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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은 없는데 사고 싶은 건 너무 많아

부린이의 패닝바잉기 6편

by 글쓰는 워커비

결국 생애 처음으로 임장을 떠났습니다.


조건은 6억미만, 20평대, 역세권, 계단식, 강남/여의도 접근성 높은 곳이 최소한이었습니다. 서울, 경기중 3군데를 후보군으로 놓고 임장을 다녀왔습니다.


1. 중랑구 사가정역 면목용마금호타운


먼저, 살펴본 곳은 중랑구였습니다. 일단, 서울의 아파트를 사고 싶은 마음이 컸으니, 흔히들 말하는 노도강, 금관구 등을 알아보는것이 순서였겠으나, 이미 많이 올라서 6억을 초과하기도 했고 무엇보다 당시에는 이직을 염두에 두고 있어서 추후 직장을 잡는다면 강남접근성이 좋아야한다는 생각에 강남에서 가까운 중랑구를 골랐습니다.


중랑구는 7호선이 종으로 통과하는데, 7호선을 타고 강남을 지나면서 1번 갈아타면 충분히 강남 어디든 출퇴근을 생각해볼 수 있었습니다. 특히 앞에서 이야기했던 친구 중 하나도 중랑구에 집을 샀다고하여, 중랑구라는 지역에 대해서 쉽게 접근할 수 있었습니다.


이외에도 유년기부터 현재까지 송파구에서만 살아서 서울의 동쪽을 벗어나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 컸습니다. 가능하다면 송파, 강동, 광진, 성동 등으로 가길 원했지만 이미 언급된 지역들은 대부분은 10억대에 육박하는 가격대를 보이고 있어 쉽지 않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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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첫번째 임장지로 면목동의 면목용마금호타운을 찾았습니다. 찾을 당시 9월이었고, 신고가 6억 2천을 기록하던 시기였어서 6억에 딱 맞춘 매물도 올라와 있던터라 5억 9천9백에 맞춰주면 원하는 조건에 들어갈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무엇보다 20평대를 보고있던 저에게 30평이라고 딱떨어지는 숫자는 상당히 매력적이기도 했습니다. 또, 사가정역까지 충분히 걸어갈만하고 주변에 상가도 커서 다닐만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는데요. 직접 임장을 가보니 느껴지는 것은 꽤나 가파르다는 것이었습니다. 용마산을 끼고 있어서 인근 아파트들은 오르막이 심하고, 이때문에 역근처까지는 가야 평지를 구경할 수 있어서 출퇴근이 꽤나 스트레스 겪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죠.


그리고 일단 여전히 중랑구는 낯선 느낌을 지울 수는 없었습니다. 살지 않은곳으로 이사가는데 있어 이런 어려움을 극복해야겠지만, 쉽지 않다고 느껴지는 것은 어쩔 수 없었죠. 이곳으로만 3번을 임장갔지만, 결정적으로 이곳으로 확정하지 못한 것은 조건의 문제였습니다.


임장을 마치고 가격을 알아보는데 당연히 신고가를 6억 2천 기록한 상황에서 좀처럼 6억미만으로 매도를 하려는 사람들은 없었습니다. 지나고 보면, 그 가격이 최저가였으니, 그럴만도 했죠. 사실 세대수가 몇천세대 수준으로 올라가면 충분히 저가매물을 찾기 쉬웠을텐데 그러하질 못했습니다. 더 기다리다간 다른 매물도 놓칠것같아 시선을 재빠르게 경기 남부로 돌렸습니다.


무엇보다 서울의 다른 좋은 5억대 집이 있지 않을까라는 반문이 있을수도 있지만, 아무리 실거주 집을 구매한다고 하더라도 부동산 가격 조정을 대비하지 않을 수 없었고, 여의도/강남처럼 제가 이직할 수 있는 회사들의 주요 배후지 후보로는 더이상 서울에서 남아있지 않았습니다.


