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 따라 달라지는 슈퍼마켓
이번엔 미국 슈퍼마켓에서 시즌마다 얼마나 부지런하게 장식을 바꾸는지, 진열대를 바꾸는지 써보겠다. 사실 가장 티가 나는 시즌은 할로윈, 땡스기빙, 그리고 크리스마스 시즌이다. 긴 글이 싫은 분은 할로윈부터 읽으시길.
밸런타인데이가 다가온다. 밸런타인데이가 가까워져 오고 있다는 건 1월부터 알 수 있었다. 그 이유는 새해가 되자마자 그전까지 슈퍼마켓을 잔뜩 장식해 놓은 Happy New Year 싸인들과 관련 물품이 싹 사라지고, 밸런타인데이와 관련된 데코레이션과 관련 물품들이 싹 깔리기 때문이다. 올해는 1월 1일에 타겟 (식료품이 좀 적은 이마트 느낌?)에 갔는데, 금세 새해 관련된 카드 섹션을 정리하고 벌써 밸런타인데이 용 카드를 쫙 깔 고 있었다. 세상에 1월 1일부터 벌써 바꾸다니. 미국 슈퍼마켓은 정말이지 부지런하다.
내가 자주 가는 슈퍼마켓에는 4개의 진열대가 시즌용 물건들을 진열하도록 아예 지정이 돼 있다. 그래서 슈퍼마켓에 가면 4개나 되는 진열대를 지나면서 저절로 "아 무슨 날이 오고 있구나"이렇게 알 수 있다. 여기엔 먹을 것들 뿐만 아니라 인형, 카드, 각종 파티용품, 풍선 등등도 진열된다.
딴 얘긴데, 좀 신기한 건 밸런타인데이가 되면 초콜렛을 제값에 팔고, 세일은 하지 않을 것 같잖아요? 근데 생각보다 세일을 많이 한다. 한국에선 밸런타인데이를 앞두면 초콜렛 세일하는 걸 잘 못 본 것 같고, 빼빼로 데이 전에도 딱히 빼빼로를 세일하는 걸 못 본 듯하다. 근데 여기선 밸런타인데이가 다가오면 세일을 꽤 한다. 물론 좀 좋은 초콜렛들 (린트, 기라델리 등등)은 안 하는 경우도 있지만, 생각보다 세일한다고 노란 딱지가 많이 붙어있다. 미국에선 물 들어올 때 노 젓는 박리다매 식 전략을 쓰는가 보다. 실제로 성수기에 값이 오히려 싸지는 상품이 있다는 논문도 있다.
2월 14일 밸런타인데이가 끝나면, 아마 그다음 날 바로 세인트 패트릭스 데이 (St. Patrick's Day)를 위한 장식이 쫙 깔릴 것이고, 관련된 물품들을 전시할 거다. 세인트 패트릭스 데이는 3월 17일인데, 원래는 기독교의 성인인 세인트 패트릭을 기리는 날이지만 어쩌다 보니 미국에서는 완죠니 파티하고 술 마시고 난장판을 이루는 날이 됐다. 난 왜 그런지 몰랐는데 찾아보니까 사순절이 끝나는 시기와 겹쳐서, 그동안 절제하던 술을 드디어 마실 수 있는 날이기도 하기에 그렇다고. 세인트 패트릭은 아일랜드 출신 성인이라서 그런지 아일랜드 산 맥주를 많이들 마신다고 한다. 게다가 이 즈음이 대학교 스프링 브레이크 즈음이라 많이들 파티하고 술을 마신다.
이 날의 상징처럼 쓰이는 건 초록색 세 잎 클로버다. 왜 그랬는지 몰랐는데 이번에 글 쓰면서 찾아보니, 이 성인이 삼위일체를 세 잎 클로버에 빗대어 설명했다고 한다. 암튼 그래서 이 날이 다가오면 슈퍼마켓에는 온갖 초록색 장식들, 세 잎 클로버가 그려진 맥주잔, 초록색 클로버 모양 선글라스 등등 파티 용품이 진열된다.
사진에 풍선도 보이는데, 미국에서는 헬륨 풍선을 매우 자주 쓴다. 썸네일에 보이는 것도 밸런타인데이 용 헬륨 풍선들이 전시가 돼 있다. 그리고 당연히 슈퍼에서 헬륨 풍선을 판다. 헬륨 풍선을 사면 슈퍼에서 헬륨을 넣어준다.
