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있지만, 르완다는 없는 것 #7
우리 한국사람에게 치킨은 단순한 음식이 아니죠.
퇴근 후의 소소한 행복, 친구들과의 모임, 축구 경기를 보며 즐기는 맥주의 단짝... 치킨은 문화이자 위로입니다. 서울에만 수만 개의 치킨집이 있고, 양념치킨, 간장치킨, 마늘치킨 등 그 종류도 셀 수 없이 다양하죠.
르완다에 온 지 얼마 지나지 않았을 때, 갑자기 치킨 생각이 간절해졌었습니다. 한국에서는 배달앱만 열면 30분 안에 바삭한 치킨을 받아볼 수 있었는데, 키갈리에서는 치킨집을 찾는 것부터 도전이었습니다. 그러다 결국 찾은 곳은 KFC였고, 그마저도 한국의 치킨과는 맛이 달랐습니다. (KFC는 르완다에 유일하게 있는 치킨 프랜차이즈 매장입니다)
그렇다고 르완다에 치킨 문화가 없는 것은 아닙니다. 숯불로 구운 옛날치킨같이 팔기도 하고, 요즘에는 여러 한인식당에서 치킨을 팔기도 합니다.
르완다에서는 보통 '브로쉐트(Brochette)'를 먹습니다. 냐마초마라 불리는 브로쉐트는 꼬치에 꿴 고기를 숯불에 구운 아프리카의 대표적인 음식입니다. 닭고기, 소고기, 염소고기 등 다양한 종류가 있습니다. 한국의 프라이드치킨처럼 기름에 튀기는 것이 아니라, 숯불에 천천히 구워 육즙은 살리고 불 향은 더한 것이 특징입니다.
바삭함 대신 부드러움이, 양념의 강렬함 대신 숯불의 은은한 향이 입 안을 가득 채웁니다. 브로쉐트를 구운 바나나나 감자, 그리고 수쿠마(Sukuma)라 불리는 케일, 짜파티와 함께 먹으면 참 묘한 중독성이 있는 맛입니다.
현지 직원들과 함께 점심으로 브로쉐트와 구이 요리를 먹으며 행복이 가까이 있다는 것을 알게됩니다. 음식은 먹는 행위보다는 이를 통해 만나는 사람들, 나누는 이야기, 그리고 함께하며 공유하는 행복으로 더 풍성해지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
한국에서는 치킨이, 르완다에서는 브로쉐트가 그런 역할을 합니다.
치킨과 브로쉐트, 음식도 문화도 모두 다르지만 결국 사람들을 모으고, 웃음을 나누고, 추억을 만드는 그 따뜻함은 같은 것 같습니다.
오늘 저녁은 치맥 어떠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