꾸르륵 소리

대장암 수술 후 복직

by 단미


대장암 수술 후 일주일의 입원 치료와 퇴원 후 통원치료를 하며 한 달 정도 보낸 후 직장에 복귀했습니다. 한 달 동안 몸부림을 치며 보낸 저의 시간과는 달리 직장은 아무런 변화가 없었습니다. 세상은 그대로인데 저만 다른 사람이 되었다는 것을 확인했지만, 그래도 돌아갈 직장이 있다는 사실이 감사했습니다.




한 달 동안 하지 못한 일은 산처럼 쌓여 있었지만 부실해진 몸으로 많은 일을 하기에는 아직 무리였습니다.

하나씩 해결하고 처리해나가면서 몸이 적응하는 시간을 보냈습니다. 직장 생활을 시작하자 집에서 보낼 때와 다른 점이 한 가지 있었는데요, 바로 대장 활동이었습니다.


수술 후 일주일 동안 병원에서 보낼 때도, 집에서 회복하는 기간에도 장의 활동이 활발하지 않았습니다. 식사량도 적고 최소한의 움직임으로 생활했기 때문일까요? 출근하고 보니 장의 활동이 예민하게 반응하기 시작해서 당황스러웠습니다. 식사는 당분간 죽으로 이어져서 먹는 것이 문제는 아닐 텐데 뱃속에서 나는 소리 때문에 당황스러웠습니다.


배에 가스가 차거나 배고프면 나는 꾸르륵 소리가 심상치 않게 났습니다. 소리가 조용히 나면 그나마 참아볼 텐데 내 자리와 대각선에 있는 건너편 직원이 들을 정도로 뱃속의 소리는 컸습니다. 뱃속에서 일어나는 일이라 맘대로 조절이 안되니 민망하고 불편한 마음이었습니다.




먹는 것이 문제인지 활동이 문제인지, 원인을 알 수 없는 꾸르륵거리는 소리 때문에 여간 곤란했습니다. 사무실도 문제였지만 지하철에서 더 민망하고 곤란해서 사람 많은 지하철 출퇴근 시간이 고역이기도 했습니다.


꾸르륵거리는 소리는 거의 한 달 정도 그렇게 예민하게 심한 소리를 내더니 점점 줄어들어서 여간 다행스럽게 생각하는데, 그 소리는 지금도 여전합니다. 그때와 다른 점은 그때는 음식을 먹거나 공복이거나 상관없이 수시로 꾸르륵 소리가 났었는데, 지금은 자극적인 음식을 먹었을 때나 신경이 예민할 때 꾸르륵거리게 됩니다. 우스갯소리로 그 소리가 나면 예민해진 상태니 조심하라는 농담을 하기도 합니다.


직장동료들의 배려로 요란하고 신경 거슬리는 꾸르륵 소리도 잘 견디며 적응해가는 생활이었습니다. 그때는 아픈 몸으로 직장 생활을 계속해야 하나 갈등을 많이 했었는데요, 오히려 직장 생활을 유지하는 것이

몸과 마음이 회복하는데 도움이 될 거라는 믿음으로 유지했던 거 같습니다.




한 달이 지나고 6개월이 지나도록 여전히 꾸르륵 소리는 계속되었지만 조금씩 줄어드는 것을 느끼며 언젠가는 예전의 몸으로 회복될 수 있을 거라는 희망을 가지고 생활했습니다. 불편한 몸으로 직장 생활에 적응하며 잘 보낼 수 있었던 것은 주변 사람들의 도움이 컸습니다. 가족과 직장동료들의 배려가 없었다면 적응하기 쉽지 않았을 것입니다. 아마도 포기하고 그만두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대장암 수술 후에 일상생활에 가장 큰 장애가 되었던 것은 화장실에 가는 것이었습니다. 하루에 열 번이 넘게 화장실을 들락거려야 하는 상황은 업무에 집중해야 하는 동료들에게 예민하고 신경 거슬리는 일이었을 것입니다. 그런데도 오히려 자극이 없는 음식을 먹을 수 있게 해 주고 일하는 것에서도 신경을 덜 쓰도록 배려해 줘서 고마웠습니다.


대장암 진단을 받고 수술 후 회복하고 직장에 복귀까지 잘 해냈지만, 수술 후유증이 오래 지속되어 일상생활에 어려움이 많았습니다.


화장실을 자주 가야 하는 일, 김치찌개처럼 자극적인 음식을 먹지 못하는 일, 이유를 알 수 없지만 공복일 때도 음식을 먹은 후에도 계속 듣게 되는 꾸르륵 거리는 소리까지.. 의사 선생님께 꾸르륵 소리에 대해 여쭤보니, 수술 후에 발생할 수 있는 일이고 시간이 지나야 해결된다는 답변이었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하루하루를 어찌 보냈는지, 그때의 저에게 토닥토닥해주고 싶습니다.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