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종聽從 - Gehören.

우리가 가진 아름다움

by 여 백







.청종聽從 - Gehören.

CAM04330_3264_2310.jpg 청종聽從(Gehören) | 2015_0103155045 | Digital Photo | LG-F160K | 3264 x 2310 pixe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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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사진을 찍을 때만큼 남의 말을 잘 듣는 때도 별로 없다. 사진을 찍는 사람의 말에 일사불란하게 그리고 정밀하게 따른다. 머리와 옷깃 그리고 어색한 미소를 정돈하는 와중에도 눈은 지휘자를 놓치지 않는다. 때론 그저 무언의 손짓에도, 찰떡 같이 알맞은 자리와 자세를 찾는다.


그런데 주목할 것은, 그런 청종이 단지 자신을 돋보이기 위한 행동이 아니라는 점이다. '내가' 사진에 잘 나오기만을 바라는 것이 아니라 '모두가' 조화롭게 그 시간의 기억을 남기려는 마음인 것이다. 모두가 화합할 때에 그 시간이 아름답게 담기는 것은 물론이다.


그렇다는 것은, 그러니까 그런 마음으로 듣고 따르는 것은 수동이 아니다. 그것은 적극이고 능동이다. 모두가 아는 것처럼 적극과 능동은 진심일 때 가능하다. 강제는 주체적인 의지를 끌어낼 수 없으니까. 존재의 주체성을 유지한 채로 다른 존재의 언어를 듣는 것, 소통이다. 서로 통하는 일은 조화를 만들어 낸다.


우리는 종종 잊고 있지만, 우리는 애초에 그럴 수 있는 존재이다. 소통하는 존재. 심지어 말을 할 수 없는 대상과도 소통하는 존재. 우리는, 우리가 그런 존재임을 자주 잊고 사는 것처럼 보인다. 그렇다. 우리는, 조화를 이룰 줄 아는 존재다. 그리고 그것이 바로 우리가 가진 아름다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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