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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시화랑 Sep 07. 2024

한 달 한 번의 자유

  좋아하는 것이 많은 내가 요즘 가장 즐기는 것은 한 달에 한 번, 영화관에서 혼자 영화를 보는 일이다. 한때는 혼자 영화관에 가서 영화를 보는 것이 그저 일상의 부분에 지나지 않았지만, 쌍둥이 육아와 살림으로 눈코뜰 없이 바쁜 요즘, 평범한 일상이 얼마나 소중한 시간이었는지 새삼 깨닫게 된다. 

  영화관에 들어서서 영화를 보기 시작하면, 눈앞에 쌓여있는 집안일도 보이지 않고, 휴대폰 알람 소리에서도 자유로워진다. 모든 앱과 오픈카톡 알림을 비행기 모드로 차단해 버리고, 2~3시간 동안 아무도 나에게 말을 걸지 않는 그 순간은 오롯이 나만의 시간이 된다. 그 순간만큼은 모든 걱정과 잡념을 잊고 영화 속에 몰입하는 나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영화 속 등장인물들의 삶을 잠시나마 경험하며, 그들의 감정과 이야기에 나를 빗대어 본다. 몰입하는 동안은 내 삶의 무게가 가벼워지고, 새로운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볼 수 있는 힘을 얻는 것 같다.

  영화가 끝나고 집으로 돌아오는 차 안에서는 방금 본 영화의 OST를 찾아 듣는다. 음악을 들으며 문득, 나도 영화의 주인공처럼 살아보고 싶다는 생각을 해본다. 혹은 나라면 그 장면에서 어떻게 행동했을까, 감독과 작가의 의도는 무엇이었을까를 곱씹으며 영화를 다시 돌아보는 것이다. 이 모든 순간들이 나에게는 작은 쉼표가 되어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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