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nga Howard, Unsplash
우리가 피로를 느끼는 이유는 비단 일 때문 만은 아니다. 매일 주어지는 24시간 동안 우리가 한 모든 소모적 행동이 그 원인이다. 정신적인 일, 즉, 머리를 쓰는 일 역시 칼로리를 소비한다는 것은 많은 연구를 통해 밝혀졌다.
인간은 자신에게 다가온 위험을 회피한다. 이는 리처드 도킨스의 유명한 저서 ‘이기적 유전자’에는 인간의 형성에 근본인 유전자가 매우 이기적이라 주장한다. 자신을 지키기 위해 육체를 사용하고 판단 방식에도 영향을 미친다고 했다. 그러한 이기성이 위험을 회피하려 하는 생각과 행동으로 이어지는 것은, 적어도 그의 주장 내에서는 당연한 반응이다.
피로는 위험이다. 피로가 질환의 원인임을 자각하기도 전에 우리는 알고 있다. 쉬고 싶다는 생각이 정신 전반을 지배한다. 피로라는 위험을 회피하는 방식은 휴식이다. 하지만, 피로를 자각하면서도, 우리는 소모적 행동을 한다. 1주일의 70% 이상을 사람 만나기, 음주, 간혹 가무에 보내면서도, 아침에 일어나기 힘들어 머리를 베개에 대고 접착된 것처럼 허리를 못 펴는 한이 있어도, 오늘 저녁의 만남에 참가한다.
지난번 모임에 나가지 못해 이번엔 가야 해,
상사가 오라고 한 자리인데 빠질 수 없어,
오래간만에 만나는 거야, 한 2년 만인가?
우리의 소모적 행동의 원인이 외부에 있다고 말하는 것 역시 위험 회피적 반응이라고 생각한다. 퇴근 후 쉬지 않고 만남의 장으로 나가는, 자신도 이해할 수 없는 행동에 대한 변명. 외부의 질타가 없어도 미리 그렇게 이야기한다. 불가항력이라고.
하지만, 신기한 것은, 인간은 스스로 결정을 하지 않으면 행동하지 않는다.
외부의 위협, 유도, 달콤한 결과 등 우리의 행동에 영향을 미치는 외부적 요소가 있더라도, ‘그래, 가자!’하는 결정이 없으면 우리는 나가지 않는다. 신기하지 않나? 이런 이야기를 하는 나도, 스스로를 이렇게 설득한 적이 많다.
상사가 한 말만 아니라면,
오래간만에 만나는 것만 아니어도 등등.
하지만 그런 외부의 소식(?)은 단지 의사결정할 거리를 제공할 뿐이다.
그러니, 우리는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해, 피로를 풀기 위해, 나가지 않고 쉬는 결정을 내리면 적어도 내일 아침은 조금 나을 것이다. 이미 누적된 피로에 하룻밤의 휴식이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 하더라도, 아침에 눈이 떠지지 않고 더 자고 싶더라도, 피로가 풀릴 때까지 쉬겠다는 결정을 계속한다.
미안, 쉬어야겠어. 연일 달렸거든.
당당하게 말해라. 상대가 아무리 친한 친구이고 1주일에 5일 이상 붙어 있더라도 너의 몸 상태는 네가 잘 안다. 그러니, 초롱한 눈빛으로 그리운 이들을 만나고, 대접할 기회를 처리하려면 이렇게 결정하는 것이 옳다. 당분간 쉬어야겠어. 아침에 쉽게 일어나도록, 아침을 상쾌하게 맞이하도록.
너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일까?
자유주의 사회에서는 스스로 먹을 것은 스스로 마련해야 한다. 자유기 때문이다. 누군가가 주지 않고 스스로 마련하는 것 역시 자유의 범위에 들어갔다. 정부의 일을 하든, 사업을 하든, 신분제 사회에서 벗어나며 누구나 할 수 있게 됐다. 일을 하지 않을 자유도 있다. 자유주의는 자신의 결정에 대해 스스로 책임을 지도록 하고 있다. 자유로운 선택의 결과는 내가 해결할 책임이다. 자유로운 만큼 책임도 무거워진다. 그러니, 이런 사회에서 살아가기 위해 우리는 생산적인 행동에 가치를 두어야 한다. 그런 생산적인 활동이 생산 후의 시간을 결정한다.
예를 들면,
예전 양반들이 먹던 후식을 이젠 양반이 아니라도 먹을 수 있다.
궁중요리 레시피를 볼 수 있고 그대로 조리할 수 있다.
더운물에 목욕을 하고, 포근하고 질 좋은 요에 몸을 눕혀 잠들 수 있다.
미쉐린 3 스타 레스토랑에서 다이닝을 즐길 수 있다.
조명 휘황한 클럽에서 하룻밤의 춤사위에 심장을 울리는 드럼에 몸을 맡길 수 있다.,
승용차를 구입해 자가운전을 할 수 있다.
호텔에서 클럽에서 카페에서 음식점에서 백화점에서 누군가의 접대를 받는 것도 가능하다.
대가와 결과가 명확하니, 너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생활을 영위한 자금을 버는 것이다. 가능한 많이 버는 것이 좋겠지. 그럼 더 빠르게 저축액을 달성해 내 집을 마련할 수 있겠지. 가끔 사치를 부리며 나를 칭찬할 수 있겠지. 이것이 소모적 행동을 결정하기보다 생산적 행동을 결정하는 것이 너에게 가장 중요한 이유다.
너는 어떻게 생각하니?
친구는 중요하다.
모임도 중요하다.
접대 역시 중요하다.
간간히 술로 피로를 풀 수도 있다.
지금의 너의 결정을 지지한다. 또한, 그 불가피성도 이해한다. 그래서 이런 이야기를 강조하는 것이다. 그 상황을 겪었기 때문에 이런 말을 제안하는 것이다.
너의 모든 행동은 네가 결정하지 않으면 일어나지 않는다는 것을.
너의 모든 말은 네가 결정하지 않으면 입 밖으로 나오지 않는다는 것을.
그러므로, 현명하게 결정하라는 조언을 네게 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