샌프란시스코

by 남청도

오늘 뉴스 사진에 온통 붉은 공기에 휩싸인 금문교가 나왔다.

다른 사진 설명에는오로빌의 한 쪽 끝인 오블리 뒷산이 요즘 며칠째 불타고 있는 캘리포니아주 산불의

여파로 곳곳에 불이 벌겋게 타고 있어 주변의 공기가 온통 벌겋게 보인다는 것이다.

그림엽서에서 보면 하얀 안개 구름 속에 떠 있는 빨간색의 금문교 모습을 종종 본다. 그런데 이번에는

구름이 아니라 불타는 연기 속의 금문교 모습이다.


내가 샌프란시스코라는 말을 처음 대한 것은 국민학교 4~5학년 때의 교과서가 아닌가 기억된다.

전기도 구경 못한 산골동네 아이는 세상에서 우리 동네밖에 몰랐는데 미국 도시에는 마천루가

높이 솟아 있고 샌프란시스코에는 금문교가 있다며 소개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 땐 처음 들어보는 소리라 혀도 잘 안돌아가 샌프란시스코란 발음이 어려워 우린 새풀난다 시스코라 부르기도 했다.

당시엔 달나라와 같은 먼 나라 이야기로 생각 되었고 나와는 아무런 상관도 없는 이야기로만 들렸다.


세월이 흘러 대한해운공사 배를 타고 샌프란시스코에 들어가게 되었다.

입항 하면서 보니 말로만 듣던 금문교가 바로 눈 앞에 보이는 게 아닌가? 이게 꿈인가 생시인가?

배가 부두로 들어가자 배의 연돌이 다리 난간에 부딪칠 것 같았다. 점점 가까이 다가가자 다리 높이는 배보다도 훨씬 높았다. 부두에 계류한 다음 시내로 나가서 구릉을 오르내리는 전차도 타보고 차이나 타운, 전망이 좋은 텔레그라프 힐도 가 보았다. 또 도시 전체가 내려다 보이는 뒷산에도 올라가 보았다.

그 후에도 두어번 더 들어갔던 기억이 있다. 그 당시 '샌프란시스코에 가면 머리에 꽃을 얹어요'라는 노래가 한창 유행했었다.


샌프란시스코는 바다가 내륙으로 깊숙이 파고 들어와 있어 한여름에도 미국에서 제일 선선한 도시로 이름나 있어 전국에서 피서객들이 많이 몰려와 호텔숙박료가 엄청나게 비싸다. 당시 다른 지역의 일반 호텔 하룻밤 숙박료가 100불 정도이면 샌프란시스코의 호탤숙박료는 700불정도였다.

샌프란시스코의 랜드마크가 금문교(Golden Gate Bridge)이지만 안쪽에 더 큰 베이 브릿지가 있다.

짐을 실은 배들은 샌프란시스코 항구보다 더 안쪽에 있는 오크랜드로 많이 들어간다.


오크랜드에 입항하기 위해 들어가는 도중에 항만당국으로부터 부두에 문제가 생겼으니 문제가 해결될 때까지 잠시 외항에서 대기하라는 연락을 받았다. 출항하려던 배가 조선 잘못으로 부두를 들이받아 부두에 손상이 일어났다는 것이었다.

우리 배는 외항에 앵커링을 하고 대기를 해야 했다. 심심해서 후갑판에 나가서 낚싯대를 물 속에 드리웠다. 다른 선원들도 덩달아 낚싯대를 들고 나왔다. 몇분이 지나도 소식이 없었다. 캡틴도 무료했든지 나를 찾아와 와인을 한잔 달라고 했다. 평소에 그는 술을 거의 하지 않는 사람이었다. 릴이 달린 낚싯대를 후미갑판 가드레일에 걸쳐 놓고 방에 들어가 와인병을 캡틴에게 전해 주고 나왔더니 내 낚싯대가 보이지 않았다. 주위에 낚시하는 사람들도 다 들어가고 한 두명만 남았는 데 그들에게 물어봐도 모르겠다고 했다. 아마 다른 사람이 치웠을 것이라고 생각했으나 나중에 물어봐도 아무도 치운 사람은 없었다.

생각컨대 헤밍웨이가 쓴 '노인과 바다'에 나오는 큰 놈이 끌고 물 속으로 들어간 게 분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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