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면마비 9개월째, 이젠 후유증이 걱정스럽다

아직 희망을 놓지 말자

by 단미


"대추나무 물고 있지, 왜 안 물어?

평생 그렇게 살 거야?

아직도 삐뚤어졌는데, 어쩌려고 그래."


저녁을 먹고 쉬고 있는 모습을 보며 남편이 하는 말이다. 아직도 얼굴이 원래 상태로 돌아오지 않았다는 이야기다. 안면마비 증상이 나타난 지 9개월이 지났다. 처음에 비하면 많이 회복되었지만, 아직도 눈으로 보기에 차이가 난다. 더디고 더딘 회복은 아직도 얼굴을 원래의 모습으로 되돌려주지 않았다.


입모양이 비뚤어졌고 눈이 많이 불편하다. 가만히 있어도 표시가 나고, 말을 하거나 음식을 먹을 때도 비뚤어진 모습은 누가 봐도 정상적이지 않아 보인다. 눈이 흐리고 답답하다. 오전에는 눈물이 많이 난다. 계속해서 눈물을 닦느라 피부도 쓰라리고 눈동자도 쓰라지고.. 아무튼 불편함이 크다.







안면마비 후유증.. 설마설마하며, 시간이 지나면 회복되겠지. 좀 더디더라도 완전하게 회복할 수 있을 거라는 믿음으로 보낸 시간이다. 견디기 힘들어도 희망을 가지고 참고 기다린 시간이 무색하리만치 회복은 더디고 더디다. 이쯤 되면 온전하지는 않더라도 남들이 보기에는 정상으로 보일 정도의 회복은 되어야 후유증이 남지 않을 거 같은 생각이 드는데, 이제는 안면마비의 후유증이 남을까 봐 걱정스럽다.


휴~이렇게 변한 모습으로 살아야 한다면, 원래 그랬던 것처럼 이 모습에 적응하며 살아야 한다면.. 어째야 하는 걸까? 사는 데는 지장 없으니 그냥 살아야 하나? 아~ 심란하다. 왜 나한테 이런 일이 생긴 것일까.


이렇게 살아야 한다면, 또 어떤 마음을 다져야 할까? 가장 큰 문제는 자존감이다. 안면마비 증상을 살피며 내 모습을 바라보면 초라해진 나를 만나게 된다. 예전에 자신감에 차서 잘난척하던 모습이 떠오르며 한없이 작아진다. 자꾸만 자존감이 바닥으로 추락하는 느낌이 들어서 순간순간 버거워진다. 다 팽개쳐버리고 싶은 마음을 겨우 다잡는다.








안면마비 후유증이 남지 않고 회복되는 기간을 1년으로 본다면, 이제 겨우 3개월 남았다. 또 한 달이 지났음에도 변화가 느껴지지 않는 상태로 시간만 흐르니 불안해지기 시작한다. 이렇게 멈추고 마는 것인지..


문득 거울을 볼 때, 양치를 할 때, 말하다가 발음이 샐 때, 순간순간 왼쪽 뺨에 경련이 일어날 때.. 아직 안면마비가 회복이 안되었다고 현실을 깨우쳐줄 때 말고는 잊고 지내는 시간이 더 많다. 그냥 내가 느끼는 느낌처럼 모습도 그냥 그랬으면 좋겠다. 아무렇지 않은 모습, 예전의 반듯한 모습, 거울을 봐도 우울해하지 않을 모습..


예쁜 모습을 바라는 것도 아니고 그저 평범했던 내 모습을 찾고 싶을 뿐인데 자꾸만 희망의 끈을 자르는 것 같다. 그런 마음을 애써 부정해보지만 순간순간 불안해지는 마음을 어쩌지 못하겠다.


3개월의 시간 동안 나도 모르는 사이에 그렇게 되기를 희망해본다. @단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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