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살고 있는 아프리카 르완다는 요즘 도둑이 많아졌습니다. 아프리카에서 손에 꼽는 안전한 나라, 세계에서도 치안이 잘 되어있다고 소문난 나라지만, 국제적인 어려움은 이렇게 개발도상국에게 더 큰 어려움과 고난으로 다가옵니다.
르완다는 제조업이 취약해 대부분의 소비재는 수입에 의존하며, 인구의 70%가 농업 분야에 종사하나 산악지형과 낙후된 재배 및 생산방식 때문에 생산성이 낮아 자급자족에 그치는 형편입니다.
우여곡절 끝에 코로나 시기를 잘 넘겨온 이곳의 빈곤층들도 전 세계적으로 발생하는 전쟁과 유가의 흔들림 등으로 인해 유례없는 물가 폭등을 경험하고 있습니다.
국가 전체적으로는 GDP가 올랐다고 하지만, 실질적인 시장 경제는 경제가 좋아졌다고 느껴지지 않는 현실입니다.
르완다 산업의 가장 큰 비중을 3차 산업이 차지하고 있어, 인구 대부분은 농업을 하지만 산업은 서비스업이 이끄는 아이러니한 상황입니다.
얼마 전에는 저희가 심어놓은 피망밭을 동네 주민이 훔쳐가는 일이 발생했습니다. 먹고살기 힘들어 훔쳤다고 자백하는 그에게 용서를 해주려니, 다른 많은 사람들도 비슷한 형편이라 그 사정을 들어줄 수 없었습니다. 결국 동네 주민들의 마을 재판이 열렸고, 피망을 훔쳐간 금액만큼 배상하고 또 재발할 경우에는 경찰에 알리겠다는 솔로몬 같은 판결을 내렸습니다.
그리고 최근 저희 직원 집에는 강도 3명이 새벽 2시에 들이닥쳐 온갖 물건을 훔쳐갔습니다. 그들이 물건들을 암시장에 팔기 직전 결국 그중 2명은 잡아 다행히 금전적인 피해는 없었으나, 직원은 며칠 동안 잠을 자지 못했다고 합니다.
자주 가는 식당 종업원도 영업 종료 후 집으로 가는 길에 강도 2명에게 폭행을 당하고 핸드폰을 뺏겼습니다. 결국 핸드폰은 찾지 못하고 눈을 피멍이 들었습니다.
참 안타까운 현실입니다.
못 사는 사람들이 더 못 살아지는 현실 속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이 있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