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저트 만들다 보니 스팸김치찌개도 만들게 되네
카페를 운영하고 디저트를 만들다 보니 가장 좋은 점은 요리에 대한 겁이 없어졌다는 것이다. 예전에는 프라이팬에 만들어진 김치전을 굽는 것도 어려웠지만 카페 운영 5년 차가 되니 요리 만드는 거에 대한 겁이 없어졌다. 물론 이론적인 건 잘 모르지만, 일단 만들어보자라는 마음이 생겼다.
카페에서 쿠키를 만들고, 휘핑도 해보니, 어느새 재료 앞에 서있는 내 모습이 조금은 자연스럽기도 하다. 휘낭시에를 만들기 위해 버터를 녹이던 내 손은 요리를 만들기 위한 도구를 쓰는데 어색함도 많이 줄었다. 베이킹 재료를 만들던 작은 경험들이, 이제 불 앞에서 무언가를 만드는 것도 당황하지 않게 된 거 같다.
오늘도 겁을 잃고 김치찌개를 만들었다. 며칠 전부터 스팸 김치찌개를 먹고 싶었다. 아내에게도 먹고 싶다는 노래를 불렀다. 그러나 아내는 별로 먹고 싶어 하지 않아 해서 계속 다음 날로 미루다 드디어 오늘 만들었다.
만들기 전, 유튜브 채널에 가서 어떤 재료가 필요한 지 알아봤다. 재료도 사고, 김치는 집에 있으니 이제 만들기만 했다.
유튜브 영상을 따라 하며, 하나씩 만들기 시작했다.
참기름에 김치와 깍두기를 썰어서 넣어주고, 설탕이 없는 관계로 알루로스를 대신해서 넣고 볶기 시작했다.
원래는 설탕을 넣어줘야 하지만 집에 설탕이 없었고, 대신 단맛을 낼 수 있는 알루로스가 있었다. 어느덧 치지직 볶는 소리가 점차 나자 물을 부어주고, 미리 잘라놓은 양파와 파를 넣어줬다. 그렇게 불 위에 올려놓다 보글보글 끓기 시작하면, 고춧가루 2스푼을 넣어준 후, 두부와 스팸을 넣어줬다.
그리고 맛을 봤는데 뭔가 부족했다. 아내에게 맛을 달라고 부탁했다. 나보다는 조금 더 경험이 있기에 아내의 고견이 필요했다. 아내는 맛을 보더니 나에게 코인 육수를 넣었는지 물었다. 당연히 유튜브에서는 일반 물을 넣어서 나도 일반 물을 부었다고 말했다. 아내가 혹시 모르니 코인 육수를 넣고, 마지막으로 참치 액젓을 넣으며 감칠맛이 올라올 거라고 말해줬다. 그러고선 냄비 뚜껑을 닫았다. 그렇게 시간이 흐르고, 다시금 맛을 보니 생각보다 괜찮았다.
소가 뒷걸음질 치다 쥐를 잡은 격. 무작정 만들다가 예상외로 얻어걸렸다. 처음 맛을 봤을 때에도 시큰둥했던 아내도 한 숟가락을 떠먹더니 "어? 오! 국물 맛있네"라며 표정이 바뀌었다. 그리고는 밥을 말아서 후루룩 먹기 시작했다. 그리고 김치찌개에 있던 스팸도 열심히 건져먹었다. 별 거 아닌 스팸 김치찌개에 내 어깨가 올라가는 기분이다.
누가 보면 쉬운 요리로 호들갑을 떤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나에게 있어서는 큰 도전이었고, 나름 재미도 있었다. 스팸 김치찌개에 밥을 비벼서 먹는 아내를 보면서 괜히 뿌듯했다. 뭔가 큰걸 해낸 기분이고, 어머니가 잘 먹는 걸 보면 어떤 기분인 지 알 것만 같았다.
그렇게 요리에 조금 자신이 붙었고, 다음 요리는 "돼지고기 고추장찌개"를 해보기로 결정했다. 냉동실에 삼겹살이 있고, 오늘 산 대파, 양파, 두부가 조금씩 남았으니 새로운 요리에 도전해 볼 생각이다. 과연 고추장찌개는 성공할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