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 페르민(San Fermín) 축제
CAMINO DE SANTIAGO
Larrasoana/Trinidad de Arre
+3 Day / 2016.07.07
: 10.5km (Iphone record : 21.3km)
산 페르민(San Fermín) 축제를 여덟 번이나 참여했다는 '노인과 바다'의 어니스트 헤밍웨이(Ernest Hemingway)는 거리에서 펼쳐지는 엔시 에로(Encierro)와 투우 경기에 깊은 영감을 받고 소설 '태양은 다시 떠오른다(The sun also rises)'를 썼다고 한다. 이에 팜플로나(Pampelune) 시는 그를 기념해 헤밍웨이 동상을 건립하고, 헤밍웨이의 이름을 붙인 거리와 공원을 만들기도 했다고.
우리 일행은 팜플로나(Pampelune) 시내로 가기 위해 버스를 탔다. 시민들 모두 흰색 바탕에 포인트로 붉은색 스카프를 매고 있는 것이 과연 축제답다. 한국에서 월드컵 축제가 열리는 기분이다. 산 페르민(San Fermín) 축제는 특히나 관광객에게 개방적이고 우호적인 것으로도 유명하다고 한다. 그럼, 어디 한번 즐겨볼까?
버스를 타고 얼마 가지 않아 금세 팜플로나(Pampelune)에 도착했다.
도시 곳곳에 축제를 즐기려는 팜플로나 시민과 관광객들의 붉은 물결이 출렁이고 있었다.
축제를 대하는 우리들의 자세랄까. 일단 복장부터 바뀌어야 했다. 우리는 중국인이 운영하는 상점에 들어가 각자 원하는 아이템을 골랐다. 나는 붉은색 스카프를. 휘는 민소매 티셔츠를. 베드로는 반팔 티셔츠와 스카프를 골랐다. 이 정도면, 우리도 이방인이 아닌 축제의 무리에 들어가도 손색이 없을 듯싶다.
거리 곳곳을 행진하는 음악대의 흥겨운 연주 실력과 발걸음이 도심 전체를 들썩거리게 만들었다.
길거리 공연가는 인형극을 선보이며 아이들과 어른들의 시선을 사로잡고 있다.
거리의 화가는 자신의 실력을 유감없이 발휘하고 있었으며, 이를 지켜보는 아이들의 등에는 호기심이 가득 찼다. 혼자 사진 촬영을 하는 사람, 친구들과 수다를 떠는 사람들의 무리 속에 여유로이 앉아있는 아저씨도 보인다. 스페니시들에게는지중해의 뜨거운 태양을 닮은 붉고 진한 피가 흐르는 것만 같다. 그야말로 남녀노소 불문하고 모두가 즐길 수 있는 축제이다.
펍에서는 맥주가 동이 나게 팔려나가고, 인기 좋은 레스토랑은 이미 사람들이 꽉 찼다.
우리도 겨우 자리가 난 레스토랑에 자리를 잡고 축제의 열기와 함께 저녁을 먹었다.
저녁을 먹은 후 투우 경기장을 둘러보러 갔는데. 축제기간에는 매일 아침 여덟 시 엔시 에로(Encierro). 즉, 소몰이에 나왔던 소들이 사육장부터 투우 경기장으로 이동했다가 오후 늦게 투우 경기에 출전한다고 한다. 샹그리아와 각종 술을 들고 투우장을 찾은 시민들 속에서 암표를 파는 사람이 우리에게 흥정을 걸어왔다. 투우 경기를 보고 싶은 마음도 컸지만, 비싼 티켓 비용때문에우리는 경기장에서 투우를 보는 것은 포기하였다.
대신 투우 경기에 나올 소들을 볼 수 있는 기회가 있을 터였다. 바로, 내일. 우리는 팜플로나(Pampelune)를 떠나기 전 엔시 에로(Encierro) 시간에 맞추어 다시 이곳을 찾기로 한 것이다. 좀처럼 식지 않는 축제의 열기 속에 내일을 기약하며 휘와 나는 알베르게로 돌아왔다. 아직 체력이 방전되지 않은 젊은 혈기의 베드로는 좀 더 축제를 즐기겠노라 했다.
과연, 내일 우리는 수많은 인파 속에서 엔시 에로(Encierro)를 잘 감상할 수 있을까?
부엔 까미노(Buen Camin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