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

by 읽고쓰는스캇

며칠 전, 와차피디아 어플을 다시 설치했다.

한때 잠시 이 어플을 열심히 썼다. 영화를 좋아했는데 어떻게 기록을 남겨야 할지 몰라서 시작했다.


한동안 잊고 지냈는데, 영화를 좋아했던 내가 남긴 기록이 고스란히 쌓여있었다.

어플 설치가 끝나고, 확인해 보니 화면에 뜬 숫자를 보고 조금 놀랐다.

지금까지 내가 영화를 본 시간은 1,438시간.

그 밑에는 이런 문장이 있었다.

"이 정도면 영화에서 인생을 통째로 배웠던 수준."

정말일까? 내가 영화에서 인생을 배웠을까? 난 그저 인물을, 배경을 좋아했을 뿐인데.


어렸을 때부터 영화를 즐겨봤다.

초등학생, 중학생 시절에는 매주 토요일 비디오를 빌려서 마루에 벌러덩 누워 심야 영화를 즐겼다.

고등학생 2학년 땐, 중간고사가 끝나면 피지 한 판을 주문하고 비디오 네 편을 빌려 하루 종일 봤다.

PC방에서 친구들과 노는 시간보다, 피자 한 입, 영화의 순간을 보는 게 더 좋았다. 그러다 졸리면 잠드는 시간이 즐거웠다.


미국 유학 시절에는 매주 DVD를 샀고, 대학에선 영화 쪽 일을 하고 싶어서 방법을 찾아봤다.

뒤늦게 CG 학원을 다니면서 결국 영화 관련 일을 하기도 했다.

지금은 영화와는 전혀 다른 일을 하고 있다. 그럼에도 개봉된 영화에 관심이 가고, 영화관에 들어서는 발걸음은 여전히 설렌다.


숫자로 기록된 1,438시간, 최근 영화까지 합치면 아마 1,500시간은 훌쩍 넘을 것이다.

많다고도, 적다고도 할 수 없는 시간.

그 시간 속에 잠들어있는 추억들을 하나씩 꺼내어 적어보려 한다.


연재라서 부담도 있지만, 브런치북의 첫 번째 주제는 내가 가장 오랜 머문 '영화'가 적당하다고 생각했다. 영화를 이야기하다 보면, 결국은 내 추억, 삶과 이어진 이야기를 하게 되니까.


어떤 영화를 먼저 꺼내야 할지 아직은 고민이다.

하지만 분명한 건, 이 글을 읽는 분들이 내가 본 영화에 공감하고, 그 영화와 관련된 추억에 빠지게 되길 바라는 것이다.

그 소망을 담아, 이제 영화와 관련된 내 얘기를 꺼내보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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