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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진용진 Aug 23. 2020

아빠는 내 마음을 잘 모르잖아

가끔 아이에게 훈육을 할 때가 있다. 사실 훈육이란 단어는 부모 입장을 정당화를 위해 사용되는 단어일 수도 있다. 대부분 아이의 어떤 행동이 부모를 불편하게 하여 혼내는 경우가 많다.


아이를 혼내고 나서 마음이 편한 부모는 없다. 하지만 그 상황을 돌아보면 그냥 내가 편하고 싶어서 그렇게 혼냈던 적도 있었던 것 같다.


며칠 전에 아이가 약속을 지키지 않아, 혼낸 적이 있다. 6살 밖에 되지 않는 아이에게 나는 '넌 정확히 이러이러한 약속을 아빠와 했는데 왜 지키지 않느냐'고 했다. 그럼 아이는 본인 입장에서 왜 그게 약속이 아니었고, 그걸 지킬 수 없었는지 이야기를 한다. 그럼 나는 다시 아이에게 마치 너가 틀렸고, 약속을 우리 둘이 했기 때문에 앞으로 우리 관계를 위해서 꼭 지켜야한다. 이런 식의 주장을 했다.


우리 아이는 갑자기 울기 시작했고, 이렇게 말을했다.


'아빠는 약속을 잘 지키지만, 내 마음을 잘 모르잖아'


나도 모르게 너무 슬퍼졌고, 아이에게 다가가 안을 수 밖에 없었다.


난 내가 사랑하는 아이에게도 이기려 했던 것은 아닐까. 난 우리 아이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겠다고 머리로만 이해하고, 정작 제대로 마음으로 이해하려 했던 적은 없었던 것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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