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 나고 자란 화교의 중국어 수업 도전기
보통 고등학교에 올라가는 시기쯤에 인생의 큰 결정을 하게 된다. 바로 대만으로 가서 대학교에 다닐지, 아니면 한국에 남아서 대학교에 다닐지이다. 나는 그중에서 후자를 택했고, 20살에 한국 수도권에 있는 대학교에 진학하게 되었다. 그리고 나는 전공은 중국어와는 전혀 상관없는 다른 학문을 선택했다.
당시 교내 분위기상 이중 전공이나 복수전공을 하는 학생들이 많았는데, 분위기를 살피러 종종 관심 있는 과의 수업을 몰래 가서 듣기도 했다. 나는 중국어가 여차할 때 내놓을 수 있는 나만의 비장의 카드라고는 생각은 했지만 대학교의 이중 전공으로까지 발전시키고 싶은 마음은 없었다. 그러다가 이미 중국어과로 이중 전공을 신청한 친구가 한 번 구경이라도 가보지 않겠냐고 해서 못 이기는 척 따라나섰던 적이 있다. 내심 중국어라는 언어를 따로 ‘공부’해본 적이 없던 나는 대학교에서는 어떻게 수업하는지 궁금하기도 했었기 때문이다.
수업은 작은 강의실에서 10명 안팎의 인원들로 구성이 되었고, 생각보다 작은 규모로 진행되는 수업에 당황해 도강 전에 교수님께 수업을 듣고 싶다 이실직고했다. 교수님 수업을 너무나 듣고 싶어 하는 열정 넘치는 학생으로서 자신을 포장하고.
교수님은 웃으면서 나에게 “그래요. 수업을 들어도 좋아요, 중국어는 잘하나요?”라고 질문하셨다. 수업 참여를 허락받아 기쁜 마음과 나대서는 안 된다는 마음에 순간적으로 나는 “아닙니다. 교수님, 잘못합니다”라고 대답하였고, 교수님은 예리한 시선과 더 큰 미소로 이렇게 대답했다.
“방금 중국어로 질문했는데 바로 대답했네요? 괜찮아요. 수업은 듣게 해 줄게요”