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귀 뀌기

수술 후 입원 치료

by 단미


우여곡절 끝에 대장암 수술을 무사히 마치고 일반 병실에서 회복 시간을 보냈습니다. 계속되는 통증으로 진통제를 맞으며 자다 깨다를 반복하며 꽤 오랜 시간 보냈습니다. 코로나 이전 상황이어서 보호자가 상주할 수 있었고 일주일 입원생활을 하는 동안 남편의 도움을 받았습니다.




개복수술 후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방귀를 뀌는 일입니다. 모든 장기들이 제자리를 찾았다는 신호이기도 하기에 식사를 시작할 수 있는 시기는 방귀를 뀌는 날이 되기도 합니다. 수술한 자리가 아파서 움직이기도 힘들고 웃는 것도 힘든 상황이었습니다. 그 와중에도 남편은 배를 부여잡고 움직이게 만들었습니다. 운동을 해야 방귀도 나오고 몸도 빨리 회복된다는 것이지요.


통증을 참으며 병원 복도를 수시로 돌면서 걷는 운동을 했습니다. 그 덕분에 몸은 차츰 회복되어가고 통증도 많이 사라졌습니다. 진통제 사용도 점차 줄어들었고 사용하지 않아도 참을만한 통증으로 바뀌었습니다.

그렇게 운동한 덕분인지 방귀도 수월하게 뀔 수 있었고 드디어 식사를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식사를 하게 되고 통증이 가벼워지면서 그제야 병실을 둘러볼 수 있는 여유도 생겼습니다. 6인실 병실을 사용했는데 모두가 암 환자였습니다. 수술을 하신 분도 계시고 기다리는 분도 계셨는데 병실의 분위기가 의외였습니다. 암 진단을 받고 투병을 하는 상황이라 자칫 어둡고 우울할 거라는 편견이 있었는데 전혀 그렇지 않아서 놀랐습니다.




오히려 병기가 더 깊은 4기 환자가 3기 환자를 위로해 주기도 했습니다. 아침마다 의사 선생님의 회진시간이 지나고 나면 서로의 상태에 대해 이야기를 하면서도 모두가 긍정적이고 상대를 배려해 주는 모습을 보며 마음 따뜻해지는 뭉클함을 경험했습니다.


어쩌면 그럴 수 있을까요? 내 몸이 더 많이 아프고 좋지 않은 상황인데도 다른 사람의 아픔을 어루만져 주는 마음이라니, 흐뭇한 모습이었습니다. 다른 분들에 비하면 초기 대장암인 저는 환자라고 할 수도 없을 만큼 약했지만, 위로해 주고 응원해 주는 그 마음이 큰 힘이 되었습니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 배의 통증도 가벼워지고 식사를 하게 되니 여유가 생겼습니다.


웃을 수 있을 만큼 통증은 약해졌고 일반식을 할 수 있을 만큼 몸은 회복되고 있었습니다. 모든 상처는 시간이 약이 되어주기도 합니다. 일주일의 시간이 지나고 혼자서도 활동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대학병원의 경우 어지간하면 퇴원을 일찍 시킵니다. 이제는 시간이 해결해 주는 일만 남았습니다. 집에 가서 쉬어도 되는 상태가 되었으니 일주일의 입원생활을 정리합니다. 최종적으로 몸 상태를 확인하고 배에 남아있는 실밥은 외래진료 시에 제거한다는 설명과 함께 집에서 복용할 약과 주의사항을 듣고 퇴원했습니다.


대장암 진단을 받고 수술하기까지 두 달의 시간을 보냈습니다. 끝날 거 같지 않았던 시간이 지나고 어느새 수술까지 마무리하게 되었습니다. 일상생활을 하기에는 좀 더 시간이 필요했고 통원치료를 하며 회복될 때까지 집에서 생활하게 됩니다.


초기 대장암이어도 세상에서 내 아픔이 제일 큰 거처럼 느껴지기 마련입니다. 수술 후 진행된 조직검사에서 다른 곳으로의 전이는 없는 것으로 확인되었고 항암치료도 필요 없다는 설명을 듣고 홀가분한 마음으로 퇴원할 수 있었습니다.



더 큰 아픔을 갖고 계신 분들을 보며 난 그나마 괜찮네,라고 생각하며 위로를 받기도 했습니다만, 크든 작든 각자의 아픔은 스스로 이겨내야 한다는 사실도 깨닫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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