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고 및 보고서 작성은 왜 어려운가?

기준

by 마이스타일
횡단보도가 없는 곳에서 도로를 횡단하는 것은 문제인가?

길을 걷고 있는데, 한 사람이 횡단보도가 없는 도로에서 횡단을 한다. 이것은 문제인가? 우리는 대부분 이것이 문제라는 것을 알고 있다. 누구에게나 상식이라는 게 있고, 대부분 우리는 상식을 기준으로 문제여부를 판단한다. 그래서 우리는 이 현상을 문제라고 인식한다. 보통 우리가 이런 식으로 문제를 바라본다. 즉 현상만 보고 내가 알고 있는 정보를 기반으로 성급히 문제라고 판단해버린다. 왜 문제인지 생각해 봐야 한다.

우리가 보고를 하거나 보고서를 작성하는 이유는 단순히 정보 전달 목적도 있지만 대부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이다. 그런데 바로 이 ‘문제’를 정확하게 규정하지 않기 때문에 보고와 보고서 작성에 어려움을 겪는다.


도대체 ‘문제’란 무엇인가?

‘문제’의 정의에는 두 가지 결정적인 속성이 있다. 문제란 현재상태와 목표상태 사이의 차이 안에 있는 미지의 실재를 말한다. 즉 문제가 성립되기 위한 첫 번째 조건은 기대하는 기준(목표 상태)과 현상(현재 상태)이 달라야 한다. 두 번째 조건은 누군가 그 미지의 실재를 발견할 가치가 있다고 믿어야 한다. 따라서, 현재 상태와 목표 상태에 차이가 존재하지만, 그 차이를 극복할 필요가 있거나 가치가 있을 때에만 문제가 성립된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가 목격한 누군가의 무단횡단은 현상(현재 상태)이다. 그러면 이 무단횡단이 문제가 맞는지 확인하려면 목표상태, 즉 기준을 파악해 봐야한다. 무단횡단이라는 현상과 부합되는 기준은 도로교통법이다.

도로교통법 제 10조 2항과 5항


② 보행자는 제1항에 따른 횡단보도, 지하도, 육교나 그 밖의 도로 횡단시설이 설치되어 있는 도로에서는 그 곳으로 횡단하여야 한다. 다만, 지하도나 육교 등의 도로 횡단시설을 이용할 수 없는 지체장애인의 경우에는 다른 교통에 방해가 되지 아니하는 방법으로 도로 횡단시설을 이용하지 아니하고 도로를 횡단할 수 있다.


⑤ 보행자는 안전표지 등에 의하여 횡단이 금지되어 있는 도로의 부분에서는 그 도로를 횡단하여서는 아니 된다.


만약, 도로교통법에서 무단횡단에 대한 기준이 없다면, 우리는 무단횡단한 사람을 처벌하거나 벌금을 부과할 수 없다. 하지만 도로교통법에서 명확하게 기준을 제시하고 있다. 그래서 우리는 무단횡단을 문제라고 할 수 있는 것이다. 만약 지체장애인이라면 법위반이 아닐 수도 있다. 이처럼 기준을 정확히 확인해야 문제인지 아닌지 알 수 있다. 우리는 가끔 이런 뉴스를 접한다. ‘사설 도박장을 적발했다. 하지만 관련법이 없어 처벌을 못한다.’ 현상은 있지만 기준을 찾지 못하니 문제라고 규정짓기도 힘들고, 해결의 실마리를 찾기도 힘들다. 그 동안 우리가 이미 알고 있다고 생각했던, 여러 기준들을 좀 더 정확히, 깊이 파악할 필요가 있다. 대부분 사람들은 현상을 보고 자신의 상식 수준에서 또는 감으로 판단하여 보이는 현상이 문제라고 단정 짓고 해결을 하려고 하다. 마치 무단횡단은 문제라고 누구나 알고 있는 것처럼 말이다. 하지만 그게 왜 문제인지에 대해서는 깊게 고민하거나 알아보지 않는 누를 범하기 쉽다. 지금까지 문제라고 생각해 왔던 문제들에 대해서 다시 한번 현상과 기준으로 분리하여 평가해 봐야 한다. 그러면 문제 성립 여부, 문제의 심각성, 문제 해결의 필요성이 다시 파악될 수 있다.


나는 빠른가?

두 남자가 숲에서 하이킹을 하다가 곰을 발견했습니다. 곰은 두 남자를 보고 달려들기 시작했습니다. 첫 번째 남자가 '이 곰을 어떻게 따돌릴 수 있죠?'라고 묻자 다른 남자가 '곰을 따돌릴 필요는 없어요. 그냥 당신보다 빨리 도망가면 돼요.'라고 말했습니다.

이 이야기는 기준의 중요성을 말하고 있다. 기준을 어디에 두는가에 따라 생사가 달라진다. 나는 곰보다 빠른가? 나는 옆사람보다 빠른가? 보고나 보고서 작성이 어려운 이유가 바로 이 기준을 정확히 파악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도대체 상대방이 원하는 기준은 무엇인가?를 많이 고민해야 하는 이유이다.