3월 중순 세인트 패트릭스 데이가 끝나면, 아마 바로 다음날 이제 부활절 관련 전시가 쫘라락 될 것이다. 부활절은 보통 4월 초다. 부활절을 맞으면 아이들을 대상으로 Easter egg hunt라고 보물찾기 같은 걸 한다고 한다. 난 참여해보지 않아서 잘 모르겠는데 부활절이 되면 형형색색 갖은 무늬가 프린트된 플라스틱 달걀을 주로 숨겨둔다. 이런 플라스틱 달걀 안에 사탕이나 초콜렛 등을 숨겨둘 수 있다. 간혹 진짜 삶은 달걀에 색깔을 칠해서 숨겨두기도 한다고. 아이들에게 이런 달걀을 찾으라고 하고, 아이들은 바구니를 하나씩 들고 다니면서 보물 찾기를 한다. 달걀을 많이 찾거나, 특이한 색깔의 달걀을 찾는 아이들에게 상품을 주는 식이다.
이렇게 부활절 맞이 보물 찾기를 위해, 또 열심히 슈퍼마켓에서는 물건을 판다. 플라스틱 달걀, 달걀 안에 들어갈 갖은 사탕과 초콜렛, 아예 달걀 모양으로 생긴 초콜렛, 바스켓 등등. 소비의 나라, 미국. 그리고 부활절의 상징으로는 토끼도 쓰이는데, 토끼 모양 초콜렛도 많이 판다. 고디바나 린트같은 브랜드에서는 마치 밸런타인데이용 초콜렛을 출시하는 것처럼, 아예 부활절 맞이 초콜렛도 출시한다. 재미난 건, 부활절이 끝나고 난 다음날부터는, 부활절 용으로 나온 초콜렛이 남았다면 엄청 세일해서 판다. 가난한 박사생일 때, 초콜렛이 먹고 싶으면 밸런타인데이 다음날이나 부활절 다음날까지 기다렸다. 그러면 그 비싸고 맛있는 고디바나 린트 초콜렛을 반값에 사 먹을 수 있었다. 어차피 선물용도 아니고 내가 먹을 거니ㅎㅎ
4월 초 부활절이 끝나면, 그다음 날 부활절 관련 물품은 싹 다 내려가고 이제 엄마의 날 (Mother's day)을 위한 장식과 진열이 시작된다. 미국에는 어버이날이 있는 건 아니고 엄마의 날과 아빠의 날이 따로 있다. 엄마의 날은 날짜가 따로 있는 건 아니고 5월 두 번째 일요일이다. 엄마의 날이 다가오면 일단 카드 섹션이 어마어마하게 강조된다. 엄마한테 카드 쓰라는 거죠. 카드도 아주 종류종류 다양하다. 엄마의 날에 엄마 말고도 친한 이모, 고모, 할머니 등에게도 카드를 보내는 것 같다. 적어도 남편네 집은 그러더라.
카드 말고도 각종 굿즈를 판다. 역시 소비의 나라... Best Mom Ever (최고의 엄마)라고 쓰인 머그컵, 티셔츠, 향초, 액자, 앞치마, 주방용품 등등을 판다. 남편네를 보면 보통 자식들이 돈을 모아서 스파나 레스토랑 상품권을 사서 시엄마에게 선물로 준다. 그리고 외할아버지는 가족들을 한 데 모아 밥을 쏜다. 본인의 딸이 엄마니까, 그걸 축하해주기 위한 모임이다.
자, 이제 4월 엄마의 날이 지나면 슈퍼마켓은 또 바쁘게 테마를 바꾼다. 그다음은 5월 마지막 주 월요일마다 오는 메모리얼 데이 (Memorial Day)다. 메모리얼 데이는 우리나라로 치면 현충일 정도 되겠다. 그래서 그런지 어딜 가나 미국 국기를 많이들 전시한다. 메모리얼 데이에는 보통 야외에서 바베큐 파티를 많이들 한다. 그럼 사야 하는 게 뭐죠? 맥주와 각종 음료수! 그래서 슈퍼마켓에 들어가면 저렇게 화려하게 맥주와 음료수 박스로 성을 아예 건축물을 만들어 놓는다. 색깔도 열심히 맞춰서 미국 국기 모양으로. 그리고 또 빠지지 않는 미국 국기 그려진 헬륨 풍선까지. 참고로 미국에서 바베큐 파티를 한다고 하면 스테이크나 갈비 같은 것을 그릴에 구워 먹는 파티이기도 하지만, 그냥 햄버거나 소시지를 구워 먹는 생각보다 단촐한(?) 파티일 수도 있다.
