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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의 기록 10

사소한 거 관찰하기

by 꿩니

*자주 접하는 것들은 건성으로 볼 때가 종종 있다.

의자나 새, 창문, 꽃이 그랬다.
몇 년간 내 그림에 늘 같은 하나의 종이 나올 때면 왠지 모를 찔리는 기분이 들었다.

어쩔 땐 나 조차도 지겨워서 먼가 조치를 취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 지경이었다.

그러다 열망하던 아이패드를 구입하게 되고 작동법을 만져 보다 너무 거창한 거 말고 작은 거 하나하나 그리면서 익혀야겠단 생각이 들었다.

조금씩 주변을 관찰하여 사소한 걸 그리기 시작했다. 집에 있던 화분이라던가 엄마의 골동품 등등

새삼 다양한 화분에 다양한 꽃, 다양한 새들이 많아 놀라웠다. 왜 이제야 알았지?

늘 그렇듯 마음먹고 실행은 참 오래 걸린다.

본가 동네에 서식하는 새들.


*기록하는 게 너무 좋다. 오랜 시간 지나고 보면 이런 보물이 없다.

내 감정이나 내가 추구했던 미, 그때의 추억을 떠올릴 때면 그래도 삶이 나쁘지 않구나 생각이 짧게나마 든다.

가끔은 어떤 소설 보다 내 일기가 재미있고 알찰 때가 있다.

그림과 같이 곁들여 좀 더 구체적으로 하고 싶은데

아직 습관화하지 못했다.

핑계라면 핑계인데 디지털을 오래 하다 보니 수작업이 손에 덜 익어 바로바로 스케치로 남기고

빈티지하게 꾸미는 게 아직은 조금 멀게 느껴진다.

특히 여행 때 그렇게 바로바로 남기는 분들 진짜 존경스럽다.

(나는 아직은 바로바로 남긴 적은 거의 없다. 그나마 나아진 건 여행 후에 남기기는 한다는 점)



*지난주에 이어 이번 주도 꽤나 한가한 주다.

한가해질 때면 이것저것 개인작업한다 해놓고 1일 드로잉만 겨우 하고 있다.

어제도 그랬다. 오늘은 일찍 일어 난김에 맛있는 커피를 먹고 여행 때 풍경들을 남길 거다.

그리고 필름 사진도 스캔해야지.

스캔 확인할 때 엄청 설레는 건 필름 카메라의 묘미 중 하나인 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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