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아이는 짜장면이 싫다고 하셨어

야이야이야

by FONDOF

2025년 8월, 42개월








42개월,

이 시기는 낮잠을 자는 아이,

더 이상 낮잠을 자지 않는 아이로 나뉘기 시작한다.


일정 시기가 오면 반드시 끊어내야 하는 것,

하지만 막상 아이 보다 부모가 더 끊기 어려워하는 것.

쪽쪽이가 그랬고 그다음은 기저귀였다,

그리고 지금은 [낮잠]이라는 강을 건너는 중이다.


"쪽쪽이를 못 끊는 아이는 없다, 쪽쪽이를 못 끊는 부모만 있을 뿐."

이라는 우스개 말이 있듯

아이들은 막상 도약의 단계에 다다르면 의외로 간단하게 적응해 버린다.


낮잠도 이제는

어쩌면 아이 보단 나에게 더 중요한 일과가 아닐까 생각하는데

아이가 자는 동안 나도 한숨 돌리며 쉬는 시간이 있어야

밤까지 남은 하루를 또 기분 좋게 잘 보낼 힘을 충전할 수 있기 때문이다.


언제나 변화에 더딘 것은 어른들이라는 생각을 한다.


하지만 아이의 체력은 하루가 다르게 강해지고

밤잠이 점점 늦어지는 걸 경험하면서

이제는 슬슬 낮잠을 줄이다 없앨 때가 다가옴을 느낀다.


그래서 요즘은 삼한사온 혹은 조삼모사처럼

주 3회 정도는 집에서 푸지게 낮잠을 재우고

나머지는 차 안에서 이동 간에 쪽잠을 자거나

아예 낮잠 건너뛰고 저녁 8시 반쯤 밤잠을 들어버리는

과도기를 지나고 있다.






얼마나 피곤하건 아니건 간에

아이는 안 자고 마냥 놀고 싶은 것이 본능인지라

낮잠 자기 싫어서 잔머리를 굴리는 방법도 다양해졌다.



요즘 들어 즐겨 들이대는 레퍼토리가 생겼는데 바로

“엄마, 나 배고파..”

(자매품: 엄마 나 속이 안 좋아)


그 말에 내가 즉각 반응한다는 걸 알아버린 원숭이의 묘략이지만

나는 이제 더 이상 너에게 속지 않지!


"아니야, 너 배고플 리가 없어. 밥도 갈빗살이랑 해서 한 그릇 다 먹고

마가레트도 먹고 꿀호떡도 먹었잖아? 배고프면 고장 난 거야."

나는 네 살 아이의 엄마답게 제법 내공 담긴 모드로 응수한다.


"(찡찡 시동) 키힝..ㅎ ㅏ..나 징챠 배고파..응? 배고파서 못쟈겠어… 엄마 제발..."



기가 막히지만 내 속아준다,


"우리 태은이가 배가 고프구나

그럼 얼른 잠들어서 꿈속 과자나라에 가면 되겠다!

어? 지금 잠들면 과자나라 문이 열린다고 하는데?"


"과자나라? 그게 몬데?"




해서 시작된 상상력놀이.






404C855D-AF99-42A8-A294-659620981AC1.PNG 과자나라 속 과자집



"으응 과자나라에는 온갖 맛있는 것들로만 만들어져 있어!


C94CE9EA-D9CC-4129-A972-8D5B81BC5DFE.PNG 문은 초콜릿이고!


F6A5BF2C-B3C1-43B7-AB5D-AED18DD158FF.PNG 도어벨은 젤리인 거야!




쿡쿡, 아이는 내 팔베개를 배고 품으로 파고들며 신난 웃음을 터뜨린다.

다음 이야기가 궁금해 죽겠다는 듯 귀 기울이고 숨죽여 쿡쿡 웃는다.

'좋았어, 먹혀들었어.'



"그래서 띵동 띵동~ 하고 누르면? 어서오세요오~ 하고 문이 열리는데!


1B3157B4-B521-435F-A641-F6084150F403.PNG 지피티의 기술력


소파는... 모닝빵이고!


4CFD4138-D266-4FE1-92C0-30180746F912.PNG 지피티야, 마시멜로 쿠션 이미지 넣어줘


쿠션은.... 마시멜로인 거야!"




아이는 이제 못 참겠다는 듯 캬하하하!

신나 죽겠다는 듯 웃어제낀다.



1E1B47AE-C3DC-4778-916A-E8C46EB1720C.PNG 지피티야, 솜사탕으로 카페트 그려줘



"그리고 카페트는...? 솜사탕인 거야!"



아이는 엉덩이를 들썩거리며

격앙된 목소리로 얘기한다.

"그러면 나도 하고 싶어!"

으음.. 사다리는.. 마카롱이야!"


8AE44C4B-7FEB-41E0-8B44-E7F2A3AD8B90.PNG 지피티야, 사다리를 마카롱으로 만들어 줄래?


"사다리는 마카롱! 멋지다! 그리고 젓가락은 빼빼로야!"


138C48FE-E9C5-44F8-9B3D-9A93B0C64F55.PNG 빼빼로 젓가락



"좋아! 엄마! 엄마가 또 생각해 봐! 또 얘기해 줘!"



왠지 잠을 더 깨우는 건 아닌가 싶었지만

이제는 나도 같이 신이 나버려서 멈출 수가 없는 지경.



"그리고... 아! 좋은 생각이 났어!

태은이 머리카락은 짜장면이야!"


3950E930-5762-461F-9763-5AFD470AA63B.PNG 짜장면 머리카락, 다시 생각해도 기가 막혔다.


가장 좋아하는 음식이 짜장면인 만큼

분명 엄청 크게 웃고 좋아할 거라 기대했는데 웬걸,

아이는 순식간에 웃음을 거두고 얼굴을 일그러트리더니

정말로 눈물이 뚝뚝 맺혀버렸다.



(당황)





8F953E26-2272-4434-8B16-02CAB16AAC0A.PNG 지피티야, 우리 애가 왜 우는 걸까?




"아 짜장면 아니야아!"


"왜? 짜장면 머리카락 싫어?"


"싫어어! 짜장면 하지마아!"


"...왜? 태은이 짜장면 좋아하잖아!"


"아 사람으로는 장난치지 마!"

.

.

.

.


"아.. 알겠어 미안해, 미안미안~"









#대역죄인

#석고대죄라도올릴까요

#머리카락은짜장면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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