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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여 백 Oct 24. 2021

시작

회복 일지1

::회복 일지1::

 시작

사진 모사, Date : 2018.8.4. (about 8min)



.일지1 20180804 시작.


 더 이상 그리면 소리라도 지를 것 같아서



도무지 움직이지 않는 마음을 어르고 달래서 겨우 자리에 앉았습니다. 그리고 이왕 할 거 작업 과정도 녹화해서 이후에 참고하자고 스스로를 꼬드겼죠. 그런데 이런, 입양 10년 차인 데스크톱 PC가 힘들어합니다. ‘미안하다. 업그레이드도 못해주고.’ 그래서 녹화는 포기. 그냥 그립니다. 슥슥.


8분 후. 겨우 초벌 스케치만 했는데, 더 이상 그리면 소리라도 지를 것 같아서, 커피 마시러 가자고 서둘러 달랩니다. 그래서 채색은 포기. 그나저나 스트레스받을 땐 달달한 믹스커피가 제일입니다. 뭐 어쨌든 그리긴 그렸으니, 그림을 그리자는 소기의 목적은 달성했다고 스스로를 다독이며 다 마신 커피잔을 씻습니다. ‘됐어. 잘했어’하고 마음의 찝찝함도 씻어냅니다. 그렇게 한 발 내딛습니다.



 

1. 인사드려요! 그리고 뭐 하는 스토리인지 말씀드릴게요!
어서 오세요. 반갑습니다. :D
이렇게 외진 곳까지 찾아와 주셔서 고맙습니다.

새롭게, 이야기를 하나 열어 보려고 합니다.
아직 이야기의 제목도 확실히 정하지는 못했습니다.
한참을 미뤄오던 것이라 일단 시작부터 한 것이거든요.

무엇을 하려는가 하면, 초등학교 때 했던 따라 그리기를 해보려고 합니다.
당시에는 주로 만화를 보고 따라 그렸었는데요, 요번에는 만화든 사진이든
마음이 동하는 것을 따라 그려보려고 합니다. 초심으로 돌아가야 하거든요.

2. 그렇게 하려는 이유
일러스트레이터가 되려고 한 6년 전부터 일과 병행하며 간간히 연습을 해왔습니다.
그런데 2년 전부터 도무지 그림을 그릴 수가 없게 됐습니다.
웬일인지 그림을 그릴 때마다 엄청난 스트레스를 받았거든요.
나중에 돌이켜보니, 좋은 그림을 그려야 한다는 엄격한 생각이 주는 압박감이

초래한 문제라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좋은 그림들 감상하면서 눈은 높아졌는데 오랜 시간 굳었던 손은 따라주질 않으니,
그림을 그릴 때마다 억지로 숙제하는 기분이 들더라고요.
나중에는 스트레스로 몸이 아프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멈췄습니다. 그림 그리는 것을.
돌이켜 보면 어린 시절에는 그림 그리는 일이 행복 그 자체였습니다.

그래서 그 행복을 다시 한번 찾아보겠다고 멀리 떠났던 어른의 길에서 발걸음을

돌이켜 10년 만에 그림의 길로 돌아온 것인데 말이죠.


3. 그래서 결국
작년 말 경부터 이러다가는 그림을 평생 그리지 못하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여전히 그림을 그리고 싶습니다.
그래서 대책을 간구해본 결과가 이 이야기입니다.
이 이야기를 활용해서 그림에 대한 즐거움을 다시 찾고 싶습니다.

4. 이렇게 합니다
회복하기 위해서는 재활 및 치료 과정이 필요하죠.
그래서 아래와 같은 처방전 하에 시작을 하려고 합니다.

- 의무감은 상실한 채로, 그리고 싶을 때 그리세요.
- 순수 창작은 스트레스를 쉽게 유발하니,
  창작 의욕이 식욕과 같아지기 전까진 보고 그리는 것이 좋습니다.
- 잘 그리려 하기보다 즐겁게 그리는 것이 좋습니다. 어차피 잘 그릴 수도 없습니다.
- 그리고 싶은 만큼만 그리세요. 그 자체로 이미 완성입니다. 산다는 사람 없으니 안심하세요.
- 그림에 대한 조언은 귓등으로 들으시고, 응원은 원자 하나까지 마음속 깊이 받아들이세요.
- 지금 하고 있는 것이 치료이고 재활임을 잊지 마세요. 무리하면 치료기간 길어집니다.
- 자유롭게 하고 싶은 대로 하세요. 이 것이 핵심입니다.
- 주의! 딱 한 가지 노력할 것이 있습니다. 포기하지 마세요.

5. 응원해 주세요
위의 처방전에 따라야 하기에 연재는 비정기적으로 할 것입니다. 
지금으로선 솔직히 다음번 연재일이 언제가 될지 모르겠습니다. 
그래서 응원을 부탁드립니다. 이야기를 보시다가 

응원할 마음이 생기신다면 무슨 댓글을 달까 고민하지 마시고,

그저 ‘라이킷’을 눌러서 공감해주세요.
큰 힘이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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