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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 워크맨클럽, 스쿨 파티 다국적 친구들과 건배!

by 드작 Mulgogi

오늘은 신입생을 위해 어학에서 마련한 공식적인 스쿨 파티가 열리는 날이다.

장소는 뤼피강가 바로 앞에 있는 워크맨 클럽으로 어학원에서 그리 멀지 않다.


수업 시간이 끝나자 같은 반 친구들은 다들 "오늘 스쿨 파티에 갈 거냐?" "몇 시에 갈 거냐?"라는 화두를 모으고 있었다. 나는 스쿨 파티에 큰 기대는 없었지만 처음으로 클래스 메이트들과 술자리를 갖는 거라 친목을 도모하기 좋을 거라 생각했다.


방과 후 집에 가서 조금 쉬었다가 워크맨 클럽으로 향했다.


도착하니 클래스 메이트들 모두 한 손에 파인트 잔에 맥주가 들려 있고, 나도 당연히 아일랜드 하면 기네스니까 기네스 한 잔을 시켰다. 워크맨 클럽은 한쪽은 오크통을 뒤집어 테이블로 사용하는 전형적인 아이리시 펍 형태였고, 반대쪽은 음악이 쿵쾅쿵쾅 시끄럽게 흘러나와 자연스레 누구든 달큰하게 취해 춤을 출 수 있는 공간도 있었다.


몇 달 후, 워크맨 클럽에 혼자 다시 찾게 된 계기가 있었는데 이건 추후 '민달팽이의 위로' 라는 챕터에서 다시 언급하기로 한다. 여하튼 나는 조용한 펍 쪽에서 일본인, 브라질 친구들과 수업시간에 나누지 못했던 이야기를 나누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그러다 퇴근 후 동료와 술 한잔하러 들렀다는 체코 친구와 인도 친구 둘이 물 흐르듯 자연스레 우리의 무리에 합류해 어우러졌다.


그들은 IT회사에 다닌다고 했다. 아일랜드가 외국 기업에 법인세를 파격적으로 감면해준다고 했던 정책을 펼쳐서 페이스북과 구글의 유럽 본사가 아일랜드에 위치한다고 나는 들었던 게 생각났다. 나는 그들에게 회사가 구글 혹은 페이스북이냐고 물었고, 그들은 웃으면서 아니라고 답했다.


아일랜드에 와서 다국적 친구들을 만나게 되긴 했지만, 어학원에서도 중국, 일본, 대만, 브라질, 멕시코, 이탈리아 친구들만 클래스메이트로 두어서 체코와 인도 친구들은 처음 알게 되어서 반가웠다. 그들 중 체코 친구가 1년 간의 더블린 생활을 마치고, 회사와의 계약이 종료되어 다음주면 체코로 돌아간다고 했다. 그래서 송별회겸 워크맨클럽에 왔다는 것이다.


여느 펍에서 외국인 친구를 사귈 때 그러하듯, 우리의 첫 대화는 서로 무슨 일을 하는지 어느 나라에서 왔는지로부터 시작되었다. 이윽고 각 나라의 언어로 ‘건배’는 무엇인지에 대하여 한국은 ‘건배’ 일본은 ‘건빠이’ 브라질은 ‘싸우 짐’ 체코는 ‘나 즈드라비’ 라며 각 나라의 언어로 건배에 대해 얘길 나누며 즐겁게 여러 번 잔을 쾅쾅 부딪쳤다.


우린 모두 각 나라별 각기 다른 언어로 '건배'를 계속해 외치며 즐겁고 유머러스한 분위기로 친밀함을 더해갔다. 참, 신기하고 재밌었다. 각자 나라도 언어도 다르지만 이렇게 잔을 부딪치며 서로 친구가 될 수 있다는 건 만국 공통의 언어 같았기 때문이다.


짠- 건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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