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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의 해를 지고 힘차게 나아갈 힘

by 가브리엘의오보에

오늘, 나는 집에 대해 생각했다. 집은 내가 정의하기로 몸과 마음이 쉴 수 있는 공간이다. 밖에서의 업무와 대인관계는 피로를 쌓게 한다. 그래서 적어도 집에서는 서로를 존중하고, 휴식을 방해하지 않기를 바란다. 나는 이를 이상적인 균형으로 여긴다. 밖에서는 경쟁과 투쟁, 안에서는 쉼과 재충전. 하지만 이 이상은 누구나 꿈꾸지만, 실제로는 실현하기 쉽지 않다.


현실은 고단하다. 스트레스는 문턱을 넘어 집까지 따라오고, 머릿속에서 끊임없이 맴돈다. 심지어 혼자 살더라도, 집이라는 공간은 진정한 휴식처가 되지 못할 때가 있다. 나이를 불문하고 모든 분야에 능숙할 수 없기 때문이다. 때로는 스트레스를 해소하고 싶어도, 방법조차 모를 때가 있다.


그래서일까? 많은 사람들이 반려동물을 통해 위안을 얻는다는 점은 새삼 놀라웠다. 말 한마디 없는 동물에게 사람은 자신의 마음을 열고, 위로받고자 한다. 현관을 열면 꼬리를 흔드는 강아지, 다리에 몸을 비비는 고양이의 행동은 밖에서 지고 온 스트레스에서 생각을 이탈하게 돕는다. 그들이 줄 수 있는 위로는 언어가 아닌 행동과 존재 자체에서 비롯된다. 어쩌면 반려동물은 우리가 추구하지만 쉽게 만나기 어려운 편견 없고, 거절하지 않으며, 언제나 같은 태도로 반겨주는 존재의 이상형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사람 간의 관계는 이처럼 간단하지 않다. 마음에 드는 사람과 함께하고 싶다는 절박한 바람은 인간이라면 누구나 느끼는 것이다. 그러나 이는 종종 관계의 약점이 되기도 한다. 서로 다른 기대와 현실, 소유와 집착, 자아와의 갈등이 관계를 복잡하게 만든다. 그럼에도 이 바람은 부정할 수 없는 인간의 본질이자 사회라는 구조를 유지시키는 동력일 것이다.


문제는 이런 복잡한 관계와 감정을 어떻게 다루느냐다. 나는 일기를 통해 스스로를 이해하고자 했지만, 전통적인 방식은 나에게 맞지 않았다. 단순히 토해내는 일방적인 기록은 위로가 되지 않았다. 그래서 생각했다. 일기를 마인드맵처럼, 브레인스토밍 방식으로 쓰면 어떨까?


이 방법은 전통적인 일기의 선형적 기록 방식에서 벗어나, 생각나는 대로 적고 연결을 만들어가는 과정을 허용한다. 이는 나에게 자유로움과 창의성을 선사할 것이다. 감정과 생각을 시각적으로 표현하고, 문제의 원인을 구체적으로 탐구하며, 재구성과 정리를 통해 해결책을 발견할 수 있는 가능성을 열어준다.


이번 생각에서 나는 비록 원하는 결론에 도달하지는 못했지만 새로운 가능성은 발견했다. 마인드맵 식 일기, 관계의 복잡성을 이해하려는 노력, 그리고 사람과 반려동물이 주는 위로의 형태까지. 모든 것이 실마리가 될 수 있었다. 내가 직면한 문제들을 해결하지는 못했지만, 적어도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지에 대한 힌트를 얻은 셈이다.


오늘의 생각은 스스로와의 진솔한 탐구를 이어가는 여정의 한 부분일 것이다. 어쩌면 정답은 없다. 그러나 오늘처럼 질문하고 탐구하며, 가능성을 발견하는 과정이야말로, 내일의 해를 등지고 힘차게 나아갈 수 있는 원동력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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