상대방의 기준을 파악하기

그렇다면 어떻게 상대방의 기준을 파악할 수 있을까? 가장 효과적이고 효율적인 방법은 직접 상대방에게 물어보는 것이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제약이 있다면 다음의 방법을 적용해봐야 한다. 중학교 한자 시험이 기억에 남는다. 선생님이 김건모의 ‘핑계’라는 노래의 가사만으로 20문제를 출제하셨다. 그 중 기억에 남는 문제는 이렇다.

김건모 ‘핑계’ 가사 중 괄호 안의 뜻을 가진 사자성어를 쓰시오.


지금도 이해할 수 없는 그 얘기로 넌 핑계를 대고 있어


내게 그런 핑계를 대지 마 (입장 바꿔 생각을 해봐)


네가 지금 나라면 넌 웃을 수 있니?





답은 ‘역지사지(易地思之)’이다. 보고서 작성 전후로 반드시 상대방 입장에서 생각을 해봐야 한다. 상대방은 결국 보고를 받는 사람으로 상사 또는 내 의견에 반대하는 사람이다. 상대방으로 빙의하여 본인이 작성해야 하거나 작성한 보고서에 대한 스스로 질문을 던져보아야 한다.

이런 상황을 생각해 볼 수 있다.

팀원 : 팀장님, 보고 드릴게 있습니다.

팀장 : 급한건가요?

팀원 : 네, 대표님 중간보고는 15일쯤, 최종보고는 20일에 해야 합니다.

팀장 : 무슨 내용인가요?

팀원: 지금은 스마트워크가 대세입니다. 앞으로는 더더욱 시간과 공간을 초월한 업무를 해야 합니다.(부연 설명)

팀장 : 미안한데요. 결론이 무엇인가요?

팀원 : 네, 모든 영업 관리자에게 태블릿PC를 지급해야 합니다.

팀장 : 왜요?

팀원 : 기대효과는 크게 4가지 입니다.

1) 종이사용량이 감소하고 2) 업무처리 속도가 빨라집니다.

3) 시청각 자료를 통한 상담이 가능하며 4)화상미팅이 가능합니다.

팀장: 정말 그런가요?

팀원: 총무팀 자료를 기반으로 분석한 결과 연간 종이 구매 비용 00억원 감소가 가능할 것으로 판단 됩니다. (업무처리 속도 통계자료, 시연 자료, 타사 사례 추가 설명)

팀장 : 그러면 제가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죠?

팀원: 유관팀의 협조와 검토가 필요합니다.

팀장 : 알겠습니다. 음… 그런데 정말 꼭 해야하나요?

이처럼 상대방과의 대화 시나리오를 작성해보고 여기에 맞춰서 보고서 목차와 내용을 구성하면 효과적인 보고서 작성을 할 수 있다.

팀원의 관점에서는 스마트 워크를 통해 종이 사용량도 줄어드는 등 기대효과가 있다고 생각하지만, 팀장은 부족한 사전 정보로 인해 동의하지 않을 수 있다. 따라서 반드시 상대방의 상황을 파악하고 상대방의 입장이 되어 보고서를 다시 검토해봐야 한다.

역지사지(易地思之)를 위한 3가지 질문

아래의 3가지 질문은 반드시 스스로 해봐야 한다.

1) 급한건가요?

상사의 시간은 제한적이다. 상사는 여러 의사결정을 동시에 처리해야 하기 때문의 팀원 1명의 보고 내용에만 집중하기 어렵다. 그렇다고 내가 보고해야 할 시기를 놓쳐서는 안된다. 따라서 적절한 보고시기를 파악하고, 업무의 긴급성을 명확하게 제시해야 한다.

2) 결론이 무엇인가요?

팀원은 사전에 많은 정보를 파악하여 아는 것이 많기 때문에 여러가지를 전달하고 싶어 한다. 그래서 팀원이 차분히 하나하나 설명을 하면, 항상 바쁜 상사는 결론부터 말해달라고 한다. 그래서 결론부터 말하면, 좀 알아 듣게 설명해 달라고 한다. 어떻게 보고해야 할지 혼란스러울수 있지만, 상사는 결론부터 듣기를 원하되, 필요 시 세부 내용을 추가적으로 요구한다는 것으로 이해하면 좋다.

3) 꼭 해야 하나요?

반드시 필요한 질문이다. 개선과제나 제안이 으레 해야 하는 것이니까 해야 한다고 말하는 것이 아니라, “내 사업(돈)이면 할까?”라는 질문을 통해 필요성에 대한 고민을 해야 한다. 또한 개선과제나 제안을 하거나 하지 않았을 때의 리스크를 언급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리스크의 개념은 뒤에서 자세히 살펴보겠다.

이 3가지 질문외에도 평소 상대방이 자주 묻는 질문이나,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이 무엇인지를 유심히 관찰하여, 질문 리스트에 추가하면 상대방이 요구하는 기대 수준(기준)에 부합할 가능성이 높아지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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