 같은 믿음이 타오르게 하시어, 아버지의 시간을 깨어 기다리다가 영원한 나라에 들어가게 해 주시기를 청합시다.

입당송 시편 74(73),20.19.22.23 참조

주님, 당신의 계약을 돌아보소서! 가련한 이들의 생명을 저버리지 마소서. 일어나소서, 주님, 당신의 소송을 친히 이끄소서. 당신을 찾는 이들이 외치는 소리를 잊지 마소서.


본기도


전능하시고 영원하신 하느님,

성령의 이끄심으로

하느님을 감히 아버지라 부르오니

저희 마음에 자녀다운 효성을 심어 주시어

약속하신 유산을 이어받게 하소서.

성부와 성령과 함께 천주로서 영원히 살아 계시며 다스리시는 성자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 비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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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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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음 환호송마태 24,42.44 참조

◎ 알렐루야.

○ 깨어 준비하고 있어라. 생각하지도 않은 때에 사람의 아들이 오리라.

◎ 알렐루야.


복음

12,32-48

<너희도 준비하고 있어라.>

✠ 루카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


12,35-40

그때에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말씀하셨다.

35 “너희는 허리에 띠를 매고 등불을 켜 놓고 있어라.

36 혼인 잔치에서 돌아오는 주인이 도착하여 문을 두드리면

곧바로 열어 주려고 기다리는 사람처럼 되어라.

37 행복하여라, 주인이 와서 볼 때에 깨어 있는 종들!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그 주인은 띠를 매고 그들을 식탁에 앉게 한 다음,

그들 곁으로 가서 시중을 들 것이다.

38 주인이 밤중에 오든 새벽에 오든 종들의 그러한 모습을 보게 되면,

그 종들은 행복하다!

39 이것을 명심하여라. 도둑이 몇 시에 올지 집주인이 알면,

자기 집을 뚫고 들어오도록 내버려 두지 않을 것이다.

40 너희도 준비하고 있어라.

너희가 생각하지도 않은 때에 사람의 아들이 올 것이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순례길


깨어있으라!!

이 말을 처음 접했을 때, 적잖이 충격을 받았다.

오늘이 어제 같고 어제가 또 내일 같은 매일의 일상에서 깨어있는 시간이 언제일까?


성서에서 “깨어 있으라. 는 말은 단순히 눈을 뜨고 잠을 안 자라는 것이 아니라는 것은 신앙인이라면 누구나 알 고 있다.

영적 감각을 잃지 않고, 하나님과의 관계와 삶의 방향을 끊임없이 점검하라는 요청이라는 것도 알고 있다.

마음이 무뎌져 죄나 유혹에 휩쓸리지 않도록 영적으로 주의를 기울이고

기도와 성찰을 통해 꾸준히 하느님 앞에 마음을 두고 교만을 경계하며

세상 속 분주함에 묻혀 삶의 중심에서 하느님을 잊지는 않았는지 돌아보며

하느님의 때를 기다리는 것


이렇게 성찰을 하면서도 정작 나는 하루에 얼마의 시간을 깨어있는지 생각해 보았다.

내가 깨어있는 시간은 세상의 모든 소음을 차단하고 가만히 앉아있는 묵상기도시간이다.

고요하고자 할수록 온갖 잡념이 샘솟듯 솟아나고 마음은 안드로메다로 떠난 지 오래다.

내 마음의 중심에 주님이 계시면 고요해야 마땅하지만 한번 분심이 들기 시작하면 걷잡을 수 없다.

그래도 짧은 시간이라도 고요한 시간을 붙잡는 것 그것이 내가 생각하는 깨어있음이다.

다이빙 투어로 제주에 와서 서귀포성당에서 새벽미사에 참례했다.

2025년 희년 전대사 순례지로 지정된 성당에서 미사를 본다는 기쁨에 마음이 참 좋았다.


그리고 오후 일정이 있으니

오전에 서귀포 성당에서 출발하는 순례길인 하논성당길을 걷겠다는 무모한 욕심을 냈다.

11킬로의 길, 대충 2시간 반이 걸리는 순례길을 걷겠다고 급하게 나섰다.


호근마을을 지나고 아무도 없는 하논생태길을 걸을 때,

그 호젓함이 좋았다.

그래 이게 순례지하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얼마지나지않아

바람은 불었지만

여름,

습기 찬 공기, 빨리 다녀와야 한다는 조급한 마음.

묵주기도는 빠르게 하다 보니 어느 틈에 건성이다.

게다가 다이빙을 하겠다고 운동화를 준비 못해 크룩스 물신을 신었으니 빠른 발걸음에 땀방울이 솟기 시작했다.


결국, 반쯤 가다가 중간에 가로질러오는 길을 선택해야 했고 결국 반 정도밖에 걸을 수 없었다.


그리고

걷기에 부적절한 신발을 신고 무리하게 걸은 덕분에 바다속에 들어가서 몇 번이나 종아리에 쥐가 났다.


아~ 이놈의 욕심


인간이 정한 어쭙잖은 계획은 하느님의 때에 맞지 않으면 아무 소용이 없다는 것.


결국 내려놓는 일이야말로 '깨어있음'이라는 소중한 깨우침을 얻은 시간이었다.


이 먼 인생순례길에서 그저 자기 그림자 하나만 벗하고 가면 좋으리라.


주님 감사합니다.




가톨릭 전대사(全大赦)


: 이미 고해성사로 용서받은 죄의 벌까지 완전히 사면받는 은총


조건(4가지 모두 충족)

고해성사 (전후 약 20일 이내, 보통 8일 권고)

영성체 (전대사 행위 당일)

교황의 지향을 위한 기도 (주님의 기도·성모송 등)

모든 죄에 대한 완전한 단절(소죄까지 포함)


받는 방법

성전 봉헌 기념일에 해당 성당 방문

교구 주보 축일에 주교좌성당 방문

지정 순례 성지를 경건히 방문

희년의 ‘성년 문’ 통과

성체조배·십자가 경배·묵주기도 등 특정 신심 행위


유의점

‘처음 가는 성당’만으로는 전대사 불가 (특별한 날·특전 부여 필요)

하루에 전대사 1회만 가능, 나머지는 부분 사면(부분대사)

선종한 이를 위해 전대사 적용 가능

가톨릭에서 처음 가는 성당이나 성지를 방문했을 때 전대사(全大赦, Plenary Indulgence)를 받을 수 있으려면 단순히 방문만으로는 전대사가 되지 않고, 정해진 행위와 영적 조건을 충족해야 한다.





제주교구 지정 전대사 수여 장소 (2025년 희년 기준)


성당 (순례지)

동광성당 (시동부지구)

제주 중앙 주교좌성당 (시서부지구)

금악성당 (서부지구, 성 클라라 수도회 관할)

서귀포성당 (남부지구)


성지

김기량 순교기념관

용수성지

황사평성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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