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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로하 Jul 23. 2021

프롤로그

 육아란 게 '혼란스러움' 그 자체였다.  이유 중 하나는 누구도 내게 '육아란 이런 거야.'라며 직설화법으로 얘기해준 바가 없었기 때문이다. 예고편 한 번 보지 못했던 영화가 이토록 심오한 반전의 연속이라니! 인생의 축을 180도 바꿔버리는 인생의 변곡점, 출산과 육아에 대해 30년 인생 어디서도 제대로 교육 한 번 받을 수 없었던 이유가 나는 실로 궁금했다. 


 육아는 단순히 극강의 육체적 노동만을 요구하는 것이 아니었다. 아이 앞에 바로 서기 위해서, 오래된 나쁜 습관과 작별하고 올바른 생각과 태도를 갖추기 위해 노력해야 하는 자리가 바로 엄마라는 자리였다. 아이는 엄마라는 거울을 보고 자란다는 사실은 실로 큰 무게감과 부담감을 동반했다.


 '일'과 '아이' 사이에서 수많은 번민과 선택의 기로에 놓이는 자리 역시 엄마라는 자리였다. 인구절벽이 점차 현실화되는 시점에서도 일과 가정의 양립 문제는 지극히 개인의 문제로 치부되는 것이 엄마가 마주하는 현실이었다. 커리어와 인생을 송두리째 뒤흔드는 엄마라는 역할에 대해 그 누구에게서도 진솔한 이야기를 들어본 적이 없기에 (그간 내가 무관심했던 것이 더 크겠지.) 나 역시 수많은 다른 엄마들처럼 혼란과 방황을 경험했다.


 그렇게 낯선 과정 속에서 늘 해답을 제시해 준 건 언제나 '책'이었다. 아이의 독서습관을 위한 '책 육아'만큼이나 엄마인 나 스스로를 위한 '책 육아'에 더 몰입했던 이유는 그 해답이란 걸 찾기 위해서였다. 기자 생활을 하며 사회과학책을 주로 보았다면 임신과 동시에 전혀 다른 분야의 실용서적들을 닥치는 대로 읽기 시작했다.


 나는 책과 함께 자발적 '나 홀로 육아'를 선택했다. 습자지 같은 팔랑귀를 지닌 내가 중심을 잡고 육아를 해 나가기 위한 나름의 자구책이었다. 그 흔한 조리원 동기 하나 만들지 않았고 인터넷에 넘쳐나는 수많은 정보들을 최소화해 접하고자 노력했다. 대신 책을 읽었다. 그간 읽어온 책을 나름의 방식으로 분류해보니 4가지 카테고리 별로 나뉜다. 경제, 습관, 육아, 내 몸 값을 높이기 위한 책이다.


 앞으로 풀어낼 이야기는 아이에게 관심이 1도 없었던,  지극히 자기중심적이고 생각 없이 나이만 먹었던 한 여성이 책을 읽으며 한 명의 엄마 사람으로 성장해 나가는 극사실적인 리얼 스토리이다. 내 치부가 드러나는 부끄러운 이야기들 투성이이지만 출산을 앞둔 예비맘, 어린 아기를 키우고 있는 후배 엄마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지난 6년간의 시간을 정리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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