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갈 준비를 하는 아이는 아무 생각이 없어 보인다.
지켜보고 있자면 멍한 얼굴로 자기가 뭘 해야 하는지 모르는 체, 몸만 이리 갔다 저리 갔다 한다.
시간은 없고 말로 재촉해도 안 먹히니 답답한 내가 최단 동선으로 바삐 움직여 이것저것 챙겨준다.
‘이 짓을 언제까지 해야 하는 거야? ’
오늘도 끓어오르는 무언가를 누른다.
“엄마! 내 파란색 양말 어딨어? ”
“엄마, 내 손목시계가 없어졌어.”
“엄마, 엄마, 엄마”
휴….. 무한 반복
닥터스트레인지 ‘도르마무’ 급이다. (무한반복 타임루프)
정신없던 등교 준비를 마치고 끓어오르던 열은 어느새 식어 또 언제 그랬냐는 듯이 손을 잡고 알콩달콩 걷는다.
“엄마! 엄마는 어떻게 그렇게 잘 찾아? 내가 못 찾는 걸 엄마는 금방 다 찾잖아”
아이는 잠시 생각하더니
”엄마들은 뭔가 특별한 능력이 있는 거 아니야? “
피식, 웃음이 터졌다.
나도 어릴 때 똑같은 생각을 했었는데..
”그래, 엄마가 되면 이런 능력이 생기더라. 엄마도 어릴 때 못 찾는 거 할머니가 다 찾아주셨거든 “
아이는 5학년이 되었지만 아직 아기처럼 ”우와~“ 한다.
아이를 보내고 돌아오는 길에 생각해 본다.
‘엄마는 왜 다 잘 찾는가 ‘
사실 엄마가 되어보니 알겠다.
집안에 있는 거의 모든 물건들이 엄마들의 손을 통해 정리된다.
그러니 어디에 무엇이 있는지 당연히 제일 잘 알게 되는 것이다.
신기할 것이 하나도 없는 재미없는 답.
그래서 아이에게 사실을 알려주지 않았다.
”엄마는 뒤에도 눈이 있어? 어떻게 알았어? ”
“엄마는 보지도 않았는데 어떻게 다 알아? ”
이런 아이의 놀란 질문들을 아직은 더 즐기고 싶다.
“엄마는 다~ 아는 능력이 있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