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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파랑 Apr 25. 2018

여행 준비

<100일 글쓰기 98/100>

주말에 여행을 간다. 작년 추석 때 방문했던 홍콩 이후로는 처음으로 여권 들고 떠나는 여행이다. 목적지는 '교토'. 몇 주 전 점심시간에 팀원들과 도시락을 먹다 근로자의 날 쉬는 것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다 갑자기 스카이스캐너를 훑고 급하게 결정한 거였다. 속된 말로 스트레스성 '시발 비용'이라고 하는 그런 류의 여행이다.

일에 치이다 보니 정신없이 시간이 갔다. 몇 번 가봤다고 안심하기에는 여전히 낯설고 간헐적인 기억 또한 흐릿하다. 아예 곧장 교토로 들어가 본 적도 없는 터라 어떻게 가는 게 효율적일지도 생각해본 적이 없다. 고민만 쌓인 상태에서 얼레벌레 시간이 흐르고 며칠 후면 출국이다. 발등에 불이 떨어졌는데 일에도 불이 떨어졌고, 큰일났다 싶던 차에 텀블벅에서 펀딩했던 교토 여행 에세이 책을 배송받은 게 생각났다. 하루 이틀 치 출퇴근이면 넉넉히 읽을 수 있는 딱 좋은 분량의 책.

<500일의 썸머>를 좋아한다는 작가분의 교토 발자취를 읽어내다 보니 간사이 공항에서 교토로 들어가는 좋은 방법도 알 수 있었고, 여행객들의 발길이 잘 닿지 않을 법한 카페도 여럿 알 수 있었다. 가보고 싶은 서점과 편집숍이 생겼고, 조금 더 유심히 이전과는 다른 관점에서 살펴야 할 스팟들도 생겼다. 여행에 관한 소스를 다각도로 얻기에 그보다 좋은 게 있을까. 맥락이 필요 없는 '정보'들이야 몇 개의 키워드로 검색해서 더 찾아보면 될 일이다.


새삼스럽게 와아, 하고 감탄했던 지점은 따로 있다. 자신의 생각과 감정을 전달함에 있어서 독자가 공감할 수 있는 적당한 수사와 적당한 수준의 설명을 한다는 점이었다. 혼자 쓰되 혼자 읽을 글이 아니라는 지점에서 밸런스 조절에 성공한 글이다.

어제 만난 K는 '너도 글 열심히 써. 그런 거.'라고 심각하게 얘기를 했다. 쓰고 싶다고 다 쓸 수 있나, 하며 속으로 툴툴거렸지만 신경 써서 노력하고 가다듬고 싶은 마음이야 항상 한켠에 갖고 있었으니. 100일의 여정은 이제 겨우 2일을 남기고 있다. 그와는 별개로 이번 여행에서는 메모를 좀 많이 해볼 수 있지 않을까 라고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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