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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라이프파인 Oct 09. 2024

아빠 왔다. 아빠

처음 르완다에 와서 시골 농민들을 만났을 때는 서로 굉장히 어색했었습니다. 인종, 문화, 언어 모든 것이 달라 현지 농민들과 소통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고, 그들 역시 저를 경계의 눈빛으로 바라보았습니다. 언어의 장벽과 문화의 차이는 보이지 않는 벽을 세웠고, 때로 그 벽이 너무 높아 보였습니다.

하지만 3년이라는 시간이 흐르면서, 서로를 이해하려 노력했고, 저는 이들의 언어를 조금씩 배우기 시작했고, 그들의 문화와 전통을 존중하려 노력했습니다. 농민들도 점차 마음을 열기 시작했고, 함께 웃고 울며 사업의 어려움을 극복해 나갔습니다.

며칠 전, 사업장을 점검하러 방문했습니다. 멀리서 농민들이 모여 이야기하는 모습이 보였고, 그들은 저를 발견하자 현지어로 속삭이며 웃었습니다. 그 순간 저는 그들의 말을 이해하지 못했지만, 그들의 눈빛에서 따뜻함을 느꼈습니다.

궁금함을 참지 못해 저희 직원에게 물어봤는데, 그 대답에 깊은 감동을 받았습니다. 

"그들이 당신을 '아버지'라고 부르고 있어요." 

그 한마디로 그간 힘들었던 순간들이 보상받는 느낌이었습니다. 

'아, 우리가 그래도 조금 가까워졌구나'

처음에는 서로를 이해하지 못했던 우리가, 이제는 가족처럼 느끼고 있었습니다. 언어와 문화의 차이를 넘어, 서로를 진심으로 아끼고 존중하는 관계로 성장했습니다. 그들이 저를 '아버지'라고 부르는 그 순간, 저는 이 사업이 단순한 경제적 지원을 넘어 진정한 인간적 유대를 만들어냈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아직 가야 할 길이 멉니다. 해야 할 일도 산재되어 있고요. 올해 안에 끝내야 할 일들은 산더미같이 있습니다. 하지만 어려움을 함께 극복하고, 서로의 다름을 인정하며, 함께 하는 이 순간순간이 참 감사하고 소중합니다.

혹시 주변에 소중한 사람이 있다면, 따뜻하게 한 마디 걸어보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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