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MINO DE SANTIAGO
Virgen del Camino ~ Hospital de Orbigo
+20 Day / 2016.07.24
: 22.5km (Iphone record : 25.70km)
내게 휴식이 되었던 Virgen del Camino 마을을 떠나며.
순례길을 걸으며 고단했던 몸과 마음을 잘 충전할 수 있었고, 성모 마리아에 대한 믿음이 두 배가 되었다.
이틀간 머물렀던 호텔 빌로 파마의 직원이 컵 라면에 뜨거운 물도 부어 주고, 포크도 빌려주고, 얼음도 나눠주는 등. 너무 친절해서 기억에 남았다. 아침에 나오며 이름도 묻고 작별 인사도 하고 사진도 찍고 싶었는데, 아주머니가 바쁘기도 했지만, 내가 너무 유난스러운 게 아닌가 싶어 그만두었다.
오늘도 스페인 하늘은 파랗고, 전깃줄 때문에 파란 오선지로 보인다. 그 위로 낮달이 하얗게 떴다.
걷다 보니 순례자를 위한 간식을 제공하는 봉사자가 보였다.
순례자 여권에 스탬프를 찍고, 방명록을 남겼다.
" Muchas Gracias [무차스 그라시아스]!" : 대단히 감사합니다!
길에서 만났던 사람들을 종종 다시 만나는 일이 잦다.
길을 걷다 보니 전도사님과, 미셀 & 마크 커플을 다시 만났다.
반가움에 잠시 인사를 나누었고 우리는 다시 각자의 길을 걸었다.
잠시 쉴 요량으로 BAR에서 휴식을 취하고 있는데, 한국인 부부(은희& 백섭) 아주머니, 아저씨를 만났다. 두 분 다 인상이 너무 좋으신, 곱게 늙는다는 말이 어울리는 부부였다. 작년에 아저씨 친구 분이 먼저 다녀가셨는데. 너무 좋다는 추천을 받아 아주머니 환갑 기념 여행을 오셨다고 한다. 인터뷰를 영상에 남기지는 못했지만, 두 분 모두 행복하시다고. 하루하루 오늘도 무사히 지나가는 것에 대해 감사하다고. 행복할 때도 있고, 걱정될 때도 있지만 지금까지는 무사히 잘 가고 있어서 좋다고 하셨다.
오늘 머물 Hospital del Orbigo에 도착했다. 인터넷 숙소 예약 어플로 Elcina라는 알베르게를 미리 예약해두었다. 시설 정말 깔끔하고 주인아주머니 & 아저씨가 영어를 못해서 그렇지 숙소는 굉장히 마음에 들었다.
숙소에서 샤워하고 점심을 먹었다. 노곤해진 기분에 마을 산책을 갔는데, 멀리 물가에서 수영하는 아이들이 보였다. 웬일인지 오늘 성당은 모두 문이 닫혀 있었다. 나는 좀 더 걷다가, 유원지 같은 곳에 와서 콜라를 한 잔 마시며 혼잣말을 했다.
" 좋다. 스페인 매력 있다. 매력 있어. (큭큭) "
뜨거운 태양마저 좋아지기 시작한 나는 점점 스페인의 매력에 빠져들었다.
오늘도 부엔 카미노(Buen Camino!)
오늘도 무사히 길을 걷게 해 주셔서,
Muchas Gracias [무차스 그라시아스] : 대단히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