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단미 Sep 18. 2024

나를 위한 음식을 챙기느라 부지런해지더라

나이 들면, 열심히 하던 요리도 손을 놓고 싶을 만큼 귀찮아한다던데 오히려 나이 들면서 더 열심히 하게 되는 일이 있더라. 나를 위해 챙기는 음식이 늘어났다는 것이다.


누가 잘 챙겨 먹으라 말하지 않아도 나를 위한 음식을 챙기고,

누가 잔소리 하지 않아도 건강을 위해 운동하고,

누가 챙겨주지 않아도 스스로를 챙기게 되는 일이 우선이 되었다.


과일을 먹으라고 하면 무슨 맛으로 먹는지 모르겠다며 맛보기를 거절하기 일쑤였다.

고기를 좋아하면서 야채와 함께 먹는 것을 실천하지 않았다.

어딘지 모르게 몸이 불편하면서도 애써 모른 체하며 시간을 보내는 일이 많았다.

매일 운동해라, 스트레칭해라, 움직여라~ 날마다 듣는 잔소리는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리기 일쑤였다.


돌아보면, 좋은 것은 마다하고 하고 싶은 대로 마음 내키는 대로 행동하는 것이 습관이 된 듯, 생각 없이 살아온 시간이 많다. 제철 과일을 챙겨 먹어야 건강하고, 고기만 먹는 것보다는 싱싱한 야채를 곁들여 먹는 것이 몸에 더 좋을 거라는 것은 말하지 않아도 다 알 텐데, 알면서도 무시하고 실천하지 않는 삶이었다.


어느 순간, 지난날 무심했던 시간을 반성하게 되더라. 내 몸을 내가 챙기지 않으면 나중에 누가 책임질 것인가. 아픈 몸이 되어서 건강을 위해 이것저것 챙긴다고 다시 건강한 몸으로 돌아갈 수 있을 거라는 보장이 있겠는가. 내 몸이 아프면 나만 고생하는 것이 아니라 함께하는 가족들까지 고생해야 한다는 것을 너무나 잘 알지 않던가.


현실을 돌아보며 생각이 여기에 미치자 변해야겠더라. 나를 위해 충분한 시간을 확보하고 스스로를 위한 시간으로 보내야겠더라. 먹는 것부터 챙기기 시작했다. 싱싱한 야채를 구입하고 저녁에 먹을 샐러드를 준비하면서 기분이 싱그러워짐을 느낀다. 싱싱한 야채를 보면 덩달아 싱싱해지는 느낌이랄까, 야채의 싱그러움이 내 몸속으로 들어와 건강을 선물해 주는 느낌이랄까.


어쩌다 찔끔 먹던 야채를 듬뿍 챙겨 먹는 것에 곁들여 운동도 열심히 하려고 애쓴다. 아침에 열심히 걷고, 저녁에 시간이 될 때마다 또 걷는다. 건강에 좋다는 맨발 걷기도 실천하면서 내 몸에 뭐가 좋을까 생각하고 실천하는 일이 많아졌다.


예전에는 미처 챙기지 못했던 일들이다. 나를 위해 건강한 음식을 준비하고 이제라도 건강하게 먹고사는 일을 실천하려고 애쓰고 있으니 다행이다 싶다. 나이 들면서 나를 위한 음식을 챙기느라 부지런해졌다. 더불어 가족에게도 더 건강한 밥상을 준비할 수 있게 된 것은 덤이다. 건강하게 먹고살기 위해 더 부지런해져야겠다는 생각이다.


젊은 시절, 바빠서 대충 먹고 귀찮아서 대충 먹고 살림하는 것이 어려워서 대충 살았던 시간이 많았다. 나이 들면 잘하던 살림도 귀찮아서 내려놓고 싶어 하지만, 나를 위한 음식을 준비하느라 부지런해지는 모습은 새로운 발견이다. 나를 위한 건강한 밥상을 위해 더 부지런해진 나를 보고 싶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