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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Noelles Adventure Jan 21. 2021

학교 마스코트로 개미핥기라니...

연약해 보이는 학교 마스코트

연약한 동물도 마스코트로



한국서 내가 속했던 학교들의 마스코트는 꽃 아니면 동물이었다. 미국에 와서 소소하게 놀란 것이 있다면 학교 마스코트 상상을 초월하게 다양하다는 거였다. 고등학교는 여고여서 그랬는지 꽃이 마스코트였고 친구들 여고도 대개 꽃이었다. 그리고 내가 다녔던 대학교는 동물 마스코트가 있었는데, 우리 학교를 비롯하여 한국에서 내가 접한 대학 마스코트는 다들 용맹 무쌍하다. 호랑이, 사자, 독수리, 곰, 용 등 누가 봐도 쎄 보이고 강한 동물들만이 대체로 마스코트 반열에 올라간다. 물론 귀여운 곰, 귀여운 용으로 그려진 마스코트도 있지만. 근데 미국에는 세상 약해 보이는 별의별 동물들이 다 마스코트가 된다. 아니 이렇게 세상 연약하고 하찮아 보이는 것들이 마스코트가 된다니?



왼: 바나나 민달팽이, 오른: 두더지




동물 마스코로 중에 재미난 예가 많다. 썸네일에 보이는 건 캘리포니아 주립대 중 얼바인 캠퍼스의 마스코트인데, 개미핥기 (Anteater)다. 세상에 누가 개미핥기를 마스코트로 쓸 생각을 했지?ㅋㅋ 또 다른 캘리포니아 주립대 캠퍼스인 산타크루즈의 마스코트는 바나나 민달팽이 (Banana slug)다. 난 바나나 민달팽이가 뭔지도 몰랐음. 구글에 찾아봤는데 좀 징그럽다 으. 그리고 미네소타 주립대의 마스코트는 두더지 (Gopher), 캠벨 대학교는 낙타 (Camel), 어퍼 아이오와 대학은 공작새 (Peacock), 캔터키 주립대는 야생 고양이 (Wild cat). 한국에서는 생각치도 못했던 동물들, 특히 전혀 맹수가 아닌 동물들이 마스코트로 쓰이고 있다는 게 신기했다.






꼭 동물이 아니더라도 다양한 마스코트가 있다. 조지아텍은 옐로우 자켓이라는 말벌 (Yellow Jacket)이 마스코트인데, 말벌 자체는 사실 무시무시지만 곤충이 마스코트가 된다는 것이 신기했다.


우리나라에선 식물을 마스코트로 쓰는 경우는 소나무나 꽃 정도였는데 미국 대학에는 식물뿐 아니라 야채도 마스코트로 등장한다! 예를 들면, 노쓰 캐롤라이나 School of the Arts의 마스코트는 오이피클 (Fighting Pickle)이다. 롸? 누가 알았겠는가 오이피클이 학교 마스코트가 될 줄을? 스캇스데일 커뮤니티 칼리지의 마스코트는 아티초크 (Fighting Artichoke), 미시시피에 있는 델타 주립대는 별 고추 (Okra), 그리고 콩코디아 대학교는 옥수수 (Kernel Cobb)다. 옥수수라니 귀여워.



별고추, 옥수수, 아티쵸크




그리고 동식물이 아닌 마스코트들도 많다. 유명한 다트머스 대학교의 마스코트는 스탠으로 된 통 (Keg)다. 맥주 크게 담아놓는 걸 보통 beer keg라고 한다. 사진을 보면 마치 오즈의 마법사에 나오는 깡통 같아 보인다. 텍사스 주립대 달라스 캠퍼스의 마스코트는 유성 (Comet)이다. 우왕 사람들의 창의력은 어디까지인가! 사실 내가 제일 놀랐던 건 하비에르 대학교의 마스코트다. 이들의 마스코트는 바로 파란 얼룩 (Blue blob). 얼룩도 마스코트가 되다니. 정말 편견 없는 사람들...



깡통, 유성, 얼룩







마스코트가 이렇게 다양하고 이상한(?)것들이 많은 이유를 생각해봤다.


1. 미국엔 대학이 너어무 많아서, 맹수나 예쁜 꽃만으로 마스코트를 정하기가 힘들다. 기껏해야 뭐 곰, 용, 독수리, 호랑이, 사자 이 정도인데 대학은 수천 개가 넘으니까.


2. 그럼 겹치더라도 다 똑같은 사자 혹은 독수리를 쓰지 왜 다 다르게 지을까? 미국 대학의 마스코트는 주로 스포츠 경기에 자주 쓰인다. 한국과 달리 미국에서는 대학교 스포츠 리그가 아주아주아주 인기가 많다. 미식축구, 농구, 하키 등등은 인기가 정말 많아서 일부러 멀리서 보러 오기도 한다. 대학교에선 이런 경기 티켓을 팔고 마스코트가 그려진 티셔츠, 모자, 핸드폰 케이스, 가방 등을 팔아서 수익을 많이들 벌어들인다. 이처럼 대학 마스코트가 스포츠팀의 상징이고 굿즈에 자주 흔히 쓰이기 때문에, 아마 대학들은 남들과 겹치는 마스코트를 쓰고 싶지 않은 것 같다. 내 생각임... 마치 한화 이글스가 이미 있는데 다른 기업에서 구단을 하나 만들면서 우리도 독수리 할 거야! 하면 좀 팀의 개성이 없어 보이는 것과 비슷한 걸까?


3. 마스코트는 그 지역 특색을 반영해서 짓는 경우가 종종 있다. 낙타는 어디서 나왔는지 모를... 예를 들면 미네소타라는 주는 "두더지 주"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는데, 그래서인지 주립대 마스코트가 두더지다. 유타 주립대의 마스코트는 Ute라는 새인데, 이 새는 유타 주 토종 새라고 한다. 위스콘신 주립대의 마스코트는 오소리 (Badger)인데, 위스콘신 주의 별명이 오소리이기 때문이다. 오클라호마 주립대는 한 카우보이 (Pistol Pete)가 마스코트인데, Frank Eaton이라는 실존인물의 별명이다. 이 사람은 오클라호마에서 유명한 카우보이였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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