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술 후 통원치료
일주일이 짧다고 생각했는데 퇴원하면서 정리된 많은 짐을 보고 놀랐습니다. 집이 아닌 다른 곳에서 짧은 시간 보내면서도 사람이 살아가는데 이렇게 많은 짐이 필요하다는 사실이 새삼스럽기도 했습니다. 회복되지 않은 몸으로 집에서 생활하기에는 불편할 수 있지만, 일주일 만에 돌아온 집은 편안하고 좋았습니다.
병원에서는 간호사의 도움을 받으며 생활할 수 있어서 불편함이 없었는데, 집에서는 모든 것을 혼자 해야 하는 상황이 되니 힘들고 불편했습니다. 잠시만 움직여도 식은땀이 흐르고 작은 일이라도 집안일을 하기에는 무리였습니다. 집에서는 요양이 될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닫는 순간이기도 했습니다. 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닌데도 일이 보이면 하려고 하는 것이 문제더군요.
한여름에 수술하게 도니, 조심할 것이 많았습니다. 상처가 커서 염증이 생기지 않을까 가장 조심스러웠습니다. 정상적인 몸으로 회복하기 위해서 아침저녁으로 걷기 운동을 하려고 애썼지만, 오래 걷지 못하고 주저앉게 됩니다. 그렇게라도 움직이고자 노력하지만 더운 날씨 때문에 더 힘들었습니다.
집안에서는 하루 종일 에어컨을 켜고 생활해야 했습니다, 퇴원을 했지만 아직 샤워가 가능하지 않았으니
땀 흘리는 일은 최소한으로 해야 했습니다. 겨우 물수건으로 닦아내는 것이 전부였으니 하루빨리 시원한 물줄기에 샤워하고 싶은 소망이 있었던 여름이기도 했습니다.
가족들이 모두 집을 나서면 혼자만의 시간이 주어집니다. 아직 환자지만 밥도 혼자 챙겨 먹어야 하고
운동도 혼자 해야 합니다. 아직은 먹는 것이 자유롭지 못한 상태라서 최소한의 식사만 하면서 하루하루 시간을 보냈습니다. 몸이 회복되는 데 큰 도움을 주는 것은 역시 잘 자는 것이었습니다. 많이 자려고 노력했고 눈에 보이는 집안일은 모른 체하려고 애썼습니다.
그렇게 집에서 일주일을 보낸 후 외래진료가 있어서 다녀오기도 했습니다. 아직 상처가 다 아물지 않아서 실밥을 뽑지 못했지만, 나중에 집 근처 가까운 병원에서 제거해도 된다고 하셨습니다. 퇴원 후 매일 하는 일이 상처에 소독하는 일이었는데, 다행히 염증 없이 잘 회복하고 있다고 하시더군요.
혼자서 활동할 수 있을지 시험 삼아서 보호자 없이 혼자 병원에 다녀오게 되었는데, 한나절 외출하고 쓰러졌습니다. 마음은 충분히 할 수 있을 거 같았는데 몸은 아직 무리였나 봅니다.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상황이 되니 할 일 없는 사람처럼 공원 벤치에 앉아 매미소리 들으며 시간을 보내기도 했습니다. 뜨거운 여름날 시끄럽게 울어대는 매미의 열정적인 모습이 부럽기도 했습니다. 비 온 뒤 촉촉해진 나무에 새싹이 돋아나는 모습을 보며 내 몸과 마음에도 곧 새살이 돋아날 거란 희망을 갖기도 했습니다.
수술은 잘 되었고 회복되는 시간을 보내고 나면 다시 예전으로 돌아갈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을 하면서도 하루 종일 아무것도 할 수 없는 현재의 상황이 답답하고 우울하기도 했습니다. 한 달도 안 된 시간인데 그것을 못 견뎌하다니.. 더 깊은 병으로 오랜 시간 투병생활을 하는 사람들은 어떤 마음일까 짐작도 되지 않았습니다.
이만하길 다행이라는 생각으로 쓸데없는 생각은 하지 말자고 다짐했던 시간이었습니다. 입원생활 중에도 그렇고 집에서 보내는 시간에도 가족 외에는 아무도 만나지 않았습니다. 아프고 초라해진 모습을 보여주고 싶지 않은 생각이 컸나 봅니다.
아마도 그래서 더 우울한 마음이 되지 않았나 짐작해 봅니다. 몸은 편치 않고 갑자기 외부와 차단된 생활이 되었으니 심란하고 복잡한 마음이 되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라 생각됩니다.
수술 후 3주가 지나고 상처가 거의 아문듯해서 동네 병원에서 실밥을 제거해도 되는지 확인을 했습니다.
수술하게 된 과정을 물으시더니 친절하게 살펴봐주시고 실밥까지 제거해 주시더군요. 아직 물을 닿기에는 며칠 더 기다려야 한다고 해서 실망했지만, 실밥을 제거하는 거만으로도 홀가분해졌습니다.
그 후 일주일을 더 보낸 후 한 달 만에 드디어 샤워를 했습니다. 여름날 물을 멀리하며 어떻게 보냈는지
지금 생각해도 퍽퍽한 날들이었습니다.
몸이 회복되고 나니 이제는 현실을 직시하게 됩니다. 출근해서 무리 없이 일을 할 수 있을지 염려스러웠지만 다시 예전의 일상을 찾고자 마음을 다져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