뽈보와 물아일체가 되다.
카미노 데 산티아고 CAMINO DE SANTIAGO
팔라스 델 라이(Palas del Rei) ~ 리 바디 소(Ribadiso da Baixo)
+29 Day / 2016.08.02
: 26.10km (Iphone record : 31.50km)
오늘 스페인 하늘 약간 흐림.
오늘도 어김없이 힘차게 내딛는 발걸음.
며칠 전 만났던 미국 캔자스 시티에서 왔다는 인상 좋은 아주머니와 아저씨를 다시 만났다. 바 Bar에서 간식과 커피를 한 잔 하고. 나와 휘는 인상 좋은 이들 부부와 기념사진을 찍었다. 이제 이틀 후면 산티아고 대 성당에 도착할 예정이기 때문에. 얼마 남지 않은 산티아고의 길 위에 만난 한 명 한 명이 너무도 소중하다.
산타 마리아 성당에서 아저씨가 한국말로 인사하며 설명을 해주신 게 인상적이었다.
멜리데 Melide에 가면 꼭 뽈보 Polvo(문어) 요리를 먹어보라던, 먼저 걸은 순례자들과 산티아고 커뮤니티에서 소문이 자자했던 그 멜리데 마을에 도착했다. 멜리데 Melide 문어의 맛은 정말 일품. 너무 맛있어서 입에서 녹아 없어지는 기분이다. 거기다 맥주와 함께 하니. 지금도 군침이 돈다. 이렇게 멜리데 뽈보와 물아일체되었다.
스페인 전통 음식 뽈보 Polvo(문어) 요리의 특징은 삶은 문어 위에 한국의 고춧가루를 섞은 소스를 뿌려주는데, 빵과 곁들이면 한 끼 식사 대용으로 뚝딱이다. 살이 탱탱 터지면서 입안에 퍼지는 그 맛이란...
유로 지폐에 나오는 이 성당은 유명해서, 다들 입구에서 이렇게 기념사진을 찍는다. 한국에서 퇴계 이황이나 세종대왕, 신사임당이 지폐에 그려진 것과 같은 것인데. 정확히 몇 유로짜리 지폐였는지 기억이 나질 않는다.
또 다른 마을의 또 다른 성당을 지나쳐 다시 산 길을 걷는다. 걷다 보니 누군가 덩그러니 잘린 나무의 밑동과 바위와 나무 여기저기에 스프레이 페인트로 하트를 그려 놓았다. 사랑, 하트는 언제 어디서 봐도 참 좋은 것.
아침엔 다소 흐렸지만 차츰 맑아져서, 청명한 가을 하늘 같은 기분이다.
오늘 26km가량, 아이폰 어플로는 30km가량 걸었는데. 이상하게도 걸은 거리에 비해 시간이 빨리 갔다. 오후 3시가 넘어 리아디 소에 도착했고, 미펠이란 알베르게에서 머물 예정이다. 베드 버그에 당한 이후로 숙소는 모두 어플로 미리 부킹 하였더니, 숙소 퀄리티가 깨끗하고 좋다.
멜리데에서 뽈보(문어)를 먹은 탓에 배가 그리 고프지 않았다.
휘와 순례자 메뉴 하나로 클라라 맥주를 마시며 오후 시간을 즐겼다.
민찬 & 민 채네 가족은 리아디 소 전 마을에 머문다며, 그 마을에 개울이 있어 좋다고 연락을 주셨다.
오늘도 무사한 하루, 감사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