그리고 비공식적이지만 메모리얼 데이를 여름의 시작처럼 취급한다. 뒤에 나오겠지만 9월 초 노동절은 여름의 끝처럼 취급한다. 아마 겨우내 야외에서 사람들 불러다가 파티하는 게 힘드니까, 메모리얼 데이가 오면 여름의 시작을 기념할 겸 바베큐 파티를 하는 게 아닐까 싶다.
그다음은 아빠의 날 (Father's day)이다. 아빠의 날도 날짜가 정해진 건 아니다. 6월 셋째 주 일요일이다. 엄마의 날과 비슷하게 카드 섹션에는 아빠를 위한 카드가 쫘라락 진열된다. 그리고 아빠를 대상으로 한 풍선이라든지, 공구세트, 그릴 세트, 잔디 깎는 도구 등등 뭔가 "소위 남자가 하는 일"과 관련된 상품들이 전시된다. 그러고 보면 미국도 성역할이 꽤 고정적이다. 아직도 여자 아이들 용 코너에 가면 완전 핑크빛이고 (겨울왕국 빼고) 남자아이들 코너에는 다 파란색이다. 엄마의 날에는 앞치마나 주방 용품을 디스플레이 해 놓고, 아빠의 날에는 공구세트를 디스플레이 해 놓는 걸 보면.
자, 이제는 7월 4일 미국의 독립기념일이다. 5월의 메모리얼 데이와 비슷하게 이 날은 가족들끼리 모여서 그릴에 바베큐 파티를 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래서 바베큐 파티에 필요한 맥주, 탄산음료, 일회용 접시, 일회용 수저와 칼 미국은 일회용 천지다, 핫도그, 햄버거, 감자칩 등등이 주로 진열된다. 물론 그릴에 필요한 프로판 가스통, 챠콜 등도 전시한다. 또 얼음! 미국인들은 무조건 찬물을 마셔서 그런지, 파티에선 얼음이 필수다. 꼭 물에 넣어먹지 않더라도 아이스박스에 얼음을 채워 놓고, 그 안에 맥주나 음료수를 넣어 둔다. 그리고 이 날 저녁에는 불꽃놀이하는 것이 흔하다. 그래서 큰 미국 슈퍼마켓에서는 불꽃놀이 화약류를 막 전시해 놓고 판다.
비공식적이지만 여름의 시작을 알리는 날은 노동절이다. 노동절은 9월 첫째 주 월요일이다. 이날 시댁네는 뭘 딱히 하는 것 같진 않지만 그래도 가족들과 시간을 보내는 미국인들이 꽤 있는 듯하다. 사실 노동절을 대비해서 슈퍼마켓이 뭘 따로 진열하고 그러는지는 잘 기억이 안 난다... 쩝.
꺄 드디어 할로윈! 할로윈은 10월 31일이다. 한국과 비슷하게 미국에서도 할로윈에서는 다들 파티를 하고 각종 의상을 입고 참여한다. 주변에 약간 술 마시고 파티하는 걸 좋아하는 사람들을 보면 할로윈을 가장 좋아하는 홀리데이로 꼽는다. 심지어 나 박사 때 우리 과에서도 할로윈 날 저녁에는 다 같이 맥주를 마시러 나가거나 하우스 파티를 하곤 했다. 그치만 재미없고 지루한 박사들은 거의 100% 의상을 입고 오진 않았다. 한 가지 기억나는 건 다니엘라와 내가 할로윈 의상 얘기를 하다가, 급 우리 몸으로 그래프를 흉내내기 시작했다. 우리 전공에서 굉장히 자주 쓰이는 그래프가 있는데, 우리가 몸으로 그걸 표현하고 사진을 찍었던 기억이 난다. 다니엘라와 그녀의 남친 (지금은 남편) 주아오는 한 해 진짜 할로윈 파티에 간다고 드레스업을 했다. 근데 주아오가 무슨 팅커벨처럼 요정 옷을 입은 거다. 도대체 그게 뭐냐고 했더니ㅋㅋ 우리 전공에서 비판받는 이론이 하나 있는데, 그 이론이 약간 "보이지 않는 손"이 다 해준다~ 뭐 이런 식으로 얼버무리는 부분이 있어서 비판을 받는다. 이렇게 얼버무리는 이론을 비판하기 위해서 "요정이 알아서 다 해준다~" 이렇게 비꼬는데, 그걸 따라한 거라고... 역시 박사생.
