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아이와 함께 살랑이는 바람을 맞으며 등교하는 시간이었다.
딸은 5학년이 되었지만 시간적 여유가 있을 때는 5분 정도의 등교 거리를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며 함께 걷는 것을 좋아한다.
전날 수영장에서 너무 열심히 놀았는지 오늘은 손발에 힘이 하나도 없다는 딸에게 물에서 노는 것이 운동량이 훨씬 많아서 피곤할 거라 이야기해 주었다.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물의 부력과 저항력이라는 이야기까지 나오게 되었는데 딸은 그 말에 맞장구치며 그래서 배의 모양도 저항을 줄이기 위한 최적의 모습으로 만들어지게 되었다고 책에서 읽었다 했다.
내가 사람도 그래서 물에 뛰어들 때는 최대한 물에 닿는 단면을 줄여 저항력을 낮추기 위해 날렵한 모양새로 들어간다 했더니 비행기도 그래서 그런 모양인가 보다 했다.
그런 대화를 나누다 보니 인생에서 저항력을 낮추는 것은 중요한 일인 것 같았다.
딸에게 삶을 살아갈 때 저항력을 낮추는 방향으로 살아가면 더 수월하게 살아갈 수 있을 것 같다 했다.
그랬더니 또 장난기가 발동한 딸은 잔뜩 몸을 움츠린 채로 이렇게 살면 되는 거냐고 했다.
“아니~ 그렇게 쭈구리(?)처럼 살라는 말이 아니고~”
하는데 말을 끊으며 “엄마!! 다 이해했어. 장난친 거야 “ 하며 깔깔댔다.
잠시 생각하는 듯하더니 학교 앞에 다 와서는 “지금 이대로 방향을 꺾어서 엄마랑 산책 가고 싶네~”라며 싱긋 웃었다.
학교 가기 싫다는 말을 잘도 돌려 말한다 싶었는데
“엄마! 오늘은 학교 안 가고 싶다는 말 직접 안 했어~ 이런 게 저항력을 낮추는 것 맞지?”라며 키득거렸다.
“오! 대단한 응용력인데”라며 머리를 쓰다듬고는 얼른 들어가라며 인사했다.
혼자 돌아오는 길에 피식 웃음이 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