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전 신문에 [구례 사포마을 다랑논.. 가을이 익어간다]는 사진 한 장이 실렸다.
사진을 보면 비탈진 계단식 논에 벼가 누렇게 익어가는 모습이 눈의 띄고 벌판 중간 아래에
옹기종기 이마를 맞대고 있는 지붕들이 자리를 잡고 있다. 사진만 봐도 어릴 때 메뚜기 잡던 생각이 난다.
다랑논이 맞는지 다락논이 맞는지 폰에 들어 있는 국어 사전을 찾아보니, 둘 다 '산골짜기의 비탈진 곳에
층층으로 되어 있는 좁고 긴 논'으로 돼 있다. 본래는 다락논인데 구개음화로 같이 혼용해 쓰다보니 그렇게 된 모양이다.
다랑논이 세상에 알려지기로는 남해도 남면 가천에 있는 다랑이 마을이다.
독일 간호사로 갔던 사람들이 남해로 와서 독일 마을을 짓고 거주하면서 이웃의 다랑논과 함께 관광코스가 되었다. 나락농사를 짓기 위해서는 물이 필수적이다. 비탈진 논에서는 비가 와도 일시에 흘러가버린다.
그래서 논을 계단식으로 만들어서 윗논 물을 아래 논에서 차례차례 받아서 사용하면 저수지가 없어도 농사가 가능했다.
지리산 청학동 마을에 가면 경작할 논밭이 아주 한정돼 있으므로 농사를 지어 먹고 살기 위해서는 땅을 한뼘이라도 더
넓혀야 했다. 계단식 논만으로는 농토가 절대적으로 부족하니까 비탈진 곳에 논둑을 돌로 쌓으면서 수직으로 쌓지 않고 위로 갈수록 표면적이 넓어지도록 비스듬히 쌓았다. 그렇게 되면 모를 심어도 한 줄 더 심을 수 있고 가을에 추수를 하면 알곡을 더 수확할 수 있었던 것이다.
학교에 있을 때 동호회 회원들과 중국 계림으로 문학기행을 갔었다.
계림에서 이강 유람선을 타고 양삭까지 내려가면서 강가 주변의 풍경을 감상하는 것도 좋았지만
다음날 버스를 타고 두세간 달려 묘족마을로 갔다. 그곳에 사는 여자들은 머리를 길게 땋고 있었다.
마을 사람들은 산비탈에 계단식 논을 만들어 놓고 농사를 지어 먹고 지낸다고 했다.
중국에서도 다랑논이 많은 곳은 운남성 오지인데 곤명에서도 버스를 타고 한참 들어가야 한다.
다랑논 사진을 찍기위해 사진애호가들 틈에 끼어 나도 따라가 보았다.
새벽에 하얀 안개 구름이 산골짜기를 밀고 올라오는 광경을 찍으려고 새벽4시부터 일어나 올라갔다.
해가 돋기 전에 미리 가서 좋은 자리를 잡아야 하기 때문이었다. 다랑논에 물이 고여 있고 그 위로 하얀 안개구름이 몰려 오는 가운데 산 능선 위로 수줍은 듯 고개를 살짝 내미는 태양이 그렇게 아름다울 수가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