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룰루랄라 네이버

by 김휴

룰루랄라 네이버

어금니, 꿀벅지, 청산가리 그리고 화성인은

서로 잡아먹을 수도 있는 내 이웃들이다


킬리만자로 뜨거운 바람만 먹고 산다는 여자는 한때 블로그에서 살림을 차렸다가 헤어졌다며,

이젠 속삭이는 바퀴벌레가 없어져서 좋다고

밤을 꼬박 새우며 노래를 불러야 하는 고양이 오디션은 아직도 북적대고

루즈를 진하게 바른 사내아이는 오늘도 위대한 오디션에 떨어지고

내뱉을 욕도 그렇게 바닥이 났다

환상의 공동구매가 길게 목을 푼다

마침내 불어터진 내 입술을 중고시장에 내놓아야만 한다

라면에 애인 새끼손가락을 썰어 넣고 엄마눈물 스프로 마무리하는 황금레시피는 방금 올라왔고,

도토리만 먹고 살았던 친구는 앞니를 드러낸 채 죽어 있었다

뜨거운 이마를 짚는 자세는 나를 초상화 한 것, 아직도 우리는 골치가 아프다

마일리지를 위해 수천 개의 거짓말을 구매할 작정이었지만, 원플러스원 연애비법만 장바구니에 퍼담는다

도대체 불편한 심리만으로 결재해야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쪽지를 십년 동안이나 주고받았던 그가 엄밀한 쥐구멍이었다는 사실은 슬프지 않다

이미 쥐마저 떠나버린 구멍이었다는 것에 대하여

자살카페를 운영한다는 여자는 쥐구멍이라는 닉을 사용했다

고회성사를 위한 구름 팬티를 팔고, 열자리 비밀번호를 덧댄 고양이 생리대를 팔고

피를 말리는 섬씽은 살얼음만큼이나 아찔하다

수만 번의 씨팔을 주고받다가

우리는 혹한에 얼어 죽은 새 울음소리를 공동구매 하기로 한다

룰루랄라 빨간 눈들이 일제히 숨 가쁜 레이스에 뛰어든다

골뱅이닷컴만 먹고 사는 남자는 자신의 천국을 중고시장에 내놓았지만

그곳은 죽은 바퀴벌레들만 가득했다


글&사진. 김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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