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면마비 너를 만난 지10개월

한 달에 한번 너의 안부를 묻는다

by 단미


뱃속에 품은 아이도 열 달이면 산달인데, 안면마비 너는 10개월의 시간을 거저먹으려 하는구나. 양심 없다는 생각은 안 한단 말이냐. 안면마비 너를 만난 지 10개월이 되었다.


처음에는 이게 뭔가 싶고 도대체 무슨 일인지 상황 파악을 하기까지 얼떨떨했던 기억이 난다. 현실을 파악하기에 필요한 시간은 길지 않았다. 3일이 지나니 확실하게 현실을 인식시켜주었고 변해버린 외모 때문에 크게 충격을 받았었는데, 차츰 시간이 지나면서 어떻게 치료를 해야 하나 그 생각뿐이었지.


병원에서는 초기 치료 외에는 할 수 있는 게 없으며 시간이 약이라고만 하더라. 시간이 약... 벌써 10개월의 시간이란 약을 사용했는데 아직도 함께 하고 있으니, 너를 어쩌면 좋을지 모르겠다.


10개월의 시간이 어떻게 지나갔는지, 긴 시간인데 지나고 보니 금세 지난 것 같기도 하다. 문득문득 잊고 지내다가 거울에 비친 모습을 보며 깜짝깜짝 놀라 우울한 마음이 반복하는 생활, 이제는 좀 무뎌진 것도 같다. 아니, 이제는 받아들였다고 해야 할까? 변해버린 모습이 이젠 내 모습이려니 하는 마음을 먹기로 했는지도 모르겠다.


편하게 기다려보자고 다짐을 할 때도, 변한 모습을 보며 속상해하다가 울컥할 때도 마음은 요동치며 기분은 곤두박질치곤 한다.






안면마비 너를 만난 지 10개월,

여전히 눈물이 난다. 나의 눈물샘은 언제쯤 회복이 되려는지 모르겠다. 여전히 약간 기울어진 입모양은 변함이 없다. 움직이면 변화는 더 심해진다. 안면마비가 찾아온 쪽으로는 씹는 기능이 약해서 음식을 흘리고 침이 흐른다. 말을 오랫동안 할 때면 발음이 새기도 한다. 눈꺼풀에 뭔가 끼인 것처럼 불편함이 얹어져 있다. '이' 발음을 했을 때 입모양이 한쪽은 마저 벌어지지 않는다. '오'발음을 했을 때 입술이 한쪽만 움직여 입술 중앙이 맞지 않는다.


사소한 불편함은 무시하더라도 눈에 보이는 달라진 모습을 대하기가 가장 힘들다. 갈수록 힘들어진다. 시간이 흐를수록 회복된다는 희망을 내려놔야 하는 것은 아닌지 불안감이 커진다.


안면마비가 처음 생겼을 때 1년의 시간을 필요로 한다고 했으니, 아직 두 달의 시간이 남아있다. 한 달에 한 번씩 너의 안부를 묻곤 했는데 두 달이 지난 후에는 너의 안부가 궁금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부디. @단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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