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복수술 과정 및 수술비용
가능할 거 같았던 국소 절제술을 위해 하반신 마취까지 했지만, 결국 수술을 하지 못했습니다. 수술하려고 보니 종양의 상태가 깊어서 개복수술을 하기로 결정되었습니다. 병실 여부와 의사 선생님의 진료시간을 조율해서 2주가 지난 후 다시 입원을 하게 되었고, 입원하면 해야 하는 피검사를 비롯해 혈압 및 체중 등 기본적인 검사와 복부 시티촬영을 했습니다.
저녁에는 관장을 했습니다. 관장약을 먹는 것도 화장실을 드나드는 것도 고역이었습니다. 대장암 수술 시 관장 후 대장 상태에 대해 예민하기로 소문난 담당 의사 선생님 덕분에 더 말끔하게 비워내야 했습니다. 수술을 잘하기 위한 과정이지만 정말 힘들었던 기억이 납니다. 이번이 마지막이라는 생각으로 참고 견뎠습니다.
혈압과 체온도 정상이었고 컨디션도 좋아서 수술하는데 지장 없이 준비가 되었습니다. 간단한 수술이라고 하더니 한번 실패하고 나니 걱정이 되었습니다. 개복수술을 하러 들어가서 다시 못하고 나오는 것은 아닌지 불안하기도 했습니다.
다음날 아침 일찍 수술실에 갈 거라는 연락을 받았습니다. 수술 첫 시간에 하는 것으로 결정이 되어서 언제 할까 기다리지 않게 된 것은 오히려 좋았습니다. 압박스타킹을 신고 이동 침대가 오기를 기다렸습니다. 도착한 침대에 누워서 이동하는데 좀 천천히 움직였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그때는 그런 말을 못 했습니다.
복도를 따라 움직이며 바라보는 형광등의 모습이 어지럽게 다가와서 현기증이 났었는데 아마도 긴장해서 그런 거 아니었을까 생각해봅니다. 수술실에 도착하고 한 번 더 체크합니다. 혈압 체온 기분 등등.. 분주하게 움직이는 간호사와 보조 선생님의 행동을 지켜보며 누워있습니다.
수술실 분위기가 달랐습니다. 국소 절제술을 했던 곳은 춥지 않았는데, 개복수술을 하는 곳은 많이 춥네요. 한여름이었는데 온몸이 덜덜 떨릴 정도로 추웠습니다. 간호사가 시트로 몸을 덮어주었고 다독이며 안심시켰습니다.
잠시 후, 마취과 선생님이 오셔서 긴장을 풀도록 몇 마디 말을 주고받습니다.
"이제 마취할게요~"
"숫자 세어보세요"까지 들었습니다.
하나, 둘... 세ㅅㅅㅅ.. 셋을 세기도 전에 마취가 되었는지 그 후로 수술실에서의 기억은 없습니다. 소란스럽게 깨우는 소리에 눈을 떠보니 회복실이었습니다. 그곳에서 안정될 때까지 대기하다가 병실로 이동한다는 설명을 들었는데 꿈인지 생시인지 구분이 안되었습니다. 회복실에서 좀 더 시간을 보내다가 병실로 올라갔지만 여전히 몽롱한 상태였고 잠시 정신을 차리게 되는 경우는 통증이 심해지는 경우였습니다.
비몽사몽 중에도 수술은 잘 되었다는 소리를 듣고 안심했던 기억도 납니다. 진통제를 맞으면 잠 속으로 빠져들었고 약기운이 다해서 통증이 느껴지면 잠에서 깨기를 반복하였습니다. 그때 당시에 마취가 풀리면서
심한 통증으로 인해 진통제를 많이 투여했었고 긴 시간 통증으로 고생했습니다.
전신마취를 하고 진행된 대장암 개복수술 과정은 잘 마무리되었고 병명도 변함없이 직장암이었습니다. 막상 수술을 해보니, 침윤 상태가 깊어 병기가 0기에서 1기로 바뀌었습니다. 복부를 16cm 절개해서 대장은 23cm를 절제했습니다.
개복수술시간은 2시간 정도 되었고 회복실에서 1시간 정도 머물렀습니다. 생각보다 어렵거나 긴 시간이 소요된 수술은 아니었지만, 개복수술을 한 후의 통증은 엄청났습니다. 부수적으로 맹장도 같이 절제했습니다. 많이 차이 나는 금액은 아니지만, 국소 절제술보다 개복수술 비용이 좀 더 지출되었습니다.(개복수술 비용 1,757,430원/2016)
처음부터 진단에 따른 수술 방법을 신중하게 결정했다면 두 번씩 하는 일은 없었을 텐데 아쉬운 부분이기도 합니다. 선택하는 매 순간 최선을 다하겠지만, 한 번 더 고민하고 신중하게 결정해 준다면 환자 입장에서는 엄청 고맙고 감사할 일일 것입니다.
수술이 끝나고 무엇보다 감사했던 일은 항문이 살아있다는 것이었습니다. 국소 절제술을 실패하고 개복수술을 결정했을 때 암이 항문에 영향을 줄 수도 있다고 했었습니다. 항문과 가까운 곳에 위치한 직장암의 경우 종양이 항문 쪽에 가깝게 있다면 최악의 경우, 항문을 살리지 못할 수도 있다는 설명을 들었을 때 절망스러운 마음이었습니다.
실제로 종양의 위치가 항문과 가까웠고 직장을 절제한 후 어느 정도의 여유를 남길 수 있을지 고민하며 수술을 진행했었습니다. 천만다행으로 항문은 지장 없이 직장만 절제하는 것으로 진행되었고 인공항문을 달지 않아도 되는 사실이 눈물 나게 감사했습니다. 지금도 그때의 상황을 생각하면 아찔해집니다. 두 번째로 하게 된 대장암 개복수술은 잘 되었고 다행스럽게도 항문을 안전하게 지켰습니다.
아무리 초기라 해도 암은 암입니다. 아무리 간단한 수술이라고 해도 수술은 수술이고요. 대장암 초기여도 종양의 위치에 따라 항문까지 절제해야 하는 중대한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다는 사실이 무섭습니다. 건강할 때 몸이 아프지 않도록 세심한 관리가 필요하다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