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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8. 더블린에서 셀카 렌즈 100개 완판하기

휴대전화 셀카렌즈(셀피 렌즈), ROI 200% 달성

by 드작 Mulgogi

1. 더블린에서 휴대전화 셀카 렌즈 팔기.

아일랜드 어학연수를 떠나기 전 나는 한국의 프레이트 포워더와 선박회사에서 수출입 관련 업무를 10년 넘게 해왔다. 이러한 경력을 바탕으로 아일랜드에서 소규모 장사를 하면 어떨까 고민했다. Job을 구하기 전까지 생활비를 벌 수 있다면 더없이 좋을 테니까.


1) 아이템 Item/타겟층 Targeting 선정

유럽에서 어떤 걸 팔면 좋을까? 서울의 중심거리인 홍대, 종로, 강남 등지를 지날 때면 촉각을 세웠다. 한국의 소비 트렌드를 바탕으로 유럽에서 팔면 잘 팔릴 아이템을 찾기 위해 아이템 선정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우선 원가가 저렴한 핸드메이드 향초와 당시 한국에서 유행하던 여성용 치마 레깅스를 우선적으로 고려했다. 한데 치마 레깅스의 경우, 자신의 몸매를 드러냄에 거리낌 없는 서양인이 굳이 치마 레깅스를 입을 이유는 없을 것 같아서 패스했다. 향초 같은 경우, 아일랜드에도 양키캔들 샵이 있지만 개인적으로 양키 캔들은 향이 너무 자극적이기 때문에 은은하면서 자극이 없는 천연 아로마 향 오일과 소이 왁스를 구매해 내가 직접 캔들을 만들기로 했다.


그런데 이왕 장사를 한다면, 향초만으로는 부족하고. 뭔가 더 탁월한 아이템이 절실했다. 그러던 하루. 강남 지하상가에서 휴대전화 셀카용 광각렌즈를 보곤, "아! 바로 이거구나." 감이 왔다. 당시 시장에 셀카 스틱이 있었지만, 유럽의 여러 박물관이나 미술관에서는 작품 훼손이나 주변 관람객에게 방해가 된다는 이유로. 박물관 내 셀카 스틱 사용을 매우 제한했다는 소식을 들었다. 또한 혼자 여행하는 사람이 파리의 에펠탑이나 유럽의 여러 관광명소에서 기념 촬영을 하기에 셀피 렌즈는 정말 유용한 아이템인 셈이었다. 타겟층은 홀리데이마다 유럽 여행을 꿈꾸는 한국 유학생을 대상으로 정했다.

[ 더블린에서 장사하기 - 휴대전화 셀카 렌즈 (셀피 렌즈) ]


2) 시장 조사 Marketing Research (소비 니즈 Needs & 잠재 수요 Potential demand 파악)

아일랜드 소재 한국인 유학생 커뮤니티(아일랜드 유학생 모임, 이하 아유모)를 게시판을 통해 현지에서 셀카 광각 렌즈 시장의 수요와 공급 상황을 대략 파악했다. 한국의 셀피 렌즈 사진을 올려 유럽 여행 갈 때 필요한 아이템으로 가격을 미리 책정해 올렸는데 반응이 꽤 좋았다.


3) 가격 책정 Pricing (판매 가격/ 원가 및 물류비용 (Selling/Net Rate) 분석)

우선 국내 도소매 업체 중 최저가 업체에 컨텍하여 소매가격으로 100개 물량을 선 구매했다. 당시 셀피 렌즈 시장 단가 KRW 10,000이었고, 30개 이상 구매 시 소매가격으로 떨어져 KRW 5,170 거의 반값에 구매할 수 있었다. 국제택배 배송료와 수익률을 고려해 판매 가격 SELLING RATE은 EUR15로 책정했는데. 유학생들 사이에서는 다소 비싸다는 반응도 있었지만. 셀피 렌즈가 막 시판될 당시라서 수요에 비해 공급이 전혀 없는 상황이라 이 가격에 구매할 만하다는 반응도 많았다. 아마존에서도 훨씬 저렴한 가격에 셀피 렌즈를 살 수 있었지만, 제품의 대미지를 보장해주지 않고 배송일도 오래 걸린다는 단점이 있었다. 반면 나는 주문 즉시 당일 전달. FACE TO FACE로 직거래라는 장점을 어필했으며. 추후 수요와 공급 양에 따라 EUR15에서 EUR 10. 마지막 물량이 남았을 땐 EUR 7까지 가격을 내리기도 했다.


4) 유통 Place/ 홍보 Public Relations

제품 홍보와 판매 역시 한국인 유학생 커뮤니티 아유모 게시판을 활용했고, 어학원 클래스 메이트 Class mate에게 직접 홍보해 판매하기도 했다. 아유모 게시판에 <셀카 판매> 게시물을 작성하면 고객들이 덧글이나 카톡 메시지로 거래 요청을 해왔다. 거래 장소는 트리니티 컬리지나 스파이어, 그라프튼 스트리트 등. 더블린 중심가에서 주로 직거래로 이루어졌다. 한국 유학생뿐 아니라 외국인 유학생에게도 홍보가 필요할 것으로 보여 영문판 셀피 렌즈 광고 안을 기획하기도 했고, 실제로 외국인 유학생에게도 인기가 좋았다.


성과는 초기 물량 100개 완판과 함께 ROI 200% 달성. 초기 물량 판매 후, 더 많은 물량을 판매하고 싶은 욕심도 많았지만. 1년 이란 시간은 그리 길지 않았다. 아일랜드 생활 초기에는 의식주 해결이 가장 시급했고, 집을 구한 후엔 바로 Job을 구하랴 이리저리 뛰어다니느라 추가 판매는 하지 못했다.


셀피 렌즈 100개 판매. 사실 거창할 것 없고 푼돈이라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대학에서 경영학을 전공하고 10년 동안 포워더와 선박회사에서의 해상 항공 수출입에 대한 경력을 살려 돈을 벌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해외 시장과 잠재 고객의 니즈 Needs를 파악하고 해외 판매에 도전했다는 것에 자신감과 자부심을 동시에 얻기도 했다. 이제 평생직장은 어디에도 없다. 라면 가게를 하더라도 내 장사를 하라는 말이 괜히 있는 게 아니듯, 장기적으로 자신만의 비즈니스를 계획하고 살아가는 게 답이라 생각한다. 나 또한 앞으로도 신박한 아이템이 있다면 무역으로 돈을 벌고 싶기 때문이다.


SALES : 해외 시장에서 판매 영업

기간 : 2015년 3월 ~ 2015년 6월

장소 : 아일랜드, 더블린
아이템 : 휴대전화 셀카용 광각 렌즈 (셀피 렌즈)

성과 : 초기 물량 100개 완판, ROI 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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