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3월 25일
지기도 전에
먹구름 몰려오네
언제면 갤까
해가 미처 다 떨어지지도 않았는데 먹구름이 몰려왔습니다.
꽃은 이제 막 핀 것 같은데 곧이어 빗방울이 떨어집니다.
이곳 제주를 시작으로 내일부터 전국에 비가 내린다고 하니
올해 꽃은 일찍 망가져버리게 생겼습니다.
아니 어쩌면 차라리 잘된 일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어제는 오랜만에 책을 펴 들었습니다.
나이 사십 평생을 집 없이 떠돌며 그 어느 날 겨우 하룻밤 잠자리를 구한 시인의 글을 보면서도
전 당장 집안으로 들어오는 밤바람이 차가워 창문을 소리 나게 닫았습니다.
잠시 정적이 흐른 후에, 떠올려보았습니다.
작년 3월의 밤도 이렇게나 추웠었나...
언제면 갤까 싶어 일기 예보를 찾아보니
예보는 기간별로 주간 예보, 월간 예보, 계절 예보가 있더군요.
이 코로나에 대해서도 이런 예보가 있으면 좀 더 마음이 나아질까... 하는
별 시답지도 않은 생각을 해보다가
닫았던 창문을 다시 조금 열고 빗소리를 들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