2. 구성남 태평역 삼부아파트


경기남부중 가장 먼저 시선이 멈춘곳은 구성남지역이었습니다. 오랫동안 살던 송파에서 멀지 않기 때문에 심리적으로 안정감을 줄 수 있었고, 강남3구/분당판교 직장을 잡게 된다 생각하면 출퇴근을 용이하게 도전해볼 수 있는 곳들이었기 때문입니다.


구성남은 수인분당선과 8호선이 지나가는데 주로 강남동부, 송파, 강동, 그리고 분당, 용인, 수원까지 통근범위가 용이하게 확대될 수 있는 주요지역이었습니다. 현재하고 있는 금융/IT서비스 직장인으로 출퇴근하기에 어디든 갈 수 있다는 것이 큰 장점입니다.


구성남중에서도 태평역 인근의 삼부아파트를 찾았습니다. 당시만해도 6억 미만 매물들이 여전히 많았기에 보금자리론도 가능하고, 심지어 평지에 지하철역도 매우 가까워 대부분의 조건에 부합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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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성남이 꾸준히 개발되고 있으므로 현재의 낙후된 상황보다 좋아질 것만 남았다고 생각이 들어 이만한 곳이 없었죠. 그리고 대단지를 선호했는데, 이는 추후 매도시에 대규모단지가 회전율이 높아 아파트의 시장가격을 측정하기 좋기 때문입니다. 첫 아파트가 영원히 나의 아파트일것이라고 생각하지 않고 있으므로, 매도하고 나갈 상황도 고려하면 더할나위 없이 좋았습니다.


그러나, 결국 이 아파트 매수도 못하게 되었습니다. 조건상 너무 알맞았기에 매수를 하지 않을 이유가 없는데, 느낌이 안좋았습니다. 특히 모란시장이 멀지 않은데 이곳에서 개고기 도축등을 하고 있으며, 인근으로 과외를 하러 다닌 경험상 이런 분위기를 가까이서 두고 있다는게 감내하기 어려웠습니다.


만약 아무것도 모르는 뜨내기 외지인이었다면 조건만으로도 충분히 납득할 수 있었겠지만, 가까운 지역에서 살면서 직간접적으로 경험해왔던 구성남에서의 기억들이 매수까지 이어지지 못하게 막는 방해물이 되었습니다. 두고두고 아쉬운 선택이 되지 않았을까 합니다.



3. 수지 동천역 죽전벽산아파트


그리고 시선을 돌린 곳은 용인 수지였습니다. 우선 신분당선을 끼고 있어 분당, 판교, 강남으로 일자리를 옮긴다고 했을때 최적의 선택이 될 것이라고 생각했고, 신분당선이 2022년 연장된다면 9호선을 타고 여의도까지 가는게 50분이내까지 줄일 수 있다고 생각하니 충분히 물리적거리상 불리함을 메꿀 수 있다고 생각이 들었습니다.


수지에서도 알려진 성복, 수지구청등이 처음 후보군으로 떠올랐지만, 예산이 부족하거나 예산이 맞으면 역까지 거리가 멀어 마을버스를 타야하는 등 조건이 맞지 않음이 아쉬웠습니다. 특히나 수지구청 현대아파트는 당시에도 30평대를 2억 갭만 있으면 구매 가능하다고하여 고민했지만 실거주가 단기간내 힘들것이라고 생각들어 접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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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는 알아본 곳이 동천역 오리역 사이에 있는 죽전 벽산 아파트 였습니다. 한정거장만 위로 가면 미금역인데, 미금역이 같은 조건으로 대비해서 가격이 5억정도 높았습니다. 두지역 모두 두개 노선의 지하철을 이용할 수 있는데 5억정도 싸다면 충분히 가성비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물론 제일 좋았던 것은 현실적인 가격대였습니다. 3년전에 비하면 100%가 올라버렸지만, 앞으로 오를 것을 생각한다면 100%가 오른 3억이 그리 크게 오르지 않았다고 스스로 합리화하기 좋은 가격이었습니다. 무엇보다 6억미만 보금자리론을 실행할 수 있는 좋은 지역이었다는게 큽니다.


결국 세군데를 순차적으로 보고난 후 집에와서 세번째로 찾아간 죽전벽산아파트를 가는 게 맞겠다고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추석연휴 전날이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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