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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uzzle #10. 검색의 묘미

by 가브리엘의오보에

현실을 기반으로 한 가상의 이야기.

그건 언제나 나를 검색으로 이끈다.


작품 속에 등장하는 인물은 훨씬 더 매력적으로 그려진다.

영화나 소설 속 ‘그’는, 검색 결과에 뜬 실제 그 사람보다 훨씬 흥미롭다.

하지만 바로 그 차이가, 나를 진짜 현실로 끌고 간다.


‘그의 실제는 무엇일까?’

‘몇 줄 남겨진 기록에서 어떻게 이런 대사를 상상했을까?’


작가는 단편적인 정보를 모아, 마치 유전자를 편집하듯 한 인물을 새롭게 만든다.

상상력은 기록의 빈틈을 메우며, 실제보다 더 살아 있는 존재를 창조해 낸다.

그리고 나는, 그 과정을 따라가며 검색이라는 길을 걷는다.




영화를 보다 궁금해지고,

책을 읽다 말고 휴대폰을 집어 든다.


궁금함은 참는 게 아니다.

검색은 나에게 ‘지금’의 궁금증을 ‘즉시’ 해결할 수 있게 해주는 통로다.


물론 요즘은 AI가 깔끔하게 정리된 요약본을 내놓기도 한다.

하지만 나는 여전히 원문을 뒤지고, 출처를 비교하고,

진짜와 가짜의 경계를 스스로 가늠하고 싶다.


수천수만 대의 서버가 단말기 하나로 연결되고,

나는 그 위에 축적된 지식의 흔적을 따라간다.

검색 엔진이란 결국, 사람들이 궁금해하는 모든 것의 총합이니까.

그 집합을 내가 지금, 내 손끝으로 탐험하는 것이다.




나는 자주 검색한다.

레시피부터, 한 사람의 생애, 특정 용어,

때로는 내가 살고 싶은 집의 구조까지.


그 안에서 나는 A는 B라는 단순한 답을 원한다.

1초 후의 미래도 예측할 수 없는 불확실한 세상에서

검색은 내 불안을 잠시 덜어주는 진정제 같은 존재다.


물론 검색은 만병통치약이 아니다.

기록된 정보를 긁어다 보여줄 뿐이다.

과장된 콘텐츠, 출처 없는 인용, 클릭을 유도하는 헤드라인…

검색은 진실과 가까워지기 위한 도구일 뿐, 진실 그 자체는 아니다.


그러니까 우리는 계속 비교하고, 거르고, 의심해야 한다.

그 과정을 기꺼이 감수할 때 비로소,

검색은 ‘탐색’이 된다.




그래서 나는,

오늘도 검색한다.

궁금함을 견디지 않고,

그 손끝의 모험을 즐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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