할로윈 의상 파티를 제외하고 또 사람들이 잘하는 건 호박을 파서 (pumpkin carving) 랜턴을 만드는 거다. 할로윈이 되기 1달도 전부터, 슈퍼마켓 바깥에는 커다란 호박을 막 전시 해 놓고 판다. 이미 예쁘게 파져 있는 호박 랜턴을 팔기도 한다. 난 한 번도 해본 적이 없는데, 아이들 뿐만 아니라 어른들도 재미로 (혹은 데이트 아이디어로) 호박을 파기도 한다.
그리고 어린애들이 트릭 오어 트릿 (trick of treat)을 하러 가는 날이기도 하다. 영화에서 많이 볼 수 있는데, 애들이 의상을 꾸며 입고 집집마다 돌아다니면서 사탕과 초콜렛을 받아간다. 꼬맹이들이 귀여운 플라스틱 호박 통을 가지고 집집마다 돌아다니면서 사탕과 초콜렛을 모은다. 되게 귀엽다. 아쉽게도 내가 집을 산 이후에, 매 할로윈때마다 완전 비바람이 몰아치거나 눈보라가 치는 등 날씨가 너무 안 좋아서 그 어떤 애기들도 트릭 오어 트릿을 하러 다니지 않았다. 따흑. 암튼 아이들을 주기 위해 다들 열심히 초콜렛과 사탕을 사다 놓아야 하기 때문에, 슈퍼마켓에서는 어마어마어마무시한 양의 초콜렛과 사탕을 판다. 그리고 이때만 파는 캔디가 하나 있는데 (맨 왼쪽 사진) 옥수수 알갱이 모양으로 된 사탕 같은 젤리다. 이거 이름은 candy corn. 뭔가 할로윈 느낌 나는 색깔로 돼 있다. 맛은 별로...
할로윈이 끝나고 11월 1일이 되면 그때부터 바쁘게 추수감사절 (Thanksgiving) 준비를 시작한다. 추수감사절은 11월 넷째 목요일이다. 가끔 우리나라의 추석을 Korean Thanksgiving이라고 소개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건 바로 과거의 나야 나. 미국의 땡스기빙을 한국어로 추수감사절이라고 하니까 뭔가 가을이 와서 추수한 것을 기념하고 감사하는 날처럼 들린다. 그러니까 마치 추석과 비슷해 보인다. 추석이 추수를 기리는 날이니까. 물론 땡스기빙에도 추수를 감사하는 의미가 있기는 한데 그게 주가 아니다. 일단 추수감사절은 11월 말이라서 이미 웬만한 수확이 다 끝난 때다 (동부 기준). 그리고 남편 말에 의하면, 땡스기빙은 1600년대 유럽에서 미국으로 이민 온 침략해 온 청교도인들이 미국에 적응을 못하고 겨울이 되니까 굶어 죽게 생겼을 때 미국 원주민들이 음식을 나눠 줬던 데에서 유래했다고 한다. 음식을 얻어먹고 등에 칼을 꽂았겠죠? 암튼 그래서 땡스기빙은 추수를 감사하는 의미는 미약한 것 같고, 이제는 그냥 가족끼리 모여서 배 터지게 토할 때까지 먹는 명절이 됐다.
땡스기빙의 상징은 아무래도 칠면조가 아닐까 싶다. 평소에는 미국 슈퍼마켓에서 칠면조 고기는 파는지도 모를 정도로 아무도 사지 않는데, 땡스기빙이 되면 칠면조가 완전 메인 상품이 된다. 땡스기빙을 맞아 가족들이 모이면 그 식사의 꽃은 바로 칠면조 요리다. 칠면조 요리는 대개 칠면조를 통닭 굽듯이 통째로 우븐에 굽는다. 근데 오랫동안 구워야 하고 기름도 많이 떨어지므로 오븐 트레이를 쓰면 나중에 설거지 하기가 매우 힘들다. 그래서 대체로 1회용 호일로 된 (맨 오른쪽 사진) 접시?에 칠면조를 굽는다.
