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티아고대성당 도착
카미노 데 산티아고 CAMINO DE SANTIAGO
오 페드로 조(O Pedruzo) ~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 (Santiago de Compostela)
+31 day / 2016.08.04
: 23.50km (Iphone record : 25.10km)
오늘은 드디어 #산티아고대성당 이 있는 #산티아고데콤포스텔라 (Santiago de Compostela)에 도착하는 날이다. 이제 산티아고 대성당까지 19.30km를 남겨두고 있다. 지난 750km 여정에 비하면 19.30km 라니. 아침부터 비도 추적추적 내리고 날이 흐리지만, 발걸음이 가볍게 느껴진다.8월이지만 비가 오니 제법 쌀쌀한 날씨다. 마치 한국의 초가을 날씨와 같다. 길가에 떠어진 아기 나뭇잎을 주워 들고 이 길을 오래도록 기억한다.
빗물이 내린 길가에 달팽이도 보인다. #달팽이가느려도늦지않다 라는 정목 스님의 책 제목이 떠오른다. 서툴고 느려고, 포기하지 않고, 여기까지 잘 왔다. 달팽이에게 속으로 말을 건네며서 실은 내게 건네는 인사다. 달팽이가 낯설지 않은 이유는 아일랜드에서 민 달팽이에 관한 에피소드가 있어서이기도 한데. 이 에피소드는 기회가 되면 다시 이야기 하기로 한다.
종탑 위의 철제 십자가도 핑크 페이트로 물들인 벽서도, 조개 껍질로 일러주는 이정표도,
오늘이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에 도착하는 마지막 날임을 아쉽게도 말해주고 있다.
아침부터 비가 내려 따뜻한 커피가 절실해서 바르(Bar)에 들렀다.
우비를 입었지만 머리까지 젖어서 추운데 뜨끈한 커피를 마시니 살 것 같다.
다시 발길을 재촉해서 걷는데 안개가 자욱하여 앞이 잘 보이지 않는다. #산티아고의길 첫 날. 여정 중 가장 험준했던 피레네 산맥을 넘을 때와 마찬가지로 마지막 날도 이렇게 비로 피날레를 장식하다니 우연의 일치인가 싶기도 하다.
점점 더 가까워지는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Santiago de Compostela)로 향하는 마지막.
비가 와도 기념 촬영를 빼먹지 않고 부지런히 걸었다.
큰 도시인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Santiago de Compostela)에 다다랐다. 처음 산티아고의 길을 걸을 때, 혼자라 무서워 #카미노 커뮤니티에서 우연히 출발 일정이 맞아 동행했던 인연, 휘와 마지막 기념 촬영을 했다. 산티아고의 길 첫 날부터 많은 신세를 지고 덕분에 또 다른 좋은 인연을 만나게 해준 휘에게 감사하다는 말을 전한다.
막상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에 도착하니 기쁘기도 하고 아쉽기도 하고 만감이 교차했다.
부쩍 도시 느낌이 들지만, 곳곳에 지팡이를 짚고 배낭을 맨 #순례자 들과 길에는 순례길이라는 표식이 보인다. 이제 좀만 더 걸어가면 산티아고 대성당이 보이리라. #pigrimofthesantiago
날씨는 흐리고 산티아고 대성당 곳곳을 둘러 보는 중이다.
#야고보 성인의 무덤이 보관된 산티아고 대 성당.
우리도 성당 지하에 있는 야고보 성인 무덤에 가서 기도를 드렸다. 내가 이 길을 걷게 해준, 처음 산티아고의 길을 알게 해준 성인님.
이제 산티아고 대성당 안으로 들어가보자.
성당에서는 미사가 한창 진행중이다.
신부님의 모습도 보이고 성체 성사를 하는 사람들의 모습도 보인다.
이건 다음날, 사람들 없을 때 찍은 성당 내부인데 경건하다.
미사를 마치고 나오니 날이 맑아졌다.
현재 산티아고 대성당은 증축 공사 중이다.
드디어 생장에서 산티아고까지 775km의 여정을 마치고, 오늘 산티아고 대성당에 도착했다. 첫날 피레네 산맥을 오를 때와 마찬가지로 아침에 보슬비가 내리기 시작했고 안개로 앞이 보이지 않았지만 산티아고의 도착하니 해가 환하게 비추어 주었고 대성당에서 미사를 마치고 순례자 사무실에 가서 순례자 증서를 받았다. :)
돌이켜 보면 마음속에 너무 아름다운 풍경이 많이도 남았지만 그중에서도 제일 아름다운 풍경은 아마도 사람들이리라. Saint-Jean-Pied-de-Port 에서 Santiago de Compostela까지 지난 31일간 길에서 만난 수많은 사람들. 흥미로웠고 고마웠던. 기꺼이 친구가 되어 우정을 보여준. 자주 마주치며 인사를 건네던. 생장에서 처음 만나 보름 가까이 함께 발걸음을 맞추어 걸었던, 베드로와 휘. 걷는 동안 덜하지도 더하지도 않았던 우리의 호흡만큼 가장 큰 힘이 되어주었던 친구들이다.
그리고 산티아고의 길 걷기 전에 프랑스 파리에서 여행을 시작하며. 최돈선 선생님과 손종수 선생님, 그리고 지성 씨와 센 강을 걸으며 맛있는 저녁을 먹을 수 있었던 만남에 감사드리며. 생존에 가까운 산티아고 여정을 마치고 이제야 고마운 마음을 전합니다.
+
성모 마리아가 롤모델이라던 스페니시 의사, 마리아.
무사히 산티아고의 길을 마칠 수 있도록 기도해주신 신부님.
프랑스 령 트로피컬 아일랜드에 산다는 미셀과 마크는 처음 만난 이후로 거의 매일 만나다시피 했다.
길을 걸으며 커플들도 많이 만나지만, 미셀이 보여준 우정 잊지 못할 거 같다. 내일 산티아고의 도착한다는 미셀과 마크 :)
부인을 위해 맥주를 사러 슈퍼에 가는 멋진 남자와 결혼을 하라며, 다음 행선지였던 산토 도밍고 마을의 전설을 알려주셨던 알베르게에서 만난 멋진 영국 아주머니 아저씨.
불가리안 요리를 많이 했다면 원하면 먹으라고 권했던 리보르와 발렌틴 아저씨.
캘리포니아에서 딸과 함께 걸으러 왔다는 오스카 아저씨.
쾌적한 알베르게와 기부식 셀프 키친을 운영했던 하얼.
그래뇬 성당에서 운영하던 도네이션 알베르게의 호스피텔랄러들.
이 길을 걷게 해주셔서 정말 감사드립니다.
언제 다시 갈 수 있을지 모르지만 부엔 카미노 Buen Camin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