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시작해요?"
"어떻게 이어나가요?"
"마무리는 어떻게 해요?"
글을 쓴다고 하면 가장 많은 사람이 호소하는 부분이 '어떻게'인 것 같다. '무엇'에 대해 가장 먼저 고민해야 한다고 말하고 있지만, 그 부분은 글쓰기에 직접적으로 관여한다기보다 정확하게는 그 이전의 활동이다. 에세이를 쓰든, 칼럼을 쓰든, 글을 쓰기 위해 가장 먼저 할 일은 '무엇'에 관해 쓸 것인지를 결정하는 일이다. 주제 또는 메시지라고 말할 수 있는데, 관심 있는 주제에 관해 진솔하면서도 명확하게 표현하고 싶은 것이 우선 정리되어야 한다. 그래서 여기서는 '무엇'에 해당하는 부분이 해결되었다는 가정 하에, '어떻게'에 관한 이야기를 해보려고 한다. 전달하고 싶은 주제가 결정되어 있는 상황, 어떻게 글을 시작하고 이어나가면 좋을까?
구조화.
어떤 글이든 구조화 작업이 필요하다. 글은 흐름이라서 자연스럽게 연결되어야 한다. 그러면서 논리적으로 설득을 유도한다. 따라서 이미 전달하고 싶은 주제나 메시지가 있기 때문에 그 지점까지 흥미를 잃지 않고 독자가 따라올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핵심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구조화를 해야 한다. 얼개, 구조화 등 표현은 다르겠지만 똑같은 의미이다. 처음-중간-끝으로 구분해도 되고, 기-승-전-결도 무방하다. 어떤 이야기를 시작점에 배치하고, 어떤 에피소드나 자료를 중간에 배치하여 전달력을 높인 것인지, 마무리에 가서는 요약을 할 것인지 한 번 더 강조할 것인지에 배열하는 작업이다. 이때 정리한 각 단락의 중심 내용을 연결해 보았을 때 전체적으로 매끄럽게 연결되면 완성도 있는 구조화 작업이라고 말할 수 있다.
글쓰기.
구조화 작업이 끝나고 나면 그 이후부터는 진짜 '쓰기'의 영역이다. 이미 알고 있는 글쓰기 원칙을 적용하여 글을 써 내려가야 한다. 독자가 이해하기 쉽도록 간결하고 명료하게 쓰기, 비슷한 단어나 표현이 반복되면 바꿔주어 읽는 재미를 높이면 된다. 특히 자신의 경험이나 에피소드, 자료를 전달할 때에는 진정성 있는 글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는 게 중요하다. 자칫하면 과장이면 방심하면 지루한 글이 될 수 있으니 주의가 필요하다. 간혹 독자가 모를 것 같아 자세하게, 지나치게 길게 설명하거나 가르치듯이 표현하는 경우도 생겨나는데, 주의가 필요하다. 공감이 아니라 가르친다는 느낌을 좋아하는 독자는 없다는 것을 기억하면 좋을 것 같다.
고쳐쓰기.
퇴고, 고쳐쓰기 과정이다. 간혹 고쳐 쓴다고 하면 글자나 단어 몇 개를 바꾸는 것으로 이해하는 경우가 많은데, 고쳐쓰기와 관련해서는 '숲에서 나무로 향하다'라는 문장을 기억하면 좋을 것 같다. 맞춤법이나 문장 부호를 고치는 게 아니라 전체적으로 맥락을 살펴보고, 전개에 무리가 없는지를 먼저 점검한 다음, 문장이나 단어의 오류를 수정한다는 생각을 가지면 좋겠다. 고치는 것이 쉽지 않은 상황이라면 '소리 내어 읽기'라도 실천했으면 좋겠다. 좋은 글은 리듬이 있고, 잘 읽히지만, 그렇지 않은 글은 읽기도 어렵고, 이해하기도 어렵다. 이런 것들이 읽는 과정에서 발견되니, 적어도 한 번 이상 소리 내어 읽는 작업은 꼭 진행하기를 추천한다.
어떤 종류의 글을 잘 쓰게 되더라도, 기본적인 틀은 유지되는 것 같다. 어느 정도의 세밀하게 진행하느냐에 따라 수준의 차이를 만들 수는 있겠지만, 기본적인 것에는 큰 차이가 없다. 에세이 쓰기, 이렇게 시작해 보자. 무엇을 쓸 것인지 주제 결정하기. 구조화 작업을 거쳐 어떤 내용이나 자료, 에피소드로 전개할 것인지 대략적으로 완성하기. 글 쓰고, 소리 내어 읽으면서 고쳐쓰기. 참 쉬워 보이지 않느냐고 말하고 싶지만, 그 말을 뱉는 일은 여전히 어렵다. 하지만 누구에게든 '진심인 주제'가 있는 것 같다. 그것을 찾을 수 있다면, 절반쯤은 쉽게 느껴질 것 같기도 하다.
from. 기록디자이너 윤슬작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