그리고 칠면조와 같이 먹는 stuffing이라는 요리?가 있다. Stuffing은 크루통같은 빵조각이랑 허브, 양파, 어마어마한 버터 등을 넣고 굽는다. 원래는 stuffing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칠면조 안에 이거를 넣고 구웠다고 하는데 요즘에는 그렇게 안 한다고 한다. 그냥 따로 구워서 같이 먹는 식? 스터핑은 직접 집에서 만드는 경우도 있지만 그냥 슈퍼마켓에서 이미 만들어진 걸 (맨 오른쪽 사진) 사기도 한다. 또 칠면조에 많이들 곁들이는 소스는 크랜베리 소스다. 맨 왼쪽 사진에서처럼 크랜베리 소스는 그냥 슈퍼에서 파는 걸 쓴다.
참고로 땡스기빙 때 가족들이 다 모여서 밥을 먹고 나서 신기하게 미식축구를 본다. 마치 추석 때 한국에서 야구는 쉬지 않고 경기를 하고, 가족들이 모여서 야구를 같이 보는 개념이랄까? 그리고 뉴욕 맨하탄에서는 아주 큰 땡스기빙 퍼레이드가 (가운데 사진) 열린다. 메이시스라는 백화점 지금은 파산했음 에서 주최하는 퍼레이드인데 한번쯤 그냥 볼만하다. 작년은 코비드 때문에 관객이 없는 퍼레이드로 열렸고 그냥 방송으로 중계를 해 줬다.
땡스기빙을 맞아 시가에 가면 주변 집들에서 땡스기빙 풍의 장식들을 마당에 막 늘어놓는다. 부지런한 시가의 이웃들은 사진처럼 바람을 넣어서 칠면조 모형을 마당에 세워 놓는다. 재미난 건, 땡스기빙 날 배 터지게 먹고 나면 소화를 시킬 겸 한 4시쯤 산책을 가는데, 이 집은 이미 이 칠면조 모형들을 치우고 있고, 크리스마스 용 장식품들을 꺼내고 있다! 벌써!?
땡스기빙이 끝나자마자 슈퍼마켓은 아주 바쁘다. 제일 큰 명절?인 크리스마스 혹은 연말 시즌을 준비하기 위해서다. 분명히 그 전날 까지만 해도 칠면조 인형으로 장식이 되어 있었는데, 어느새 벌써 크리스마스트리가 세워진다. 그리고 카드 섹션은 크리스마스 카드와 연말연시 카드로 아주아주 크게 꾸며진다. 다른 홀리데이에도 그에 맞는 카드 섹션이 꾸며지지만, 크리스마스를 따라올 수 없을 거다. 정말 종류종류의 카드가 있다. 엄마에게 쓰는 용, 아빠에게 쓰는 용, 할머니, 할아버지, 사촌, 친구, 딸, 아들, 손주, 배우자, 남자/여자친구, 시가/친정 용이 따로 있다. 그리고 종교적인 의미가 있는 카드, 동물이 그려진 카드, 웃긴 카드, 감동적인 좀 무거운 카드 등등 종류가 너무나 많다. 자세한 건 여기서.
그리고 크리스마스는 선물을 주고받는 날이기에 상품권/기프트 카드를 어마어마하게 많이 판다. 아예 크리스마스 용으로 나온 기프트 카드가 많다. 아마존, 월마트, 나이키, 홈 디포, 우버, 쉘 주유소 등등 기프트 카드 종류도 엄청 많은데 다들 크리스마스 전용 디자인으로 카드가 따로 나온다.
크리스마스 파티에는 역시 술이 빠질 수 없으므로, 술 판매도 많이 홍보한다. 특히 와인. 사실 땡스기빙부터 새해 전날까지 술은 계속 잘 나간다. 1년 중에서 술이 가장 많이 팔리는 기간이니까.
아까 시가네 이웃 중에 땡스기빙 때 화려하게 마당을 꾸며 놓고, 당일 저녁이 되면 바로 치우고, 크리스마스 장식으로 바꾼다던 그 이웃. 위의 사진처럼 크리스마스 장식으로 바꾼다. 그리고 또 웃기게 크리스마스가 딱 끝나고 나면 바로 다음 날 26일에는 저런 장식이 싹 내려간다. 아주 부지런...
아이고 글 쓰다 보니 용두사미가 됐다. 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