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미노 데 산티아고 CAMINO DE SANTIAGO
사리아(Sarria) ~ 포르토 마린(Portomain)
+27 Day / 2016.07.31
: 23.30km (Iphone record : 30.60km)
아침, 출발하기에 앞서 산티아고의 길 중에서도 이곳 사리아 Sarria를 다녀간 수많은 순례자들의 다양한 국적과 언어로 장식된 팻말이 눈에 띈다. 태극기를 바탕으로 한 '환영합니다'라는 한글도 중앙에 보인다. 뿌듯함에 그냥 지나칠 수 없어 찰칵, 기념사진을 찍었다.
가다 보니 잘생긴 조랑말이 있길래 기념사진을 찍으려고 하는데. 말이 푸 두두 거리며 움직여 깜짝 놀랐다.
오늘은 날씨가 다소 흐리고, 비도 올 기세.
이런 날은 뜨끈뜨끈한 국물 음식이 당기기 마련인데,
글쎄 오늘 일정에 한국 라면, 김치, 햇반까지 파는 곳 있다고 하여 기대 중이다.
한글로 '김치랑 밥, 속도 마음도 따뜻하게'라는 문구를 붙여둔 매점 같은 곳에서 점심을 먹기로 한다.
흐린 날 따끈한 국물이 당기는 날. 한국인은 역시 밥, 김치, 라면만 있으면 망고 땡!
그런데 외국인 순례자들도 컵라면과 김치를 먹는 모습이 많이 포착된다.
아침에 태극기 바탕의 한글 팻말도 그렇고, 산티아고의 길 중간에 이렇게 김치와 라면을 떡하니 파는 것도 그렇고, 얼마나 많은 한국인들이 순례길을 찾는지 알 수 있다. 그만큼 순례길에서 한국인을 만나는 일은 심심치 않다. 스페인과 한국이 굉장히 가깝고도 친밀하게 느껴진다.
주인아주머니 아저씨와도 기념으로 사진을 남겼다.
점심을 든든히 먹고 다시 길을 나서는데, 어라 이 꽃은?
한 번 보고, 두 번 보고. 자꾸만 봐도... 무궁화였다. 오늘 산티아고의 길은 '한국 스페셜' 이란 기분이 든다.
기분 좋게 한걸음 한걸음 걷다 보니,
어느덧 카미노 데 콤포스텔라까지 100km 남았다는 이정표가 눈에 들어온다.
대부분의 순례자들은 100km 지점에서 기념사진을 찍는다. 나 역시, 찍지 않을 수 없다.
산티아고의 길 27일 차 800km 중 700km를 지나왔고, 이제 100km만 남겨두고 있다니.
시간이 정말 빠르게 흐르고, 지난 한 달여간의 고생과 감동이 주마등처럼 촤르르 흐른다.
드디어 포르토 마린 마을이 눈에 들어온다. 마을에 도착할 즈음, 날이 맑아지고 하늘에 뭉게구름이 두둥실 떠 있다. 포르토 마린 Portomarin 마을은 예전에 물속에 잠겼다가, 1960년에 주민들을 위해 재건된 마을이라고 한다.
특히 중세 때 중요한 마을이었다는, 포르토 마린에는 산 니콜라스 성당이 있다.
여느 때와 다름없이 숙소에 짐을 풀고, 마을 구경 겸 성당을 둘러보고 먹거리를 사서 호스텔에 돌아왔다.
오늘 머물 호스텔은 마을 초입에 있어 사람이 별로 없고,
포르토 마린 Portomarin 마을의 전망이 한눈에 보여 편안히 머물 수 있는 곳이었다.
포르토 마린의 전망과 함께,
오늘도 부엔 카미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