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지개 잡기 놀이 (1)

by 김윤철

"그러이 우야노? 니가 해야지!"

우리 어머니께서 자주 쓰시던 말씀이다. 포기하고 적응하란 말이다. 손끝 야무진 아내에게는 들어본 적이 없는 말이다.


"뭔 인증을 자꾸하라 카나!" 짜증 섞어 내뱉는 말.

"이래 하마 대재?" 약간은 자신이 붙은 말.

"아들 한테 묻지 말고 챗지피티 찾으면 댄다." 또래들 중에는 컴 도사라 불리는 나를 가르치는 아내의 말이다.

도시 생활에 적응하려는 아내가 늦둥이 아들 녀석을 잡고 하는 말의 변화다. 여자들이 확실히 변화에 적응하는 속도가 남자보다 빠르다.

"비루빡에 똥칠할 때까지 살끼다." 서울서 대학 다닌 딸애는 비루빡이란 말에 배를 잡는다. 이 정도의 사투리는 적응인지 세대차인지는 모르겠지만 어쨌던 아내와 딸은 사투리가 많이 빠졌다. 아내의 적응!

"그러이 우야노? 내가 폰 뱅킹 배워야지."


"아무 것도 필요 없다. 누구던지 와주기만 하면 절을 하겠다."

캥거루족인 막내를 걱정하며 아내가 하는 말이다. 세상 변화 참 빠르다. 연전. 서울 출장와서 멋진 카페에서 쭉 빼입은 아주 진취적으로 보이는 여성들의 대화를 귀동냥한 말이 있다.

"어제 딸 집에 갔더니 우리애는 소파에 누워 있고 사위가 창소기 밀고 있더라."

"멋쟁이 사위네." "사위가 얼마나 예쁘던지!"

"아들집에 갔는데 며느리가 누웠고 아들이 청소하면?" 약간은 멋적어하며

"그건 못 봐 주지!"


우리 어머니와 내 아내는 그런 세월을 살아 왔다. 내 아내는 "그러이 우야노?" 란 말을 표현은 안 했지만 가슴 속에 삼키며 살아온 사람들이다. 당연히 남자인 나보다 도시 생활 적응이 빠를 수 밖에 없다.






월, 목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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