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너랑 친구가 되고 싶어
대전의 핫한 소제동 거리에서
고양이 한 마리를 만났다
그 녀석은 햇살 좋은 오후
일광욕을 하듯 드러누워
내가 옆에 있든 없든 신경 쓰지 않았다
고양이에게 다가가고 싶은 마음에
어디서 본거는 있어서
손등을 내밀었다
‘나는 너랑 친구가 되고 싶어’
하지만 그 녀석은
거들떠보지도 않았다
손가락으로 앞발을 살짝살짝 건드려보는데
고양이는 움찔거리면서
발을 뒤로 빼다가
곧 귀찮은 듯 드러누워 버렸다
아무 대꾸 없는 녀석을
한참을 바라보았지만
그 녀석의 마음을 빼앗진 못한 채 나는 발걸음을 옮겼다
고양이는 나랑 안 친한 것 같다
그림이라도 맛깔나게 그려보려 했지만
고양이는 친해지는 것도 그림 그리는 것도 어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