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법 많은 친구들이 자식을 결혼시켰다. 앞으로 예정된 결혼식도 꽤 여러 날이 된다. 성장한 자식이 있으니 결혼식에 참석하게 되면 자연스럽게 아들딸이 결혼하게 된다면 어떨지 떠올려보기도 한다.
자식결혼을 앞두고 좋기만 할 줄 알았는데 생각지도 못한 걱정과 의외의 고민을 털어놓기도 해서 놀라기도 했다. 내 뜻대로 되지 않은 것이 인생일진대, 결혼하고 백년해로할 줄 알았지만 인연이 끝까지 이어지지 못하고 이혼하는 경우가 많다. 요즘은 이혼이 흉이 되지 않는 세상이니 크게 상관하지 않는다지만 당사자 입장에서는 뜻밖의 고민거리가 생기기도 하더라.
아이가 어릴 적에 이혼을 하고 혼자 아이를 키우며 오랫동안 연락도 없이 살아왔는데, 막상 자식 결혼식에 전 배우자를 초대해야 하는지 고민하는 경우가 있다. 결국, 아이가 원하는 일이라서 결혼식에 초대하기로 했지만, 불편한 관계를 어쩔 것인지 걱정이 크다.
자식이 좋아하는 사람이라고 데리고 왔는데 썩 마음에 들지 않아도 문제다. 반대한다고 결혼을 안 할 것도 아니니 속으로는 불편해도 겉으로 싫은 내색을 할 수 없어서 마음이 힘들다고 털어놓는 경우도 있다. 자식이기는 부모 없다고 내 자식이 사랑하는 사람이면 맘에 안 드는 부분이 있더라도 예쁘게 봐줘야 하지 않겠나 싶어서 좋은 모습을 보려고 애쓴다는 얘길 들었다.
애지중지 키운 자식, 내 자식이나 남의 자식이나 부모입장에서는 똑같이 소중한 존재다. 상대의 부모에게 미움받을 이유가 있어서는 안 될 것이다.
작년 말에는 장례식장에 다니느라 바빴다. 올해는 연초부터 결혼식장에 다니느라 바쁘다. 주변사람의 경조사에 참석할 때마다 많은 생각을 하게 되고, 예전과 다른 마음가짐이 된다. 그것은 곧 내일이 될 수도 있다는 생각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리라.
자식이 결혼한다는 것은, 집안과 집안의 만남이기도 하지만 그보다 먼저 부모가 진정한 어른이 되는 과정이기도 하는 듯하다. 가정을 이루기 위해 첫걸음을 내딛는 자식에게 어른다운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필요해 보인다. 어른스러운 마음으로 잘 다스려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